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제가 받을 자격 있나요?”…시드니 총기 난사 막은 ‘영웅’에 37억 전달

호주 시드니 본다이 해변에서 총격범을 저지한 시리아출신 남성 아흐메드 알 아흐메드 씨에게 250만달러의 기부금이 전달됐다. 사진=틱톡(MDMotivator) 캡처
호주 시드니 본다이 해변에서 총격범을 저지한 시리아출신 남성 아흐메드 알 아흐메드 씨에게 250만달러의 기부금이 전달됐다. 사진=틱톡(MDMotivator) 캡처
호주 시드니 본다이 해변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을 저지한 영웅, 아흐메드 알 아흐메드(42)씨에게 37억원의 기부금이 전달됐다.

총격범과의 몸싸움으로 여러 발의 총상을 입었지만 아흐메드씨는 “제가 받을 자격이 있나요?”라며 겸손한 감사 인사를 전해 다시 한 번 감동을 주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 메일 등에 따르면 캐나다 유명 크리에이터 엠디모티베이터(MDMotivator)는 최근 시드니 총기 사건을 저지한 아흐메드 씨를 위해 ‘고펀드미'(GoFundMe) 기부 페이지를 개설, 4만3000여명의 기부로 모인 250만달러(약 37억원)를 전달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영상에서 아흐메드 씨는 사건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입은 총상으로 병실에서 엠디모티베이터를 맞이했다. 그는 인플루언서가 수표를 건네자 “내가 받을 자격이 있나”라며 겸손하게 말했다.

크리스 민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SW) 주지사가 아흐메드씨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AFP 연합뉴스/NSW 주지사 사무소
크리스 민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SW) 주지사가 아흐메드씨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AFP 연합뉴스/NSW 주지사 사무소
인플루언서가 수만명의 기부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자 아흐메드 씨는 “서로, 모든 인류가 함께 서서, 과거의 모든 나쁜 일은 잊고, 생명을 구하기 위해 계속 나아가야 한다. 생명을 구해야 한다”며 “사람들을 구할 때는 언제나 진심을 다한다”고 말해 감동을 줬다.

과일·담배가게 사장이자 두 아이의 아버지인 아흐메드 씨는 지난 14일 호주 시드니 본다이 해변의 유대인 행사장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을 저지한 인물이다. 당시 사건으로 최소 15명이 목숨을 잃었고 수많은 부상자가 발생했다.

아흐메드 씨는 당시 총격범 중 한 명을 덮쳐 총기를 빼앗아 더 큰 피해를 막아냈다. 그가 총격범을 저지하는 모습이 온라인에 확산되며 화제가 됐다.

기부금 전달 영상을 접한 네티즌들은 “정말 대단한 사람이다. 영웅. 그를 위해 동상을 세워줘야 한다” “마땅히 받을 자격이 있다” “총격범을 막아선 두 유대인 유족들을 위해서도 기부하자” 등 반응을 보였다.

14일 발생한 호주 시드니 해변 총격 사건에서 총격범을 덮쳐 총을 빼앗은 과일가게 주인 아흐메드 알 아흐메드. 사진=엑스 캡처
14일 발생한 호주 시드니 해변 총격 사건에서 총격범을 덮쳐 총을 빼앗은 과일가게 주인 아흐메드 알 아흐메드. 사진=엑스 캡처
아흐메드 씨는 전 세계에 감동을 준 화제의 인물이지만 중동 뉴스에서는 아이러니하게도 그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무슬림인 그가 유대인을 구했다는 이유에서다.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 지구를 기반으로 하는 라말라 뉴스는 팔레스타인 독자들이 대다수다. 해당 뉴스에는 10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는데, 댓글 중 75%가 아흐메드 씨에게 적대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호주 일간지 더오스트레일리안은 전했다.

무슬림 네티즌들은 “유대인의 안전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걸었다” “금전적 보상을 노리고 총격범을 막은 무신론자” 등 반응을 보이며 비난했으며, 일부는 저주를 퍼붓기도 했다. “이슬람의 참된 가르침에 따라 행동했다”며 그의 행동을 옹호하는 네티즌도 일부 있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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