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금 101㎏로 만든 황금변기, 경매 나온다… “경매 시작가 142억”

이탈리아 예술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조각품 '아메리카'가 미국 뉴욕 소더비 경매에 나온다. 사진=소더비
이탈리아 예술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조각품 ‘아메리카’가 미국 뉴욕 소더비 경매에 나온다. 사진=소더비
이탈리아 출신 현대미술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조각품 ‘아메리카(America)’가 오는 11월 뉴욕 소더비 경매에 나온다.

1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뉴욕 소더비는 개인 수집가가 보유하던 ‘아메리카’를 오는 18일 경매에 부친다. 소더비 측은 이 작품을 “예술적 생산과 상품 가치의 충돌에 대한 예리한 논평”이라고 소개했다.

‘아메리카’는 18K 순금 101.2㎏으로 제작된 실제 크기의 변기로 경매 시작가는 약 1000만달러(약 142억8000만원)로 책정됐다.

카텔란은 풍자와 아이러니를 결합한 도발적인 작품으로 유명하다. 벽에 테이프로 바나나를 붙인 ‘코미디언(Comedian)’은 지난해 뉴욕 경매에서 620만달러(약 88억5000만원)에 낙찰됐으며 무릎을 꿇은 히틀러 조각상 ‘그(Him)’는 2016년 크리스티에서 1720만달러(약 245억5000만원)에 팔렸다.

카텔란은 ‘아메리카’를 통해 부와 허영의 모순을 비틀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200달러짜리 식사든 2달러짜리 핫도그든, 결과는 화장실에서 같다”고 언급하며 작품의 풍자적 의도를 설명했다.

‘아메리카’는 2016년 두 가지 버전으로 제작됐다. 이번 경매에 나오는 작품은 2017년부터 익명의 수집가가 소유해 온 버전이며 다른 한 점은 2016년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 화장실에 전시됐다. 당시 10만 명 이상이 전시를 찾았고, 실제로 3분간 사용해볼 수 있었다.

구겐하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첫 임기 동안 반 고흐의 그림 대여를 요청하자 대신 이 황금 변기를 제안하기도 했다. 이후 작품은 2019년 윈스턴 처칠의 출생지인 블렌하임궁에 전시됐다가 며칠 만에 도난당했다.

올해 초 절도범 두 명이 유죄 판결을 받고 수감됐지만 변기 본체는 여전히 행방이 묘연하다. 수사당국은 변기가 해체돼 녹아 없어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힌 바 있다.

소더비 현대미술 책임자 데이비드 갤퍼린은 “카텔란은 예술계의 대표적인 도발자”라며 “그의 바나나 작품이 가치 없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는 시도라면 ‘아메리카’는 반대로 내재적 가치를 예술로 제시한 상징적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번 작품은 오는 8일부터 경매 전까지 뉴욕 소더비 본사 브루어 빌딩 욕실 공간에 전시된다. 방문객들은 근거리에서 감상할 수 있으나, 물을 내리거나 실제로 사용하는 것은 금지된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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