[전자신문] 벌레 잡다 ‘심봤다’…중세시대 ‘은화 2만개’ 우수수

스웨덴 스톡홀름 외곽 지역에서 발견된 초기 중세 유물. 사진=스톡홀름 주행정위원회
스웨덴 스톡홀름 외곽 지역에서 발견된 초기 중세 유물. 사진=스톡홀름 주행정위원회
스웨덴의 한 남성이 스톡홀름 외곽 지역에서 벌레를 잡다 중세시대에 묻힌 은화 2만개를 발견했다.

11일(현지시간) 미국 라이브사이언스에 따르면 스웨덴 스톡홀름 주행정위원회는 스톡홀름 외곽에서 땅벌레를 채집하던 남성이 진주, 펜던트, 은반지, 은화 등이 담긴 중세시대 유물을 발견하고 당국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부식된 구리 가마솥 안에 담겨 있던 유물들은 무게가 약 6kg에 달할 정도로 엄청난 양이었다. 은화만 2만개에 달한다. 모두 중세시대 초기에 제작된 것으로 당국은 “스웨덴에서 발견된 중세 초기 은화 중 최대 규모”라고 설명했다.

스웨덴 스톡홀름 외곽 지역에서 발견된 초기 중세 유물. 사진=스톡홀름 주행정위원회
스웨덴 스톡홀름 외곽 지역에서 발견된 초기 중세 유물. 사진=스톡홀름 주행정위원회
은화 일부에서는 ‘카누투스'(KANUTUS)라고 각인돼 있었는데, 이는 1173년부터 1195년경까지 스웨덴을 통치했던 크누트 에릭손 왕의 통치 기간에 주조되었음을 의미한다. 그는 화폐 제도를 정비하고 교회를 조직한 인물로 알려졌다.

이는 일부 은화가 ‘주교 주화'(bishop coins)인 이유를 설명한다. 주교 주화는 교회를 위해 주조된 동전으로, 교회와 국가 간의 긴밀한 관계를 증명한다. 해당 주화에는 주교가 오른손에 주교 지팡이를 들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스톡홀름 중세 박물관 관장인 린 안네르베크는 현지 일간지 다겐스 니헤테르와 인터뷰에서 “완전히 독특한 유물”이라면서 “스톡홀름에는 다른 중세 유물이 없다”고 설명했다.

스톡홀름은 1252년 건립돼 13세기 말 스웨덴의 최대 도시로 성장한 지역이다. 은화가 주조됐을 당시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12세기 말, 스웨덴이 핀란드 일부를 식민지화하려는 움직임 속에서 사람들이 땅 속에 숨긴 가문 소유의 보물을 현재 발굴된 것으로 추정된다.

안네르베크 관장은 “많은 사람들이 가문의 소유물을 간직하기 위해 이런 보물들을 숨겼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유물도) 은화와 진주 등 다른 것들이 함께 섞여 있다는 점에서 그렇게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유물에 대한 자세한 조사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지역위원회는 조사가 완료될 때까지 유물이 발견된 구체적인 장소를 공개하지 않을 방침이다.

스웨덴 문화환경법에 따르면 고대 유물을 발견하고 주 정부에 이를 신고하면, 당국은 유물 환수 여부에 따라 보상금 유무를 결정하게 된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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