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나인벨, 반도체 이온주입 장비 국산화 도전…“내년 공급 추진”

나인벨 연구원들이 개발 중인 반도체용 이온주입 장비. (사진=나인벨)
나인벨 연구원들이 개발 중인 반도체용 이온주입 장비. (사진=나인벨)
나인벨이 반도체 이온주입 장비 국산화에 뛰어들었다. 이온주입 장비는 반도체 공정 핵심 장비지만 아직 국산화된 적 없다.

최문수 나인벨 대표는 최근 전자신문과 만나 “8년 전 개발을 처음 시작한 이온주입 장비가 마무리 단계에 있다”면서 “내년 중 개발을 완료하고, 글로벌 반도체 제조사에 설비를 공급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온주입 장비는 웨이퍼에 이온을 물리적으로 투입, 반도체의 전기적 특성을 조절하는 핵심 설비다. 반도체 소자 성능을 좌우하는 장비여서 중요성이 높은데, 국내에서는 해외 의존도가 100%다. 미국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와 엑셀리스가 글로벌 이온주입 장비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최문수 대표가 이온주입 장비의 국산화가 중요하다고 생각한 점도 여기에 있다. 핵심 설비를 내재화하지 않으면 국내 반도체 산업 경쟁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최문수 나인벨 대표. (사진=나인벨)
최문수 나인벨 대표. (사진=나인벨)
최 대표는 이튼코퍼레이션(엑셀리스 전신) 한국 법인인 이튼코리아 반도체 부문 한국지사장 출신으로, 1997년 나인벨을 창업했다. 주력 제품인 웨이퍼 이송장치 사업이 본 궤도에 오르자 이온주입 장비 연구개발(R&D)에 착수했다.

현재 연구원 50명 이상이 이온주입 장비를 R&D하고 있다.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KEIT)이 주관 기관을 맡고 있는 산업통상부의 ‘프로세싱 인 메모리(PIM) 인공지능 반도체 핵심 기술 개발’ 과제에 참여, 장비를 개발 중이다.

최 대표는 “예전에는 국내 반도체 장비 관련 기술 수준이 워낙 낮고 이온주입 장비 시장도 작아 국산화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며 “이제는 기술이 올라오고 산업 발전에 따라 장비 수요도 늘어 이온주입 설비 국산화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회사는 이온주입 장비의 ‘엔드 스테이션’ 기술을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내세웠다.

이온주입 장비는 생성된 이온을 빔 형태로 만드는 ‘빔 라인’과 선별된 이온 빔을 웨이퍼에 주입하는 엔드 스테이션으로 구분된다. 나인벨은 엔드 스테이션을 자체 기술로 상용화, 대만과 중국 반도체 제조사 납품에 성공했다. 해당 설비는 고객사의 첨단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양산 라인에서 적용되고 있다. 엔드 스테이션에 이어 빔 라인까지 개발, 이온주입 장비를 국산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최 대표는 “엔드 스테이션 기술력이 뛰어나 이온주입 장비의 생산성을 대폭 개선할 수 있다”며 “경쟁사 설비보다 D램 생산성은 20%, 시스템 반도체는 40% 이상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게 나인벨 이온주입 장비의 차별화된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나인벨은 2027년부터 이온주입 장비를 양산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화성 동탄에 1000평 규모 공장 부지를 확보했고, 300억원 이상을 투입해 장비 제조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최 대표는 “고객사 성능 평가(퀄 테스트)에 통과할 경우 장비 대량 생산을 바로 시작해야 하기 때문에 선제 투자를 준비 중”이라며 “이온주입 장비를 국산화, 국내 산업 경쟁력 발전에 이바지하겠다”고 말했다.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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