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뉴스줌인]신규 원전부지 영덕·기장 확정…환경평가·인허가 '7년 대장정' 돌입 1 [뉴스줌인]신규 원전부지 영덕·기장 확정…환경평가·인허가 '7년 대장정' 돌입](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6/06/17/news-p.v1.20260617.3102cb97c53d44c09c43720570438255_P1.jpg)
이번에 선정된 사업은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된 신규 대형 원전 2기와 SMR 1기다. 정부는 2038년까지 신규 대형 원전 2기를 건설하고, 2035년까지 국내 첫 상용 SMR을 가동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영덕이 대형 원전 부지로 선정된 가장 큰 이유는 사업 추진 가능성이다. 영덕은 과거 천지원전 예정지로 지정되면서 부지 매입과 각종 기초조사가 상당 부분 이뤄졌다. 신규 후보지와 비교해 사업 기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작용했다.
기장이 SMR 부지로 선정된 배경에는 국내 최대 원전 집적지라는 입지적 강점이 자리한다. 기장은 고리원전과 새울원전이 위치한 동남권 원전 산업벨트의 중심축이다. 원전 운영 경험이 풍부하고 관련 기업과 연구기관이 밀집해 있어 SMR 실증과 산업화에 유리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부지 선정 이후 가장 먼저 진행되는 절차는 전략환경영향평가와 환경영향평가다. 원전 건설이 주변 생태계와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과정이다. 이후 전원개발사업 실시계획 승인과 원자력안전위원회 건설허가 절차가 이어진다.
원전 업계에서는 실제 착공까지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안전성 심사와 주민 의견 수렴 과정이 사업 일정의 주요 변수로 꼽힌다.
대형 원전은 한국형 차세대 원전 APR1400 또는 개량형 노형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발전 용량은 1기당 1400MW급으로 예상된다. 원전 2기가 모두 준공되면 수도권과 첨단산업단지의 전력 수요를 뒷받침하는 핵심 기저전원 역할을 하게 된다.
SMR은 우리나라가 개발 중인 혁신형 소형모듈원전(i-SMR)이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2030년대 중반 상용화를 목표로 연구개발과 표준설계를 추진 중이다. 기장은 기존 원전 인프라와 항만, 산업단지 등을 활용할 수 있어 SMR 실증과 수출 거점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부가 신규 원전 건설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급증하는 전력 수요가 있다.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클러스터, 전기차 확산 등으로 전력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는 반면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할 안정적인 무탄소 전원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현 정부는 재생에너지 확대와 원전 활용을 병행하는 ‘실용주의 에너지믹스’를 에너지 정책 기조로 제시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시절 추진됐던 탈원전 정책과는 결이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AI 데이터센터와 첨단산업 확대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 탄소중립 목표 달성 등을 고려할 때 원전을 주요 무탄소 전원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도 이전보다 커졌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정권 성향과 무관하게 신규 원전 건설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상당 부분 형성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사업의 성패는 정책 방향보다는 주민 수용성 확보와 인허가 절차, 환경영향평가, 전력망 구축 등을 얼마나 원활하게 추진하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는 이번 부지 선정이 침체됐던 국내 원전 산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원전 기자재 기업과 건설업계, 지역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큰 데다 SMR 상용화의 출발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처럼 원전 확대와 축소를 둘러싼 이념적 논쟁보다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탄소중립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현실적인 에너지믹스가 중요해졌다”며 “신규 원전 사업 역시 정치적 변수보다는 사업 추진 과정에서의 지역 수용성과 인허가 일정이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