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죽음 두렵지 않게” 딸과 함께 무덤에 누워 놀아준 아빠…9년 뒤 기적이 일어났다 1 희귀병에 걸린 딸과 함께 무덤에 누운 아버지. 사진=바이두 캡처](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6/08/18/news-p.v1.20260818.f140cf7215a54c8aacb9193676f291f1_P1.jpg)
무덤 다시 메우고 해바라기 정원 탈바꿈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3일(현지시간) 중국 쓰촨성 네이장 출신 장신레이의 근황을 전했다.
장신레이는 생후 두 달 무렵 중증 지중해빈혈 진단을 받았다. 지중해빈혈은 헤모글로빈 생성에 문제가 생기는 유전성 혈액질환으로, 중증 환자는 지속적인 수혈과 치료가 필요하다.
아버지 장리융은 유리공장에서 월 2500위안가량을 벌었지만 딸의 치료비로 2년 동안 14만위안 이상을 지출했다. 가족의 저축이 모두 바닥나면서 더 이상 치료비를 마련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결국 2017년 6월, 장씨는 당시 두 살이던 딸을 위해 가족 소유의 땅에 직접 작은 무덤을 팠다. 그는 딸을 무덤 안에 데리고 들어가 함께 누워 놀기도 했다. 언젠가 죽음을 맞게 되더라도 아이가 덜 두려워했으면 한다는 마음에서였다.
이 모습이 알려지면서 중국 사회에서는 논란이 일었다. 어린아이에게 죽음을 준비시키는 것이 지나치다는 비판과 함께, 치료비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아버지의 절박한 선택이라는 동정론도 이어졌다.
사연이 알려진 뒤 온라인 모금이 진행됐고 지방정부의 의료비 지원도 이어졌다. 같은 해 8월 태어난 여동생의 제대혈을 보관한 가족은 이후 이를 이용한 조혈모세포 이식을 진행했다.
약 8시간에 걸친 이식과 긴 회복 과정을 거친 신레이의 건강은 점차 회복됐다. 혈액검사 결과가 정상 범위로 돌아왔고, 이전처럼 정기적으로 수혈을 받지 않아도 되는 상태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신레이는 건강한 초등학생으로 성장했다. 그림과 춤을 좋아하고 학교생활도 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딸의 건강을 되찾은 장씨는 과거 직접 팠던 무덤을 다시 메웠다. 그리고 그 자리에 해바라기 등 꽃을 심었다. 죽음을 준비했던 땅이 이제는 생명을 기념하는 정원으로 바뀐 것이다.
신레이의 어머니는 이곳을 딸의 ‘마법의 정원’이라고 부르고 있다.
9년 전 절망 속에서 딸의 마지막을 준비했던 아버지의 무덤은 이제 가족에게 가장 행복한 기억을 간직한 장소가 됐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