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동아] 보호장비 점검부터 가스농도 측정까지…산업안전 지키는 AI 솔루션 개발 ‘세르딕’

[IT동아 김동진 기자] “이제 사고가 발생한 뒤 대응하는 시대를 넘어, AI가 위험을 먼저 감지하고 예방하는 시대로 접어 들었습니다. 기술로 산업현장의 안전을 지키겠습니다”
강진규 세르딕 대표는 최근 IT동아와의 인터뷰에서 자사를 ‘산업안전관리 AI 솔루션 기업’이라고 소개하며 이렇게 말했다. 세르딕은 비전 AI와 사물인터넷(IoT) 센서, 디지털 트윈 기술을 결합해 산업 현장의 안전 상태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위험 요소를 사전에 감지하는 솔루션을 개발·공급하고 있다.
강진규 세르딕 대표 / 출처=IT동아
강진규 세르딕 대표 / 출처=IT동아

웹 기반 플랫폼에서 위험 상황 한 눈에 인지하고 대처 가능
첨단 기술이 속속 등장하고 있지만, 산업 현장은 설비 노후화와 숙련 인력 감소, 데이터 활용 부족 등 다양한 문제를 안고 있다. 여전히 많은 현장에서 수기 점검과 CCTV 중심으로 관제를 하고 있으며, 사고 발생 이후 대응하는 방식을 대부분 적용한다. 세르딕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산업 현장 데이터를 하나로 연결하고 AI가 이를 분석하는 플랫폼을 구축해 왔다.
강진규 대표는 “오래 전부터 공간을 3차원으로 스캔하고 디지털화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관련 솔루션을 개발해 왔다”며 “이 과정에서 사람이 인지하는 공간 안에 공장 및 시설의 각종 데이터를 연결해 시각화하면, 운영 효율뿐만 아니라 안전을 확보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산업계는 다른 분야에 비해 디지털 전환이 상대적으로 느린 편이다”며 “산업 현장 데이터를 모아 시각화하는 작업에서 출발했지만, 자연스럽게 AI 분야로 확장한 이유다. 특히 비전 AI와 센서 데이터를 활용한 시뮬레이션 기술이 발전하면서 산업안전 분야에 더욱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세르딕의 솔루션은 비전 AI와 IoT, 디지털 트윈, AI 코파일럿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한 것이 특징이다. 산업 현장의 CCTV와 각종 센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분석해 위험 상황을 감지하며, 관리자는 웹 기반 플랫폼에서 시설 상태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세르딕이 개발한 산업안전관리 AI 솔루션으로 수자원공사 시설을 관제하는 모습 / 출처=세르딕
세르딕이 개발한 산업안전관리 AI 솔루션으로 수자원공사 시설을 관제하는 모습 / 출처=세르딕
“보이지 않는 위험까지 시각화”…에코프로HN 공장에 적용된 산업안전 AI
세르딕이 개발한 산업안전관리 AI 솔루션의 대표적인 적용 사례는 에코프로HN 초평사업장이다.
이차전지 소재 생산 과정에서는 분말 형태의 원료를 투입해 혼합하는 공정이 진행된다. 이 과정에서 각종 가스 화합물과 분진이 발생할 수 있어 작업자 안전 관리가 중요하다.
기존에는 작업자가 보호장비를 착용하고 현장 관리자가 직접 확인하는 방식이 주를 이뤘다면, 세르딕은 비전 AI와 환경 센서를 결합해 작업장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사업장의 에어로졸 농도를 수치화해 색깔로 표시한 모습 / 출처=세르딕
사업장의 에어로졸 농도를 수치화해 색깔로 표시한 모습 / 출처=세르딕
강진규 대표는 “산업안전관리 AI 솔루션으로 작업 공간 내 가스 및 분진 농도를 실시간으로 측정해 수치로 표시하고, 위험 수준이 높아질 경우, 즉시 관리자에게 알람을 보낸다. 동시에 작업자의 안전모와 마스크, 장갑 착용 여부를 AI가 자동으로 확인한다”며 “화재 발생이나 위험 구역 침입 여부도 감지할 수 있으며, 수집된 데이터는 자동으로 보고서 형태로 정리, 관리자가 다운로드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공장에서는 기본적으로 안전 규정이 잘 지켜지고 있지만, 실제 공기 상태나 유증기 농도는 눈으로 확인하기 어렵다”며 “AI와 센서를 통해 이를 수치화하면, 현장 작업자와 관리자 모두 위험을 보다 직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안전관리 AI 솔루션으로 사업장의 안전을 진단하는 모습 / 출처=세르딕
산업안전관리 AI 솔루션으로 사업장의 안전을 진단하는 모습 / 출처=세르딕
강진규 대표는 “산업안전의 핵심은 사고가 발생한 뒤 원인을 찾는 것이 아니라 위험 신호를 미리 발견하는 것”이라며 “보이지 않는 위험을 보여주는 것이 AI 안전관리 솔루션의 가장 큰 가치”라고 말했다.
에코프로HN은 초기 일부 사업장에 세르딕 산업안전관리 AI 솔루션을 적용한 이후 활용 범위를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세르딕은 이처럼 주요 고객사를 통해 제조 현장에서도 AI 기반 산업안전 플랫폼의 실효성과 확장성을 검증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 기업은 고객사 환경에 따라 구축 방식도 달리 제공한다. 자체 내부망에서 운영해야 하는 고객사는 온프레미스(On-Premise) 방식으로, 지속적인 업데이트가 필요한 고객사는 하이브리드 SaaS 방식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기존 CCTV와 설비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해 구축 비용과 시간을 줄인 것도 강점이다.
강진규 대표는 “이미 개발된 모듈을 조합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고객사 환경에 따라 최소 2주에서 수개월 내 솔루션 구축이 가능하다”며 “고객사가 원하는 기능을 빠르게 적용하고 확장할 수 있도록 솔루션을 설계했다”고 말했다.
K-water와 함께 검증한 AI 안전관리…정수장 관리부터 침수 예측까지
세르딕 성장 과정에서 한국수자원공사(K-water)는 중요한 협력 파트너였다.
세르딕은 부산 EDC 스마트정수장과 군산정수장 등 수자원공사 시설에 다양한 AI 안전관리 솔루션을 적용했다. 작업자 안전모 착용 여부를 감지하거나 위험 구역 접근을 탐지하는 기능은 물론, 기존 CCTV를 활용한 AI 기반 작업자 안전 모니터링 시스템도 구축했다.
세르딕 산업안전관리 AI 솔루션이 수자원공사 군산정수장을 관제하는 모습 / 출처=세르딕
세르딕 산업안전관리 AI 솔루션이 수자원공사 군산정수장을 관제하는 모습 / 출처=세르딕
특히 군산정수장에서는 비접촉 방식으로 작업자의 생체 정보를 추정하는 기술도 적용됐다. AI가 영상 데이터를 분석해 작업자의 호흡수와 맥박수 변화를 파악하고, 스트레스 증가나 이상 징후를 감지하는 방식이다. 작업자의 상태 변화를 조기에 파악해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것이 목적이다.
강진규 대표는 “사람이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거나 신체 상태가 급격히 변하면, 호흡과 맥박 패턴에도 변화가 나타난다”며 “이러한 신호를 AI가 먼저 감지하면, 사고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자원공사와의 협업은 안전관리 분야를 넘어 침수 예측 분야로도 확대됐다.
세르딕은 부산 에코델타시티 스마트빌리지에 강수량과 토양 상태를 측정하는 센서를 설치하고, 이를 기반으로 AI가 향후 침수 가능성을 예측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강우 데이터와 토양 수분 상태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몇 시간 뒤 침수 위험을 예측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세르딕은 ‘온디바이스 인공지능 및 LoRa 메시 네트워크를 활용한 실시간 침수 예측 시스템’ 관련 기술도 개발했다. 가로등 전원을 활용해 센서를 운영하고, LoRa 통신망을 통해 데이터를 전송함으로써 게릴라성 집중호우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솔루션을 설계했다.
강진규 대표는 “중요한 것은 비싼 센서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검증된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이라며 “수자원공사와 협력하면서 실제 현장에서 검증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알고리즘의 신뢰성을 높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수자원공사는 기술 수요를 적극적으로 알려주고 각종 공공 시설 기반의 테스트베드도 제공했다”며 “연구실 수준의 기술을 실제 현장에서 검증하고 상용화할 수 있었기 때문에 솔루션을 고도화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세르딕은 현재 산업안전 AI 플랫폼을 기반으로 국내외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싱가포르를 비롯한 동남아 시장에서도 산업안전 솔루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해외 고객사 확보를 위한 실증 사업과 협력을 추진 중이다.
강진규 세르딕 대표 / 출처=IT동아
강진규 세르딕 대표 / 출처=IT동아
강진규 대표는 “산업안전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 영역이 됐다”며 “앞으로는 산업안전 AI 플랫폼에 디지털 트윈과 시뮬레이션 기술을 결합해 사고를 예측하고 최적의 대응 방안을 제시하는 ‘현장 지능(Field Intelligence)’을 구현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궁극적으로는 산업 현장의 디지털 전환을 이끄는 기업이자, AI 기반 시뮬레이션과 피지컬 AI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IT동아 김동진 기자 (kdj@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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