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우리 친구 아이가”… 지중해 향유고래들, 지역별 '사투리' 쓴다 1 향유고래. 사진=Noyo Center for Marine Science](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6/06/25/news-p.v1.20260625.bf6d303fa5c946f0ad7bb05d5778d352_P1.jpg)
24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세인트앤드루스 대학교 루크 렌델 박사 연구팀은 최근 국제학술지 ‘왕립학회지 B’를 통해 지중해 향유고래들의 울음소리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향유고래들은 ‘코다(Coda)’라고 불리는 짧고 리드미컬한 클릭음을 연속으로 내며 소통한다. 연구에 따르면 향유고래는 모계 집단별로 이 리듬 패턴이 다르게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연구팀은 2003년부터 2021년까지 그리스 인근 헬레닉 해구(이하 동부)와 스페인 발레아레스 제도(이하 서부) 일대에서 녹음된 수중 음향 데이터를 분석해, 양측 고래가 내는 코다를 비교했다.
그 결과 양 지역 고들은 4번의 클릭음을 사용했지만 박자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서부 지중해 고래는 세 번의 일정한 클릭음 뒤에 긴 공백을 두고 마지막 음을 내는 ‘3+1’ 패턴을 선호했다. 반면 동부 지중해 고래는 서부 고래들과 유사한 변형태를 쓰지만, 전체적인 템포가 훨씬 빠른 박자를 사용했다.
연구팀은 향유고래들이 처음에는 서부 지중해에 정착했다가 점차 동쪽으로 퍼져나가면서 더 빠른 형태의 사투리를 발전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동부 고래들이 가끔 서부 고래들의 느린 방언을 구사하는 흔적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점은 향유고래들이 같은 사투리를 쓰는 ‘보컬 클랜(Vocal clan, 음성 씨족)’끼리만 주로 교류하고 협력한다는 사실이다. 이는 사람이 자신과 비슷한 억양이나 사투리를 쓰는 사람에게 더 쉽게 친밀감을 느끼고 대화를 시작하는 사회적 특성과 매우 유사하다.
렌델 박사는 “이번 연구는 고래 집단이 주류 인구에서 분리된 후 새로운 사투리가 어떻게 형성되고 진화하는지 보여주는 첫 번째 스냅샷”이라며, “고래들의 문화적 진화 과정이 인간의 언어나 조류의 울음소리 분화 방식과 매우 닮아있다”고 설명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