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동아] [기고] 재무 데이터, AI가 모으고 전문가가 판단한다
2026년 08월 15일
[IT동아] 요즘 경영진 사이에서 “우리도 AI 써야 하지 않나”라는 말이 부쩍 늘었다. 하지만 벤처스튜디오형 액셀러레이터인 알파브라더스가 말하는 AX(AI Transformation)는 단순한 AI 툴 도입이 아니다. 진짜 목표는 매출·비용·속도·품질 같은 비즈니스 임팩트고, AX는 그 임팩트를 가로막는 문제에서 출발해 가장 적합한 해결책을 찾는 과정이다. 즉 업무 흐름 자체를 바꾸는 것이 AX다.
알파브라더스는 1부에서 영업일지 수집을 자동화해 연 990만 원을 아낀 사례를, 2부에서 커뮤니케이션 품질을 개인 역량에서 분리해 주간보고 작성 시간을 3시간에서 30분으로 줄인 사례를 각각 다뤘다. 영업이 잘 되고 고객 소통이 원활해지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이 매출 규모의 증가다. 그리고 매출이 늘어날수록 함께 복잡해지는 것이 재무 데이터다. 이번 3부에서는 알파브라더스의 사내벤처 그로스파이낸스가 재무관리 업무에 AI를 어떻게 적용했는지 소개한다.
1단계: 문제 제기
그로스파이낸스는 중소기업에 CFO(Chief Financial Officer, 최고재무책임자) 아웃소싱 서비스를 제공하는 팀이다. CFO는 기업의 재무 전반을 총괄하는 직책이지만 대기업과 달리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이 자체적으로 채용하기엔 부담스러운 경우가 많다. 이에 외부 전문 인력이나 팀이 CFO 역할을 대신 수행하는 CFO 아웃소싱 서비스를 이용하기도 한다. 재무제표 작성, 자금 흐름 관리, 세무 대응, 투자 유치 지원 등을 외부에서 대행해주는 방식인 셈이다.
한 팀이 수십 개 고객사의 재무를 동시에 관리한다는 점에서 그로스파이낸스의 문제는 시작됐다. 고객사 재무 데이터는 한곳에 모여 있지 않다. PG사(결제대행사), 홈택스, 은행, 카드사 등 출처가 제각각인 데다가 같은 종류의 데이터라도 채널별로 양식이 모두 다르다. 이를 통일된 형식으로 취합하는 것만으로도 담당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취합이 끝나야 손익계산서(PL)를 만들 수 있고, PL이 나와야 비로소 고객사에 전달할 리포트를 쓸 수 있다. 매월 반복되는 이 흐름이 전부 수동이었다.
![[IT 동아] [기고] 재무 데이터, AI가 모으고 전문가가 판단한다 1 그로스파이낸스가 맡은 재무관리 워크플로우는 크게 다섯 단계다 / 출처=알파브라더스](https://it.donga.com/media/__sized__/images/2026/8/14/3224af165b724baa-thumbnail-1920x1080-70.jpg)
그로스파이낸스가 맡은 재무관리 워크플로우는 크게 다섯 단계다. ▲원천 데이터 취합 ▲매출 미수금 모니터링 ▲PL 제작 ▲이상지표 모니터링 ▲월별 리포트 제작 등으로 나뉜다.
원천 데이터 취합은 PG사, 홈택스, 은행, 카드사 등 흩어진 재무 데이터를 수집하고 통일된 양식으로 정리하는 것이다. 매출 미수금 모니터링은 실제 매출과 입금 내역을 대조하고, 채권이 제때 회수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PL 제작은 취합된 데이터를 가공해 월별 손익계산서를 작성하는 것이고, 이상지표 모니터링은 수수료율 변동, 원가율 이상, 회수 기간 증가 등 고객사별 이상 징후를 탐지하는 과정이다. 마지막으로 PL을 고객사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와 시각화로 변환해 전달하는 월별 리포트 제작이 필요하다.
2단계: 워크플로우 단계별 AX
재무관리 워크플로우 다섯 단계 중 현재 AX가 가장 앞서 있는 영역은 원천 데이터 취합과 PL 제작이다. 우선 수기 다운로드를 자동화하는 원천 데이터 취합을 진행했다. 비포(Before) 워크플로우는 단순하지만 손이 많이 갔다. 세금계산서·계좌·카드 데이터는 재무관리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를 통해 일괄 수집할 수 있었지만, PG사 데이터는 업체마다 원천 소스에 직접 접속해 따로 내려받아야 했다. 이 과정에서 2차 인증이 걸리면 고객사에 연락해 인증번호를 받아야 해 시간이 지연됐다. 여기에 PG사별로 데이터 양식도 제각각이었다. 어떤 곳은 부가세를 결제금액에 포함해 제공하고, 어떤 곳은 별도 항목으로 분리하는 식이다. 컬럼명도 결제금액, 승인금액, 매출액 등으로 달라 매번 통일된 양식으로 수기 변환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IT 동아] [기고] 재무 데이터, AI가 모으고 전문가가 판단한다 2 각 PG사에 로그인하고 동기화 버튼을 누르면 데이터가 정해진 양식대로 수집된다 / 출처=알파브라더스](https://it.donga.com/media/__sized__/images/2026/8/14/52d04132426f495a-thumbnail-1920x1080-70.jpg)
개선은 두 갈래로 이뤄졌다. PG사 데이터는 로그인 후 플러그인을 실행하면 각 관리자 페이지나 API에서 데이터를 자동으로 불러와 지정 폴더에 저장되는 크롤링 방식을 도입했다. 통장·카드·세금계산서·현금영수증은 재무관리 SaaS의 MCP(Model Context Protocol)와 클로드(Claude)를 연동해 매월 11일 자동 다운로드되도록 설정했다. 재무 데이터 특성상 당월 마감 이후 자료가 확정되기 때문에, 11일 기준으로 규칙을 지정한 것이다.
![[IT 동아] [기고] 재무 데이터, AI가 모으고 전문가가 판단한다 3 MCP를 활용해서 정기적으로 재무 데이터가 다운로드되도록 자동루틴을 설정했다 / 출처=알파브라더스](https://it.donga.com/media/__sized__/images/2026/8/14/9b47d40169c1488a-thumbnail-1920x1080-70.jpg)
다음은 PL 자동화로 AI가 만들고, 전문가가 검증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기존에는 PL을 담당자가 직접 다 수기로 입력했다. PL 자동화는 처음부터 순탄하지 않았다. 초기에는 로우데이터를 AI에 통째로 넘기고 “알아서 PL 만들어줘”라고 요청했다(참고로 입력데이터는 AI 학습에 사용되지 않도록 세팅했다). 테스트 때는 어느 정도 됐다. 하지만 실제 운영에 들어가자 오류가 쏟아졌다. 원인을 추적하려 해도 중간 검증 단계가 없으니 어디서 틀렸는지 알 수가 없었다. 결국 처음부터 다시 로우데이터로 돌아가야 했다. 이 경험에서 얻은 교훈은 하나였다. AI에게 단계 없이 결과물을 요구하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IT 동아] [기고] 재무 데이터, AI가 모으고 전문가가 판단한다 4 기존에는 위의 PL을 담당자가 직접 다 수기로 입력했다 / 출처=알파브라더스](https://it.donga.com/media/__sized__/images/2026/8/14/d3e0dcd253e24a2b-thumbnail-1920x1080-70.jpg)
현재 구조는 다르다. PL 제작을 여러 단계로 쪼개고, 각 단계마다 AI가 결과물을 바로 내는 것이 아니라 확인사항 체크리스트를 먼저 뱉게 했다. 담당자가 이를 검토한 후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방식이다. 중간중간 전문가가 개입하는 구조, 즉 HITL(Human-In-The-Loop)을 설계한 것이다.
전문가 개입이 필요한 이유는 구체적이다. AI는 전월 대비 급여 항목이 2000만 원 증가한 것을 보고 “인력 채용에 따른 인건비 증가”라고 분석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퇴직금 지급이었을 수 있다. 데이터만 보고는 맥락을 판단하지 못한다. 목표 대비 실적이 미달됐을 때도 AI는 목표 달성 실패, 미흡 등과 같은 표현을 그대로 쓴다. 고객사에 전달되는 보고서에 이런 표현이 들어가면 곤란하다. 숫자는 AI가, 해석과 표현은 사람이 맡아야 하는 이유다. 이 구조로 바꾼 이후 PL 한 건당 소요 시간은 4~5시간에서 2시간 수준으로 줄었다.
현재 진행 중인 다음 과제는 월별 리포트 제작이다. PL은 재무팀 내부용 자료다. 이를 고객사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와 시각화로 바꾸는 것이 리포트다. 수치를 채우는 것은 자동화가 가능하지만, 고객사 상황에 맞는 해석과 표현은 여전히 사람이 다듬어야 한다. 현재 리포트 자동화 개발이 진행 중이다.
3단계: 앞으로 풀어야 할 것들
원천 데이터 취합과 PL 제작 이외에 남은 세 개 워크플로우도 각각의 페인포인트가 뚜렷하다. 현재 순차적으로 개선을 진행 중이다.
![[IT 동아] [기고] 재무 데이터, AI가 모으고 전문가가 판단한다 5 현재 진행중인 자동화 과제 재무리포트 일부 화면 / 출처=알파브라더스](https://it.donga.com/media/__sized__/images/2026/8/14/40f84407d15d4daa-thumbnail-1920x1080-70.jpg)
매출 미수금 모니터링의 경우 PG사는 고객이 결제한 날짜(주문일)가 아니라 구매 확정 기준으로 데이터를 제공한다. 월말·월초에 주문이 몰리면 어느 월에 귀속되는지가 달라져 재무 흐름이 틀어진다. B2B 거래에서는 세금계산서 발행 업체명과 실제 입금자 이름이 다른 경우도 잦아 수동 매칭이 필요하다.
또 이상지표 모니터링은 매출 구조의 변동, 회수 기간 증가, 원가율 이상, 수수료율 등 직접비 변동 및 운영 자금 부족 등 봐야 할 지표가 고객사마다 다르다. PL이 완성되어야 비로소 탐지가 가능한 구조라, PL 자동화가 마무리되돼 현재 자동화 진행 중에 있다.
또 이상지표 모니터링은 매출 구조의 변동, 회수 기간 증가, 원가율 이상, 수수료율 등 직접비 변동 및 운영 자금 부족 등 봐야 할 지표가 고객사마다 다르다. PL이 완성되어야 비로소 탐지가 가능한 구조라, PL 자동화가 마무리되돼 현재 자동화 진행 중에 있다.
4단계: 비즈니스 임팩트 계산
![[IT 동아] [기고] 재무 데이터, AI가 모으고 전문가가 판단한다 6 비즈니스 임팩트 계산 결과 2800만 원 그 이상이다 / 출처=알파브라더스](https://it.donga.com/media/__sized__/images/2026/8/14/59e66a7a7a914afb-thumbnail-1920x1080-70.jpg)
정량 비즈니스 임팩트는 우선 PL 작성 기준으로만 계산해봤다. PL 작성은 기업당 1회 작성 시간이 4~5시간에서 2시간으로 단축됐다. 그리고 위 산식에는 반영되지 않았지만 데이터 취합 역시 원래 1개 기업당 최소 30분 걸리던 것이 5분으로 줄어들었으니, 실질적인 비즈니스 임팩트는 2800만 원 그 이상이다. 고객사가 늘수록 이 차이는 더 크게 벌어진다.
정성적 임팩트도 있다. 매월 11~15일 사이 집중되던 업무 병목이 완화됐다. PL이 늦게 나오면 리포트 일정 전체가 밀렸는데, 자동화로 이 연쇄 지연이 줄었다. 담당자마다 달랐던 PL 품질도 구조화된 프로세스 덕분에 평준화되고 있다.
5단계: 마무리
이번 사례에서 확인한 것은 하나다. AI가 모든 것을 대신할 수 없다는 것이 아니라, AI가 잘하는 것과 사람이 해야 하는 것을 명확히 나누는 것이 AX의 핵심이라는 점이다.
데이터를 모으고 구조를 잡는 것은 AI가, 맥락을 해석하고 최종 판단을 내리는 것은 전문가가 맡는다. 그로스파이낸스는 그 경계를 하나씩 설계해가고 있다.
주목할 점은 이 모든 과정을 재무팀이 직접 설계하고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개발팀의 도움 없이도 클로드, MCP 같은 도구를 활용해 업무 자동화를 구현했다. 다만 보안과 확장성 검토는 알파브라더스의 AI팀과 함께 진행해 안정성을 확보했다. 이제 재무 전문가가 본인의 업무를 스스로 자동화할 수 있다. AI가 그 문을 연 것이다.
1부 영업과 2부 고객 소통에 이어 3부 재무관리까지, 알파브라더스가 정의하는 AX는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수렴한다. 비즈니스 임팩트를 가로막는 병목이 무엇이고, 그 병목을 가장 정확하게 풀어낼 도구는 무엇인가. 다음 편에서는 이러한 외부 거래 중심의 AX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사내 지식을 관리하기 위한 챗봇 활용 사례를 소개한다.
글 / 알파브라더스 AI팀 (xcelerate@alphabrothers.co.kr)
알파브라더스 AI팀은 AX(AI Transformation) 전문 컨설팅 조직이다. AI 툴 중심이 아닌 기업의 업무 중심으로 AX를 설계하며, 기존 업무의 병목 원인을 먼저 파악한 뒤 자동화·AI·기업문화 개선 전략을 제안한다. 즉, AI 도입 자체가 아닌, 실질적인 비즈니스 임팩트를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정리 / IT동아 박귀임 기자 (luckyim@itdonga.com)
<구체적인 내용이나 첨부파일은 아래 [IT 동아] 사이트의 글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