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맥도날드서 ‘현대판 노예’ 부리던 체코 삼형제 체포… 스프만 주며 임금 착취

미국 뉴욕 맥도날드 매장. 기사와 직접적 연관 없음.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뉴욕 맥도날드 매장. 기사와 직접적 연관 없음.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영국에서 취약 계층 남성들을 유인해 맥도날드 매장에서 강제 노동을 시키고 임금을 가로채 온 체코인 일당이 법원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4일(현지시간) BBC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영국 루턴 형사법원은 인신매매 및 노예 감금 등의 혐의로 기소된 얀 드레베나크(39)와 여자친구 모니카 올라호바에게 각각 징역 8년과 징역 6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들이 형기를 마치는 대로 추방할 것을 명령했다.

이번 선고는 해당 인신매매 조직을 운영해 온 드레베나크 형제들에 대한 세 번째이자 마지막 재판이다. 앞서 범죄 조직의 총책이었던 어니스트 드레베나크와 또 다른 형제 즈데넥 드레베나크는 지난 2024년 이미 구속돼 투옥된 바 있다.

법원에 따르면 얀은 지난 2018년 초 체코 카를로비바리 지역에서 실직해 생활고를 겪던 한 남성에게 접근했다.

얀은 “영국에서 더 나은 미래를 보장하겠다”고 속여 피해자를 영국으로 유인한 뒤, 도착하자마자 신분증과 여권을 강제로 압수했다. 이후 피해자를 베드퍼드에 위치한 자신의 자택으로 끌고 가 간이 매트리스에서 생활하게 하는 등 비인간적인 생활을 강요했다고 한다.

이후 일당은 현지 사정에 어두운 피해자를 대신해 온라인 입사 시험을 치르고 면접 통역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캠브리지셔 캐스턴에 있는 맥도날드 매장에 취업시켰다.

피해자는 주 6일, 하루 12시간씩 고된 노동에 시달렸으나 임금은 고스란히 얀의 여자친구 올라호바의 은행 계좌로 입금됐다.

2018년 3월부터 10월까지 피해자의 명의로 총 1만 2000파운드(약 2492만 원)에 달하는 급여가 지급됐지만, 피해자가 실제로 손에 쥔 돈은 고작 90파운드(약 19만 원)에 불과했다. 일당은 교통비, 식비, 숙박비 등 명목 없는 ‘빚’을 핑계로 임금을 착취했으며, 피해자에게 제대로 된 식사도 제공하지 않은 채 빵이나 스프 등만 준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얀은 친형이자 조직 우두머리인 어니스트에게 몸값으로 1000파운드(약 208만원)를 받고 피해자를 넘기기까지 했다.

어니스트 일당은 이러한 방식으로 4년 동안 총 6명의 남성을 맥도날드 매장에서 노예처럼 부렸으며, 이들의 임금을 가로채 호화 자동차, 보석 구입 및 해외여행 자금으로 탕진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건을 담당한 제프리 페인 판사는 선고 과정에서 “인간은 본질적인 존엄성과 가치를 지니고 태어나지만, 피고인들은 10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피해자의 존엄성을 처참히 짓밟았다”며 “피해자를 마치 개인 소유물처럼 취급하고 다른 곳에 넘기며 보상금까지 챙겼음에도, 재판 과정에서 반성의 기미를 전혀 보이지 않았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케임브리지셔 경찰청의 닉 웨버 형사는 “이번 사건은 현대판 노예제가 우리 사회 어디에서나 일어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끔찍한 사례”라며 경종을 울렸다.

한편, 맥도날드 측은 이와 관련해 “사건 인지 후 공동 은행 계좌 사용 여부, 과도한 근무 시간 확인, 면접 시 통역사 동반 검토 등 잠재적 위험을 감지하고 예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대폭 강화했다”며 “정부 및 NGO 단체와 협력해 현대판 노예제 근절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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