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네타냐후, 내 덕에 감옥 면해놓고…” 트럼프, 이스라엘 총선 개입 경고하며 레바논 휴전 압박

지난해 10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지난해 10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정치적 생명이 자신의 처분에 달렸다는 취지의 언론 기사를 직접 공유하며 공개 압박에 나섰다. 미국과 이란 간의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이 레바논 공습을 지속하며 중동 지역의 긴장감을 고조시키자, 트럼프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를 향해 군사 작전 자제를 촉구하며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20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및 온라인 매체 ‘저스트 더 뉴스’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 ‘네타냐후의 흔들리는 재선 기회, 트럼프가 카드를 쥐고 있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시했다. 해당 기사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이스라엘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더 이성적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며, 그의 잠재적 경쟁자인 나프탈리 베네트 전 총리와 가디 아이젠코트 의원의 실명을 직접 언급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러한 행보는 최근 이스라엘의 독자적인 군사 행보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폭발한 불만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미국과 이란이 종전 협상을 조율하던 민감한 시기에 레바논을 공습해 외교적 노력에 찬물을 끼얹었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네타냐후 총리와의 통화에서 거친 욕설을 섞어가며 격분했고, 부패 혐의로 재판 중인 네타냐후 총리의 상황을 꼬집어 “내가 아니었으면 감옥에 있었을 것”이라며 배은망덕함을 질타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정상 간의 갈등은 이란이 이스라엘의 지속적인 레바논 폭격을 명분 삼아 종전 MOU의 핵심이었던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조치를 전격 취소하면서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백악관은 중동 전쟁을 끝내기 위한 외교적 출구 전략을 모색 중이나, 네타냐후 총리가 통화 때마다 대이란 강경 군사 조치만을 되풀이해 요구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피로감이 극에 달했다고 WSJ은 전했다.

이에 따라 네타냐후 총리는 취임 이후 가장 치명적인 정치적 진퇴양난에 직면하게 됐다. 당장 오는 10월 예정된 총선에서 실각할 위기에 처한 데다, 지난 2023년 하마스의 기습을 막지 못한 안보 실패 책임론이 거세다. 특히 지난 4월부터는 코로나19 및 전시 체제를 이유로 미뤄왔던 3건의 형사 재판까지 재개되어 사법 리스크가 최고조에 달한 상태다.

이스라엘 정계 안팎에서는 네타냐후 총리가 자신의 인신구속을 피하고자 의도적으로 전쟁을 장長期화하고 있다는 의혹이 짙어지고 있다. 현재의 전시 상황이 종료되면 그를 지탱하고 있는 극우 정파와의 연립정권이 붕괴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연정이 무너지면 실권과 동시에 법정 구속으로 이어질 수 있어, 헤즈볼라와의 타협이나 레바논 철수를 완강히 거부하는 극우 세력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처지다. 미국과 이란의 후속 협상을 앞두고 이스라엘이라는 돌발 변수를 통제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방위적 압박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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