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현지시간) 영국 매트로 등에 따르면 데이브 리차즈(75)는 지난 2021년 7월 친구들과 자전거를 타고 여행하던 중 음주 운전 차량에 치이는 끔찍한 사고를 겪었다.
차 밑으로 끌려들어가면서 리차즈는 등과 골반에 손상을 입고 몸 한쪽의 갈비뼈 여러 대가 골절됐다. 특히 부상이 심한 부위는 그의 왼쪽 얼굴이었다. 3도 화상을 입어 겉표면은 물론 지방과 근육까지 심하게 다쳤다.
치료를 받았지만 왼쪽 눈은 살릴 수 없었다. 눈에 염증이 생기면서 감염이 시신경을 따라 뇌까지 진행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의료진은 그의 왼쪽 안구를 제거하는 수술을 진행했다.
리차즈는 목숨은 건졌지만 왼쪽 얼굴에 씻을 수 없는 흉터를 가지게 됐다. 치료 과정에서 수 차례 피부절편술이 시행돼 왼쪽 얼굴은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이에 의료진은 재건 보철학 센터가 새로 개장한 브리스톨 3D 의료 센터를 그에게 소개했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 산하 센터 가운데 최초로 3D 스캐닝, 디자인, 프린팅 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하는 기관이다.
센터의 수석 재건 과학자인 에이미 데이비는 장기간 피부에 붙이고 있어도 안전한 고급 플라스틱 수지로 3D 프린팅을 한다고 전했다.
현재 리차즈는 왼쪽 얼굴의 절반정도 되는 안와 보철물과 목 흉터 부위에 착용해 흉터 조직을 부드럽게 보이는 부목을 착용하고 있다. 이후에도 꾸준히 센터를 방문하면서 흉터 부위의 조직이 부드럽게 변하는 시술을 받고 있다.
그는 “얼굴을 만드는 동안 그 과정을 기록하기 위해 여러 사진을 찍게 됐다. 회복 초기에는 사회로 나가는 것을 꺼렸지만, 점점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보는지에 대해 편안함을 느끼게 됐고 이 모든 것들이 내 자신감을 높여줬다”고 말했다.
한편, 2021년 사고를 낸 음주운전자는 3년형을 선고받고 7년간 운전 금지 명령을 받았다. 그러나 자신의 유죄를 인정했다는 점과 모범수라는 이유로 1년 반 만에 출소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