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동아] 국토부 ‘드론 실증도시’ 선정…무엇이 달라지나

[IT동아 김동진 기자] 국토교통부가 드론 실증도시 30개 지자체와 상용화 지원 기업 19곳을 선정하면서, 국내 드론 정책이 ‘실험 단계’를 넘어 ‘생활 적용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단순한 기술 검증을 넘어, 실제 서비스로 작동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점에서 이번 사업은 분명한 변곡점으로 평가된다. 이 가운데 드론이 실생활 속에서 활용되려면,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출처=셔터스톡
출처=셔터스톡

국토부가 주관하는 2026년 드론실증도시 구축사업 공모에는 총 44개 지자체와 55개 기업이 참여했다. 경쟁을 거쳐 선정된 30개 지자체는 드론 배송과 공공서비스, 레저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드론 활용 모델을 실증하게 된다. 동시에 19개 기업은 드론 완성체 개발과 부품 국산화, 핵심 기술 확보를 통해 산업 기반 구축에 나선다.
출처=국토부
출처=국토부
드론 배송, 공공서비스로 확장…“생활로 내려온 기술”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드론의 역할이 명확히 ‘생활 영역’으로 내려왔다는 점이다.
이번 사업에서 중심축을 이루는 K-드론 배송은 섬 지역과 공원, 캠핑장 등 물류 취약지에서 음식과 생필품을 배송하는 서비스다. 제주와 통영 등 도서 지역에서는 의약품과 구급 물품 배송까지 확대되며, 상주에서는 드론과 지상 로버를 결합한 ‘라스트마일 배송’ 모델이 실증된다.
단순한 편의 서비스 확대가 아니라, 물류 인프라 취약 지역의 구조적 문제를 보완하는 수단으로 드론을 활용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출처=셔터스톡
출처=셔터스톡
공공서비스 분야 역시 적용 범위가 넓어졌다. 산불과 해양 감시, 급경사지 붕괴 위험 점검, 국립공원 안전 순찰 등 기존 인력 중심으로 수행하던 업무에 드론이 투입된다. 단속과 안전 관리 영역에서도 드론 활용 확대를 추진하면서 드론을 재난 대응과 행정 효율을 담당하는 ‘공공 인프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난다.
“기술 검증에서 운영 검증으로”…실증 단계의 변화
이번 실증도시 사업은 과거와 달리 단순 기술 테스트에 머물지 않는다. 핵심은 ‘운영 가능성’ 검증이다.
배송 거점과 배달 지점을 함께 구축하고, 드론과 로버를 결합한 복합 운송 체계를 실험하는 등 실제 서비스 운영을 전제로 한 구조를 적용했다. 또한 AI 기반 안전 관리와 데이터 활용이 포함되면서 드론을 개별 장비가 아닌 하나의 시스템으로 두고 인프라를 마련하기 시작했다.
성남, 이천, 시흥 등 수도권 지역에서는 도심형 드론 서비스 모델 구축이 진행된다. 이는 향후 도심항공교통(UAM)과의 연계 가능성까지 고려한 단계로, 드론이 단순 물류를 넘어 도시 인프라의 일부로 편입되는 흐름을 보여준다.
지자체 경쟁 본격화…드론, 지역 산업으로 확장
드론 실증 도시 30개 지자체 선정은 또 다른 변화를 예고한다. 드론 정책이 중앙 주도의 실험 단계를 넘어, 지역 기반 산업 경쟁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와 통영은 섬 지역 물류와 공공서비스에 집중하고, 성남과 이천은 도심형 드론 활용 모델 구축에 나선다. 전주와 남원은 드론 축구와 드론 레이싱 등 레저스포츠를 통한 산업화 가능성을 실험하는 등 지자체별 전략도 뚜렷하게 갈린다.
드론 축구 대회 현장 / 출처=안양시
드론 축구 대회 현장 / 출처=안양시
이는 향후 기업 유치와 규제 특례, 인프라 구축 경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드론이 단순 기술이 아니라 지역 경제를 좌우하는 새로운 산업 축으로 자리 잡기 시작한 것이다.
보이지 않는 변화…“국산 드론 생태계 구축”
국토부는 드론 우수기술의 조기 상용화를 촉진하기 위해 드론 기업을 지원하는 ‘2026년 드론 상용화 지원 사업’도 병행한다. 실증도시가 서비스를 검증하는 단계라면, 상용화 지원사업은 그 서비스를 가능하게 만드는 기술과 공급망을 구축하는 축이라고 할 수 있다.
국토부는 19개 기업이 참여하는 이번 드론 상용화 지원 사업을 통해 소방, 항공안전, 물류, 농업, 시설관리 등 5대 분야에서 실제 투입 가능한 드론 완성체 개발을 추진한다. 이는 단순한 성능 경쟁이 아니라, 산업과 공공 현장에서 즉시 활용 가능한 수준으로 드론 기술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접근이다.
출처=국토부
출처=국토부
동시에 모터와 배터리 등 핵심 부품의 국산화도 본격 추진한다. 지금까지 국내 드론 산업은 주요 부품을 해외에 의존하는 구조였는데, 이번 사업을 통해 공급망 안정성과 기술 자립을 동시에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핵심 기술 분야에서도 변화가 뚜렷하다. 충돌 방지 기술은 다수 드론을 동시에 운용하는 환경에서 필수 요소로 자리 잡았으며, 영상 송수신 기술은 장애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통신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고도화되고 있다. 여기에 전파 교란에 대응하는 항재밍 기술까지 포함되면서, 드론 활용 환경은 단순 실증을 넘어 실제 운용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결국 이번 사업은 단순 기술 개발이 아니라, 완성체–부품–운용 기술을 하나로 묶는 산업 생태계 구축 전략에 가깝다.
“기술은 됐는데 사업은 남았다”…드론 정책의 구조적 한계
이번 드론 실증도시 및 상용화 사업이 실제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지금까지 드론 산업이 반복적으로 마주해 온 구조적 한계가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가장 큰 문제는 수익성이다. 드론 배송을 기술적으로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은 이미 여러 실증 사업을 통해 확인됐다. 그러나 배송 단가와 운영 비용을 비교하면, 아직은 상업적으로 지속 가능한 구조를 만들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인프라 구축 비용과 운영 인력, 유지보수까지 포함하면 기존 물류 방식 대비 비용 경쟁력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
공공서비스 영역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산불 감시나 안전 순찰, 해양 모니터링 등은 드론 활용 효과가 분명하지만, 대부분 공공 예산에 의존하는 구조다. 실증 단계에서는 정책 사업으로는 유지가 가능하겠지만,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운영 체계를 만들려면 예산 지속성과 운영 주체에 대한 명확한 설계가 필요하다.
기술 측면에서도 완전한 자립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정부가 모터와 배터리 등 핵심 부품 국산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중국 업체들이 가격과 생산 규모에서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 단기간 내 경쟁력 있는 공급망을 구축하지 못할 경우, 국산화 정책이 비용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운용 환경에 대한 제약도 여전히 존재한다. 도심 지역에서는 비행 규제와 안전 기준, 주민 수용성 문제가 동시에 작용한다. 특히 드론 배송과 같은 서비스는 소음과 프라이버시 이슈까지 맞물리면서, 기술적 가능성과 별개로 실제 서비스 확산에 제약이 발생할 수 있다.
결국 이번 사업의 성패는 기술 개발 여부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운영 구조를 얼마나 빠르게 구축하느냐에 달려 있다. 실증을 넘어 실제 서비스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수익 모델과 규제 환경, 사회적 수용성까지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번 사업은 그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IT동아 김동진 기자 (kdj@itdonga.com)

<구체적인 내용이나 첨부파일은 아래 [IT 동아] 사이트의 글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