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비싸서 만들어 쓰기도…파키스탄, 생리대 세금 '18%→0%' 인하 1 기사와 직접적 연관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6/06/18/news-p.v1.20260618.6d4d929e70e34f509f419644bfd25d2e_P1.jpg)
17일(현지시간) 가디언·NPR 등 외신에 따르면 무함마드 아우랑제브 파키스탄 재무부 장관은 최근 “생리대 등 관련 위생용품은 여성의 건강과 존엄성, 그리고 온전한 사회 활동 참여를 위해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라고 강조하며 기존 여성 위생용품에 부과된 판매세를 철폐할 계획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그동안 파키스탄에서는 국산 생리용품에 18%의 높은 일반 판매세가 부과됐으며, 수입 제품에는 25%의 관세가 추가로 얹어졌다. 생리대가 일상 필수품이 아닌 일반 재화로 분류되면서 고율의 세금이 매겨지자 여성계와 시민사회에서는 이를 두고 “여성에게만 징벌적으로 부과되는 ‘핑크 택스’이자 사실상의 사치세”라며 강하게 비판해 왔다.
실제로 유니세프(UNICEF)의 조사에 따르면, 파키스탄 내에서 비싼 가격 때문에 시중의 상업용 생리용품을 안심하고 사용하는 여성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대다수의 취약계층 여성은 비용 부담으로 인해 위생적이지 않고 감염 위험이 큰 천이나 급조한 대용품을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현실을 바꾸기 위해 지난해 변호사인 마흐누르 오메르(25)와 아흐산 제항기르 칸(29)은 생리용품에 대한 영세율 적용을 요구하며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의 캠페인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폭발적인 지지를 얻었고, 수천명의 연대 서명을 끌어내며 여론을 움직였다.
유엔여성기구는 이번 판매세 폐지 결정에 대해 “여성들의 고용 유지와 여학생들의 학업 지속에 크게 기여할 환영할 만한 조치”라며 “생리 건강은 사치가 아닌 건강과 존엄, 평등의 문제”라고 논평했다.
이번 소송을 이끈 오메르는 정부의 발표를 환영하면서도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향후 추가적인 부가 요금 철폐를 위해 활동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파키스탄의 생리 권리 단체인 ‘마와리 저스티스’의 부슈라 마흐누르 사무총장 역시 “이번 결정은 생리 빈곤 퇴치를 향한 첫걸음”이라며 “진정한 생리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깨끗한 물과 위생 시설, 정확한 교육이 보장되고 사회적 낙인이 사라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파키스탄 정부는 생리대와 함께 피임약에 부과되던 18%의 판매세도 함께 폐지하기로 했다. 심각한 인구 증가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아우랑제브 장관은 “파키스탄은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인구가 많은 나라”라며 “가족계획은 정부의 최우선 과제”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번 조치가 생리대 가격 인하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비영리 단체 스플래시는 동아프리카 말라위를 예로 들며, 해당 국가에서 생리대에 부과되던 세금이 폐지됐음에도 소비자가는 인하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