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간) 콜롬비아 대통령실은 “구스타보 페트로 대통령이 ‘산호세 갤리언의 심장을 향해’라는 제목의 탐사 프로젝트 진행 상황을 보고받았다”며 이번에 수습된 유물의 기초 분석 결과도 함께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보존 조처를 거치게 될 유물은 대포 1점, 도자기 컵 1점, ‘마쿠키나’로 불리는 수공 동전 3개, 도자기 파편 2점 등이다. 모든 유물은 향후 장기 보존을 위한 절차를 거칠 예정이다.
산호세호 잔해는 2015년 콜롬비아 정부가 카르타헤나 해안에서 약 600m 떨어진 해저에서 발견했다고 발표했으나, 정확한 위치는 현재도 국가 기밀로 관리되고 있다.
그동안 전문가들은 유물 분포 파악, 현장 경계 설정, 유물의 잠재적 손상 과정 검증 등을 거쳐 선체 주변 고고학적 환경에 인위적 변형이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한다.
콜롬비아 당국은 인양 과정에 대해 “출처·제작 시기·기술적 특징 등을 명확히 파악할 수 있는 자료를 우선해 선별했고 이 기준에 따라 철저한 과학적 절차가 적용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에는 해군 소속의 수중 탐사 로봇도 투입됐다.
1708년 침몰한 산호세호는 당시 스페인 왕실 소유의 대형 갤리언선으로 약 600명에 달하는 승조원 중 생존자는 극히 적었다고 알려져 있다.
그간 알려진 주요 침몰 원인은 ‘영국 함대의 공격'(스페인 측 주장) 또는 ‘내부 폭발'(영국 측 주장)이라는 게 중론인데, 콜롬비아 정부는 선체 손상 등 다른 원인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가설을 제기하고 있다.
이 배에는 약 1100만개의 금·은화, 그리고 에메랄드 등 값비싼 보석류가 실려 있었던 것으로 추정돼 오랫동안 탐험가들의 목표가 되어 왔다. 콜롬비아가 2015년 발견 사실을 공식화하기 전까지도 수많은 탐사 시도가 이어져 왔다.
산호세호는 오랫동안 국제적 분쟁의 중심에 서 있었다.
스페인 정부는 유엔 협약을 근거로 선박과 유물 소유권을 주장해 왔으며 볼리비아 원주민 단체는 “식민지 시대 약탈된 자산”이라며 반환을 요구한 바 있다.
현재는 미국 투자자 그룹 Sea Search Armada(SSA)가 “1980년대에 이미 좌초 지점을 먼저 찾아냈다”며 약 100억 달러 규모의 중재 소송을 제기해 절차가 이어지는 중이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