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성소수자=기생충” 조롱하던 獨 남성, 성전환 후 다시 ‘무성’ 신청

독일 네오나치 일원 마를라 스베냐 리비히. 성전환 신청 전(오른쪽)과 후. 사진=레딧 캡처
독일 네오나치 일원 마를라 스베냐 리비히. 성전환 신청 전(오른쪽)과 후. 사진=레딧 캡처
독일의 한 네오 나치 선동가가 여성 교도소에 수감되기 위해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별을 바꾼데 이어, 이번에는 여자와 남자 이분법으로 구분되지 않는 ‘논바이너리'(Non-binary) 전환 신청을 냈다.

19일(현지시간) 유로뉴스는 지난해 네오나치 전범으로 여성 교도소에 수감될 예정이었던 마를라 스베냐 리비히(54)가 법적 성별을 ‘논바이너리’로 변경하는 신청을 냈다고 보도했다.

독일에서는 지난해 11월부터 ‘성별 자기결정권’이 확대돼 법원의 판결 없이 주민 등록사무소에서 성별과 이름을 간단하게 바꿀 수 있게 됐다.

독일 네오나치 일원 마를라 스베냐 리비히. 사진=엑스 캡처
독일 네오나치 일원 마를라 스베냐 리비히. 사진=엑스 캡처
리비히는 당초 2023년 7월 증오 선동 혐의로 18개월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당시 리비히의 법적 성별은 남성으로, 이름은 스벤 리비히였다. 이에 따라 리비히는 남성 교도소에 수감될 예정이었으나 그는 돌연 자신의 성별을 ‘여성’으로 바꾸고 여성 교도소에 수감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1990년대부터 독일 극우 진영에서 활동한 리비히는 불법 네오나치 단체 ‘피와 명예’ 일원으로 활동하며 각종 혐오 발언을 쏟아낸 것으로 악명이 높다. 성전환 이전인 2023년에는 성소수자 행사에 난입해 “사회의 기생충”이라고 성소수자들을 비난한 일도 있었다.

그런 그가 스스로 성별을 바꾸고 여성 교도소에 수감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자, 자기 결정권을 악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반대에도 불구하고 결국 리비히는 여자 교도소로 수감이 결정됐다. 이에 따라 올해 8월 29일부터 켐니츠 여자 교도소에서 형기를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이 마저도 출두하지 않고 도주했다.

그는 도주 중 ‘논바이너리’로 성별 전환을 신청했다. 그는 유로뉴스에 “다른 사람들이 내 삶을 망쳐 놨다. 나를 향한 온갖 증오와 비방 캠페인 때문에 여자로 사는 게 더 이상 옳다고 느껴지지 않는다”며 “이제 내 성 정체성에 대해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행방이 묘연한 상태이지만 그는 온라인에서 계속 활동하고 있다. 최근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를 묘사한 인공지능(AI) 생성 이미지를 올리기도 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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