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벨기에 승부욕만 자극한 '트럼프 전화'…4번째 골 넣고 '트럼프 댄스' 세리머니 1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16강전에서 미국을 상대로 승리를 거둔 벨기에 선수들이 승리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신화 연합뉴스](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6/07/07/rcv.YNA.20260707.PXI20260707042101009_P1.jpg)
벨기에 축구대표팀은 7일 열린 미국 시애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FIFA 월드컵 16강전에서 미국을 4-1로 완승을 거두고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로써 벨기에는 스페인과 준결승 진출을 다투게 됐다.
이번 경기는 앞서 국제축구연맹(FIFA)의 이례적인 결정으로 전 세계 축구팬이 집중하는 분위기 속에서 치러졌다.
![[전자신문] 벨기에 승부욕만 자극한 '트럼프 전화'…4번째 골 넣고 '트럼프 댄스' 세리머니 2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미국 축구대표팀의 폴라린 발로건 선수. 사진=AP 연합뉴스](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6/07/07/rcv.YNA.20260707.PAP20260707206101009_P1.jpg)
그러나 FIFA는 지난 5일(현지시간) 발로군의 자동 1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12개월간 유예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BBC 스포츠에 따르면 월드컵 역사상 출전 정지 징계가 유예된 것은 자동 금지 조치 도입 전인 1962년 브라질의 가린샤 이후 처음이다.
이 배경에는 정치적 외압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 연설을 통해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발로군의 징계 재검토를 요청했다”고 직접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징계가 그대로 유지됐다면 이번 대회에 큰 오점이 남았을 것”이라며 FIFA의 유예 결정이 올바른 조치였다고 주장했다.
이에 유럽 축구계는 강력히 반발했다. 유럽축구연맹(UEFA)은 “넘어서는 안 될 선을 넘었다”고 비판했으며, 토마스 투헬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 역시 “위험한 선례를 남겼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사태 직후 16강전에서 맞붙을 예정이었던 벨기에 축구협회(RBFA)도 이에 공식 항소했으나, FIFA 위원회는 벨기에가 직접적인 이해당사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이를 기각했다.
징계가 유예된 발로건이 미국의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자, 벨기에 선수단은 이를 ‘불공정함’으로 받아들이고 강력한 동기부여로 삼았다.
벨기에의 미드필더 니콜라 라스킨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지난 이틀 동안 경기장 밖에서 수많은 일이 있었다”라며 “선수단 내부에 불공평하다는 기류가 강하게 흐르는 상태였고, 이를 경기장 안에서 실력으로 증명하자고 다짐했다”고 밝혔다. 주장 유리 틸레만스 또한 “사건이 오히려 팀을 하나로 묶고 활력을 불어넣었다”고 덧붙였다.
벨기에는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미국을 밀어붙였다. 네 번째 골이 터진 후 벨기에 선수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시그니처 동작인 일명 ‘트럼프 댄스’를 추며 상대와 백악관을 겨냥한 풍자성 세레머니를 선보였다.
공격수 로멜루 루카쿠는 벨기에 축구협회 공식 SNS를 통해 귀를 막고 있는 사진과 함께 “이 결정을 뒤집어라”라는 문구를 게재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개입을 겨냥했다.
루디 가르시아 벨기에 감독은 경기 후 “미국의 라인업과 관계없이 우리만의 경기 계획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했다”라며 선수들을 칭찬했다. 또한 경기 후 자신을 찾아온 미국 스트라이커 발로건에게는 “네 잘못이 아니니 자책할 필요 없다”고 위로를 건넸다고 전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