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동아] 옷처럼 가볍게 착용하는 로봇으로 보행재활 돕는 ‘휴로틱스’ [SBA 글로벌]

[SBA X 동아닷컴 공동기획] 서울시와 서울경제진흥원(SBA)은 AI와 로봇, 휴머노이드와 자율주행, 스마트 제조 첨단 기술을 선보이는 서울AI로봇쇼를 성공리에 열었다. 시민과 함께 하는 참여형 로봇 전시회인 이번 행사에서 로봇 전문가 포럼과 로봇 경진대회. 로봇 기업과 연구기관의 성과 발표도 이어졌다. 동아닷컴은 서울시, SBA와 함께 서울 AI로봇쇼에 참여해 로봇 친화 도시 서울을 이끈 유망 로봇 기업을 소개한다.
[IT동아 김동진 기자] 휴로틱스는 기존의 크고 무거운 외골격 로봇과는 다른 접근으로 보행재활을 돕겠다고 나선 로봇 전문 기업이다. 이를 위해 옷처럼 가볍게 착용하는 방식의 웨어러블 로봇을 선보였다. 로봇공학 연구자 출신이자, 중앙대 기계공학과 교수인 이기욱 대표가 기업을 이끌고 있다. 이 기업은 ‘연구실 안에서 멈추는 기술이 아니라 실제 삶을 바꿀 기술’을 선보이겠다는 사명으로 제품을 선보였다.
이기욱 휴로틱스 대표 / 출처=휴로틱스
이기욱 휴로틱스 대표 / 출처=휴로틱스

이기욱 대표 “연구 성과로 누군가의 일상을 바꿀 제품 선보이고 싶었다” 창업 동기 밝혀
이기욱 휴로틱스 대표는 서울대학교 기계공학 박사 출신으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로봇연구소와 하버드대 비스연구소(Wyss Institute)에서 연구를 이어온 로봇공학자다. 현재는 중앙대학교 기계공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가 창업을 결심한 이유는 분명했다.
이기욱 대표는 “연구를 위한 연구가 아니라, 정말 필요한 사람에게 쓰이는 기술을 만들고 싶었다. 연구자로서 수많은 성과를 창출했지만, ‘현장에서 제품으로 삶을 바꿨다’라는 평가를 받고 싶어 창업에 나섰다”며 “이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연구개발 끝에 웨어러블 보행재활 치료로봇 ‘H-메디(H-Medi)’를 선보였다. H-메디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 외골격 방식이 아닌, 직물과 유연한 소재를 기반으로 삼은 엑소슈트(Exosuit) 구조를 채택했다는 점”이라며 “딱딱한 프레임 대신 옷처럼 착용하는 구조 덕분에 관절 변형이나 경직이 있는 환자도 비교적 편안하게 착용이 가능하고 장시간 사용에도 부담이 적다. 무게는 약 4.5kg 수준으로, 착용하는 데 필요한 시간도 2분 이내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H-메디 기술의 핵심은 케이블-텐던(Cable-Tendon) 구동 방식이다. 실제 근육의 움직임을 모사하는 이 방식 덕분에 가볍지만 최대 220N 수준의 보조력을 제공하는 제품 개발이 가능했다. 착용자의 보행 의도에 맞춰 필요한 만큼만 힘을 보조할 수도 있다”며 “여기에 관성측정장치(IMU) 센서를 부착해 실시간으로 동작을 분석하며, AI가 개인별·상황별 보행 패턴에 맞춰 제품 작동을 돕는다”고 말했다.
환자가 H-메디를 착용한 모습 / 출처=휴로틱스
환자가 H-메디를 착용한 모습 / 출처=휴로틱스
임상과 현장 위주 검증으로 보행재활 치료 로봇 효용 확인
휴로틱스는 임상과 현장 위주 검증으로 보행재활 치료 로봇의 효용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기욱 대표는 “H-메디의 기술적 효용은 임상 현장에서 검증됐다. 중앙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와의 임상으로 고령자·근감소증 환자 대상 보행재활 효과를 확인했으며, 파킨슨병 환자 대상 임상도 진행했다. 현재는 뇌졸중, 뇌성마비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재활 치료 가능성도 단계적으로 검증 중”이라며 “의료진들이 환자의 보행 속도와 보폭이 눈에 띄게 개선되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환자들 역시 이전보다 훨씬 편안하게 재활에 집중할 수 있다고 말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휴로틱스의 기술력은 해외에서도 주목한다. 휴로틱스는 CES 2024, 2025, 2026에서 3년 연속 혁신상을 수상하며 웨어러블 로봇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했다. 특히 2025년에는 2개 부문 혁신상을 동시에 수상했다”며 “미국 일리노이대(UIC), 노스웨스턴대(NU), 시카고 재활연구기관 어빌리티 랩(Ability Lab)과의 공동 연구를 포함한 글로벌 R&D 협업도 준비 중이다. 미국 수출과 현지 법인 설립을 통해 해외 시장 진출도 본격적으로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휴로틱스는 이같은 성과를 올릴 수 있었던 배경으로 서울경제진흥원(SBA)의 지원을 꼽는다.
이기욱 대표는 “SBA의 지원은 휴로틱스가 기술을 증명하고 사업화 단계로 도약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일례로 2023년 캠퍼스타운 기술매칭 지원사업에 참여해 로보웨어를 이용한 보행 불안정성 예측 및 개선 알고리즘을 고도화할 수 있었다. 이때 다져진 기술력을 기반으로 CES 2024 혁신상과 2024 대한민국 산업대상 K-R&D 대상을 수상하며 대외적으로 널리 회사의 이름을 알렸다”며 “현재도 ‘2025년 테스트베드 서울 실증지원사업’에 참여해 고려대학교 의료원과 손잡고 청소년 뇌성마비 환자를 위한 고관절 외전 보조 로봇슈트의 실증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처럼 SBA의 지원 덕분에 기술 개발부터 투자 유치, 실제 병원에서의 임상 실증까지 막힘없이 이어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9월에는 캠퍼스타운 창업축제 무대에서 대중과 비전을 공유했던 경험도 있다. 이 경험은 스타트업 대표에게 잊지 못할 큰 동기부여를 줬다”며 “각종 지원사업을 계기로 주요 대학병원 및 산학협력단과 MOU를 체결하고 공동 연구를 진행할 수 있었다. 이는 개별 스타트업이 독자적으로는 뚫기 어려운 의료계와의 견고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결정적인 기회였다. 기술과 현장 실증이 유기적으로 연결될 때 비로소 혁신이 가능하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했고, SBA가 그 든든한 가교 역할을 해줬다”고 전했다.
휴로틱스 “기술의 방향은 늘 사람이어야…계속 진화하는 기술 선보일 것”
휴로틱스는 사람을 향한 기술 개발로 사람의 움직임 지도를 새롭게 그려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기욱 휴로틱스 대표 / 출처=휴로틱스
이기욱 휴로틱스 대표 / 출처=휴로틱스
이기욱 대표는 “올해 H-메디의 본격적인 판매를 위한 KC 인증 및 의료기기 인증 등 인허가 절차를 마무리했다. 기술의 사업성을 인정받아 프리에이(Pre-A) 시리즈 투자도 유치하며 안정적인 자금도 확보했다”며 “현재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 진화하는 기술을 선보이겠다. 수십 건의 원천 특허와 국제 학술 성과를 바탕으로 기존 기술의 연장선이 아닌 ‘0에서 1을 만드는 기술’을 지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H-메디의 본격적인 보급을 시작한 만큼, 의료 현장 안착을 지속해서 추진해 의료진과 환자의 목소리를 반영한 제품 고도화에 집중하겠다. 장기적으로는 재활 의료를 넘어 산업 현장과 일상으로 웨어러블 로봇의 활용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 목표”라며 “기술이 특정한 공간에 머무르지 않고, 누구나 자연스럽게 도움받을 수 있도록 사람의 움직임 지도를 새롭게 그려가는 기업으로 성장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IT동아 김동진 기자 (kdj@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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