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안센 ‘K-방수’ 국제 표준 타고 글로벌로 ‘훨훨’

방수 처리된 콘크리트 구조물이 반도체 공장에 반입되고 있다. 〈안센 제공〉
방수 처리된 콘크리트 구조물이 반도체 공장에 반입되고 있다. 〈안센 제공〉
국내 방수 소재 전문 기업인 안센의 행보가 주목된다. 정수처리장부터 시작해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첨단 산업 분야로 확대·적용되던 이 회사 방수 기술이 국제표준 제정을 발판 삼아 글로벌 시장 진출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31일 업계와 학계에 따르면 올해 1월 지하 콘크리트 구조물 방수 및 보호에 관한 국제표준 ‘ISO/TS 18734’이 제정됐다. 콘크리트 구조물의 장기 내구성과 환경 안전성을 위한 방수 및 보호(방식) 기술에 관한 내용이 골자다.

◇ 17개국 표준 된 ‘K-방수’ 기술

표준에는 △구조물과 일체화된 공장 제작형 방수 기술 △자가치유형 점착 도막계 방수재 및 시트계와 복합(적층)한 방수 기술 △지하 바닥 및 토류벽에 대한 역타설(Up-side bonding) 선행 방수 기술 등 국내 산업계가 활용 중인 한국형 기술, 이른바 ‘K-방수’ 기술이 대거 반영됐다.

지하 콘크리트 구조물 표준은 국제표준화기구인 ‘ISO TC 71/SC7’ 중심으로 개발이 됐지만 한국건설방수학회 기술기준위원장이자 쉴드테크 대표인 김정일 박사와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명예교수 오상근 박사, 콘크리트 분야 권위자인 신수봉 박사 등 국내 산·학·연 인사들이 참여해 K- 방수 기술이 17개국에서 인정받는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표준 제정으로 안센이 관심을 받는 건 ‘구조물과 일체화된 공장 제작형 방수 기술’을 보유했다는 점이다.

구조물 일체 방수는 콘크리트 구조물을 사전 제작하는 단계(PC: Precast Concrete)에서 방수층을 형성하는 개념이다. 기존에는 콘크리트로 건물과 같은 일정 공간을 만든 뒤 벽과 바닥에 방수 처리를 했다면 안센은 사전 방수 처리한 구조물을 쌓거나 연결해 방수 공간을 완성하는 방식이다.

콘크리트 구조물 표면에 PP 방수시트(파랑색)를 선 부착한 후 반도체 공장에 반입하고 있는 모습. 〈안센 제공〉
콘크리트 구조물 표면에 PP 방수시트(파랑색)를 선 부착한 후 반도체 공장에 반입하고 있는 모습. 〈안센 제공〉
건설 현장이 아닌 사전에 완성한다는 의미에서 ‘탈현장 건설(OSC)’ 방수라고도 한다. 구체적으로 PC 구조체와 폴리프로필렌(PP) 기반 고분자 시트 방수층을 통합하는 기술을 개발, 사업화했다.

이 같은 공법을 개발한 건 현장 시공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품질 편차와 시공 오류를 줄이기 위해서다. 또 공장 생산을 통해 균일한 품질을 확보하고, 현장에서는 조립 중심으로 시공이 이뤄지게 해 공사 기간 단축과 시공 안정성을 도모했다.

실제 이 기술은 반도체 산업에서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초순수(UPW), 불산(HF), 염소 등 부식성 물질에 상시 노출되는 반도체 공정 특성상, 일반 방수가 아닌 강력한 ‘방식(防蝕)’ 기능이 필요하다. 또 기존 FRP(유리섬유강화플라스틱)는 시간이 지나면서 미세 유리 입자가 나온다.

반면 안센의 고분자 복합 시트는 비유리섬유를 기반으로 한 데다, 극한의 화학 환경에서도 구조적 안정성을 유지하도록 설계돼 오염 물질 유출을 차단하도록 개발됐다. SK하이닉스를 비롯한 반도체 시설 정수장과 폐수 처리 설비에 적용, 성능을 인정받고 있다.

◇ 글로벌 시장 진출 ‘가속’

국제표준은 곧 시장 선점 기회다. 다른 나라에서도 통용되기 때문에 표준과 관련한 기술을 보유한 기업은 제품을 공급하기 유리하다. 지하 콘크리트 구조물에 대한 방수 표준이 안센 사업 기회로 이어지는 대목이다. 국내 반도체 제조사들은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반도체 공장에는 물이 필수다. 방수 처리 기술에 대한 수요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안센 관계자는 “반도체는 공정의 특성상 물을 많이 사용하는데, 기존 방수 기술은 코팅했던 방수 소재에서 유리가루가 나와 반도체 수율을 떨어트리는 원인이 됐었다”면서 “이에 PP를 썼고, 이를 다시 PC 구조체가 일체화하는 기술을 개발하게 됐는데, 글로벌 표준 선정으로 해외 시장 진출 기회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상근 한국건설방수학회 회장(가운데)와 지한준 안센 대표(오른쪽 두 번째) 등 관계자들이 반도체 공장 현장을 방문한 모습. 〈안센 제공〉
오상근 한국건설방수학회 회장(가운데)와 지한준 안센 대표(오른쪽 두 번째) 등 관계자들이 반도체 공장 현장을 방문한 모습. 〈안센 제공〉
윤건일 기자 ben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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