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주식 살 돈 넣어뒀을 뿐인데…금리가 왜이래? 심상찮은 파킹통장 1 사진=생성형AI](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6/09/23/news-p.v1.20260923.a24fee8525444ff78c4ddc0bc8c092b7_P1.png)
시장금리 오르면서 고객 수요 늘어
파킹통장 금리·한도 잇따라 올려
iM뱅크는 다음 달 26일부터 파킹통장 ‘비상금박스’의 가입 계좌 수를 기존 1인 1계좌에서 최대 3계좌로 늘린다. 예치 한도도 계좌당 1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5배 확대한다.
금리 경쟁도 본격화됐다. SC제일은행은 파킹통장에 최고 연 4%의 특별금리를 내걸었고,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도 이달 들어 각각 0.2%포인트, 0.11%포인트 금리를 올렸다.
은행들이 갑자기 파킹통장에 공을 들이는 데는 이유가 있다.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더 높은 금리를 찾아 움직이는 고객이 늘어난 데다, 은행 입장에서는 주식시장 등에 들어가기 전 잠시 머무는 자금을 새로운 수신원으로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요구불예금처럼 금리가 낮은 자금이 줄어드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5대 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지난달 27일 기준 661조9826억원으로 전월 말보다 약 4조원 감소했다. 은행권이 고객의 대기자금을 붙잡기 위한 경쟁에 나설 수밖에 없는 환경이 만들어진 셈이다.
그렇다면 파킹통장에 돈만 넣어두면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을까. 꼭 그렇지는 않다. ‘최고 연 4%’라는 숫자만 보고 가입했다가는 기대했던 것보다 적은 이자를 받을 수 있다.
SC제일은행의 ‘SC제일 Hi 통장’은 첫 거래 고객에게 특별금리를 적용해 최고 연 4.0%를 제공한다. 하지만 특별금리는 내년 1월 31일까지다. 지금 가입한다고 해서 1년 내내 연 4%를 받는 것은 아니다.
소액이라면 더 주의해야 한다. KB국민은행의 ‘쓱머니 KB통장’은 200만원 이하 잔액에 최고 연 4.0%를 제공하고, 우리은행의 ‘삼성월렛머니 우리 통장’도 200만원 이하에 최고 연 3.5%를 적용한다. 200만원을 넘는 금액에는 훨씬 낮은 금리가 붙는다.
최고금리가 더 높은 상품도 있다. KB저축은행의 ‘KB팡팡mini통장’은 최고 연 8.0%를 내걸었다. 하지만 해당 금리가 적용되는 금액은 30만원 이하에 불과하다. 30만원을 1년간 연 8%로 맡겨도 세전 이자는 2만4000원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금리가 몇 퍼센트냐가 아니라 ‘내 돈 얼마에 그 금리가 붙느냐’다. 1000만원을 넣어두면서 30만원에만 높은 금리가 적용된다면 실제 수익은 기대보다 크게 낮아질 수 있다.
반대로 1년 동안 사용할 계획이 없는 목돈이라면 파킹통장만 고집할 필요도 없다. 동호신협과 인천중부신협, 남대전신협은 1년 만기 정기예금에 연 4.30% 금리를 제공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1000만원을 1년간 맡기면 세전 이자는 43만원이다. 은행권에서도 광주은행 ‘굿스타트예금’이 최고 연 3.95%, 전북은행 ‘JB 다이렉트예금통장’이 연 3.81%를 제공한다.
다만 정기예금은 중도해지 가능성을 함께 따져야 한다. 1년 안에 돈이 필요해 예금을 깨면 약정금리보다 낮은 이율이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투자할 수도 있는 돈까지 정기예금에 묶어두는 것이 반드시 유리한 것은 아니다.
결국 파킹통장을 선택할 때 가장 먼저 봐야 할 것은 금리보다 돈을 언제 쓸 것인지다. 주식 등 투자처를 기다리는 자금이라면 자유롭게 꺼낼 수 있는 파킹통장이 유용할 수 있다. 반면 1년 동안 사용할 계획이 없는 목돈이라면 정기예금과 금리를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
은행들이 대기자금을 잡기 위해 금리 경쟁에 나서면서 소비자에게 선택지는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최고 연 몇 퍼센트’라는 숫자 뒤에는 적용 한도와 우대조건, 금리 적용 기간이 숨어 있다. 파킹통장에 돈을 넣어두기 전, 실제 내 돈에 얼마의 금리가 적용되는지를 계산해보는 것이 먼저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