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AI가 도운 기적… 머리 붙은 샴쌍둥이, ’40시간 대수술’ 끝에 분리 성공

결합쌍둥이로 태어났으나 분리 수술에 성공한 나이지리아 쌍둥이 자매. 사진=제미니 언트윈드
결합쌍둥이로 태어났으나 분리 수술에 성공한 나이지리아 쌍둥이 자매. 사진=제미니 언트윈드
머리가 붙은 채 태어난 결합쌍둥이(샴쌍둥이) 자매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획기적인 수술 끝에 성공적으로 분리됐다.

최근 미국 피플지에 따르면, 영국 비영리 단체 제미니 언트윈드는 머리 일부를 공유한 채 태어난 쌍둥이 자매 머시와 굿니스가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SEHA 셰이크 칼리파 의료도시에서 4개월에 걸친 여러 단계의 수술 끝에 분리됐다고 밝혔다.

2023년 6월 나이지리아 에키티주에서 태어난 쌍둥이 자매는 두개골과 뇌 조직, 혈관을 공유한 채 태어났으나, AI와 의료진의 도움으로 3년 만에 서로의 얼굴을 마주볼 수 있게 됐다.

머리가 붙은 ‘두개유합 쌍둥이(Craniopagus twins)’는 전체 샴쌍둥이 중 5%에 불과할 정도로 매우 희귀하다. 영국 런던 그레이트 오몬드 스트리트 병원에 따르면 이 같은 사례는 250만 출생당 1회꼴로 발생하며, 약 40%는 사산되거나 분만 중 사망하고 또 다른 3분의 1은 출생 후 24시간 이내에 목숨을 잃는 것으로 알려졌다.

분리 수술에 성공한 나이지리아 쌍둥이 자매 머시와 굿니스를 각각 안고있는 부모. 사진=제미니 언트윈드
분리 수술에 성공한 나이지리아 쌍둥이 자매 머시와 굿니스를 각각 안고있는 부모. 사진=제미니 언트윈드
이번 수술은 두개유합 쌍둥이 분리 수술 역사상 9번째 사례로, UAE와 영국, 나이지리아, 브라질을 아우르는 60명 이상의 의료 전문가가 참여했다. 총 수술 시간만 40시간 이상이 소요됐으며, 마지막 최종 분리 수술에만 12시간이 걸린 대수술이었다. 지난해에는 수술에 앞서 4개월에 걸친 치료 시술이 진행됐다.

특히 이번 수술에는 AI 접목한 최첨단 의학 기술이 대거 도입돼 눈길을 끈다.

의료진은 AI 스캔 기술을 통해 쌍둥이의 뇌 구조를 정밀한 이미지로 구현한 뒤, 혼합현실(MR) 공간에서 원격으로 모의 수술을 거치며 정밀도를 높였다.

또한 최종 분리 수술에는 뼈와 피부 등 결합 조직을 책을 펼치듯 양쪽으로 열어 진행하는 ‘오픈북(Open Book)’ 방식을 채택했다. 이는 전통적인 금속 견인기 대신 중력을 이용해 뇌 조직을 자연스럽게 지탱하는 기법으로, 뇌에 가해지는 압박과 외상 위험을 최소화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아울러 이전 수술보다 이른 시기에 AI를 활용한 실리콘 피부 확장기를 두피에 삽입함으로써, 수술 후 별도의 피부 이식 없이도 두개골을 덮을 수 있을 만큼 충분한 피부를 자라나게 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수술을 이끈 소아 신경외과 전문의이자 제미니 언트윈드 공동설립자인 누르 울 오와세 질라니 교수는 “이전 8차례의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기술과 전략을 접목해 그 어느 때보다 정밀하게 계획하고 실행한 기념비적인 사례”라며 “이번에 개발된 기술들은 향후 소아 외과 의학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생후 19개월에 성공적으로 분리 수술을 마친 머시와 굿니스 자매는 완쾌해 고향인 나이지리아로 돌아간 상태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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