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연합보·중국시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대만 행정원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 1인당 1만 대만달러(약 46만원)를 지급한다고 밝혔다.
이는 대만 총통부가 입법원(국회)에서 지난 17일 통과된 ‘중앙정부 국제정세 대응을 위한 경제 사회 및 민생 국가안보 강인성 강화 특별예산안’을 공포한 데 따른 조치다.
행정원은 내달 5일부터 사전 등록을 시작해 은행 계좌, 우체국 창구, 15개 은행 ATM(자동현금인출기) 등을 통해 전 국민에게 1만대만달러를 지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총 예산은 2360억대만달러(약 10조9000억원)로, 내년 4월 말까지 지급한다.
현금을 받는 대상은 대만인, 대만인의 외국인 배우자, 영구거류증을 취득한 외국인 등이다.
롼정화 재정부 정무차장(차관 격)은 국가발전위원회(NDC)의 통계를 인용해 이번 현금 지원으로 국내총생산(GDP) 성장에 0.415% 영향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경제부는 이번 현금 지급으로 인한 경제 파급 효과가 5% 이상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국민이 해당 현금을 사용하지 않고 저축을 할 수 있어 자세한 사항은 평가해야 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당국은 이번 현금 지급으로 대만 내 백화점, 편의점, 전자업계 등에 활력이 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23년 1인당 6000대만달러(약 27만원)가 지급됐을 당시 소고 백화점 측은 자사 실적은 전년 대비 약 21%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2월 대만 입법원은 지난해 사상 최대로 초과 징수된 세수 일부를 시민들에게 현금으로 돌려주는 방안을 추진했다.
대만 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초과 징수된 세수는 5283억대만달러(약 24조6000억원)에 달한다. 2021년 이후 4년 연속 초과 세수가 이뤄져 누적 초과 징수액이 1조8707억대만달러(약 87조1000억원)에 달한다.
대만은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견조한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경제성장률 4.3%를 기록한데 이어, 올해는 이를 뛰어넘어 5%대(해외 주요 투자은행 8곳 평균)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 반대로 0%대 성장에 주저앉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은행은 올해 우리 경제가 0.9% 성장하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한국과 대만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22년만에 뒤집힐 것으로 전망했다.
IMF가 지난 15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1인당 GDP를 3만 5962달러로 예상된다. 197개국 중 순위는 지난해 34위에서 올해 37위로 내려앉을 전망이다. 반면 대만은 같은 기간 3만 7827달러로 증가해 35위로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