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동아] [기고] 모두의 창업, 지역의 골목에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발견하다
2026년 04월 07일
[IT동아]
떠나는 지역에서 ‘기회가 머무는 지역’으로…전국 17개 혁신센터가 함께 이끄는 대전환
‘지역 소멸’은 더 이상 먼 미래의 경고가 아니다. 청년들이 일자리와 기회를 찾아 수도권으로 빠져나가고, 지방 대학은 신입생 충원에 허덕이며, 한때 지역 경제를 떠받치던 산업단지는 조용히 노후화되고 있다. 구조적 쏠림이 심화될수록 지방 공동화는 가속되고, 사회적 이동성도 함께 위축된다.
문제를 올바르게 진단했다면, 질문도 바꿔야 한다. ‘왜 지역을 떠나는가’가 아니라, ‘지역에 어떤 기회를 심을 것인가’다. 2026년 중소벤처기업부가 출범한 ‘모두의 창업’은 그 질문에 대한 정책적 응답이다. 세종창조경제혁신센터를 비롯한 전국 17개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이 정책이 현장에서 실제로 작동하도록 하는 가장 가까운 실행 파트너다.
![[IT 동아] [기고] 모두의 창업, 지역의 골목에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발견하다 1 출처=모두의 창업 홈페이지](https://it.donga.com/media/__sized__/images/2026/4/7/9372de7d618544dc-thumbnail-1920x1080-70.jpg)
누구에게나, 어디서나 기회는 열려 있다
옛 어촌에서는 잡은 생선이 팔리지 않으면 그냥 버렸다. 그런데 누군가 그 생선을 말려 내륙까지 가져가 팔기 시작했다. 버려지던 것이 상품이 되었고, 닿지 않던 시장이 열렸다. 마을에 물이 부족해 주민들이 먼 곳까지 물을 길으러 다니던 시절, 누군가 그 불편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우물을 팠다. 기술도, 자본도 변변치 않았지만 그 실행 하나가 마을 전체의 삶을 바꿨다.
창업의 본질은 지금도 다르지 않다. 거창한 기술이나 넉넉한 자본이 먼저가 아니다. 내가 사는 곳의 문제를 발견하고, 그것을 직접 풀어보겠다는 실행이 먼저다. 작은 시장에서 부딪히고, 실패하고, 다시 시도하는 과정 속에서 비로소 사업이 만들어진다. 지역은 그 실행을 시작하기에 오히려 유리한 환경이다. 고객과의 거리가 가깝고, 문제의 실체가 눈앞에 있다.
‘모두의 창업’이 찾는 창업가는 바로 이런 사람이다. 지역에서 자란 만큼 지역의 문제를 가장 먼저, 가장 깊이 아는 사람. 그 문제를 외면하지 않고 직접 나서서 해결하려는 창업가를 발굴하고 지원하려고 하는 것이다.
지역 산업의 노후화는 편견이다
APR은 창립 12년 만에 아모레퍼시픽의 시가총액을 넘어선 기업이다. 자본, 인력, 유통망 모두 불리한 조건에서, 디지털 기반 글로벌 마케팅과 빠른 실행력으로 기존 대기업이 미처 개척하지 못한 시장을 공략했다. 자원이 부족한 곳에서도 전략적 재배치와 민첩한 실행이 결합되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을 이 사례는 실증한다.
지역 산업도 마찬가지다. AI, 첨단 로봇, 바이오 같은 딥테크가 접목되는 순간, 지역의 전통 산업은 단순한 노후 산업이 아니라 대체 불가능한 경쟁력의 원천이 된다. 지역 농산물이 AI 물류 최적화 시스템을 만나고, 지방의 제조 공정이 스마트 로봇으로 재편될 때, 그 기업은 더 이상 지역 기업이 아닌 글로벌 기업이 된다. 이 과정에서 지역 고유의 산업 자산과 딥테크를 연결하는 튼튼한 가교가 마련된다면, 지역발 혁신 모델은 더욱 빠르게 확산될 수 있다.
좋은 일자리는 창업 생태계에서 나온다
오늘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들도 처음부터 풍족했던 것은 아니다. 자본도, 인력도, 기술도 부족했던 시절, 그들이 가진 것은 오직 과감한 실행력이었다. 그 실행이 쌓여 지금의 글로벌 기업이 되었다. 지역의 창업가들에게도 그 출발점은 다르지 않다. 지금 이 순간 도전을 선택하는 것 자체가, 다음 세대의 성공 기업을 만드는 첫 걸음이다.
지역 대학을 졸업한 인재가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는 기술 기반 스타트업, 실패 경험이 이력서의 오점이 아닌 다음 도전의 자산이 되는 노동 시장. 이것이 우리가 만들어야 할 창업 생태계의 실체다. 창업가가 성장하고 동료를 채용하며, 그 동료가 다시 지역에 뿌리를 내리는 선순환이 가능해질 때 비로소 지역 활성화는 구호가 아닌 현실이 된다. 이를 위해 창업가의 성장 단계에 맞춰 멘토링·공간·투자를 촘촘히 연결하고, 지역의 인재가 더 넓은 시장과 파트너를 만날 수 있도록 돕는 치밀한 설계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모두가 도전하고, 모두가 성장하는 시대를 열자
시장과 표준이 이제 갓 만들어진 부문에서는 ‘자원이 많은 곳’보다 ‘빠르게 실험하는 곳’이 먼저 자리를 잡는다. ‘모두의 창업’이 겨냥하는 지점이 바로 여기다. 지역이 실험장이 되고, 거기서 나온 혁신이 국가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모두의 창업’은 정책 명칭이 아니라 사회적 약속이다. 실패가 두려워 도전을 멈추지 않도록, 지역이라는 조건이 한계가 아닌 출발점이 되도록 제도와 자원을 집중하겠다는 선언이다. 부산의 바다에서, 전남의 들판에서, 강원의 산자락에서, 그리고 행정의 심장 세종에서 창업의 불꽃이 동시에 피어오를 때, 대한민국 경제 지도는 새롭게 다시 그려질 것이다.
전국 곳곳에서 새로운 ‘개천의 용’이 등장해야만, 대한민국은 다음 단계로 도약할 수 있다. 세종창조경제혁신센터는 전국 17개 혁신센터와 함께, 그 도약의 현장 파트너가 되겠다.
오득창 세종창조경제혁신센터 대표이사
![[IT 동아] [기고] 모두의 창업, 지역의 골목에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발견하다 2 오득창 세종창조경제혁신센터 대표이사 / 출처=세종창조경제혁신센터](https://it.donga.com/media/__sized__/images/2026/4/7/c9a0ef3265d145ba-thumbnail-1920x1080-70.jpg)
LG전자에서 23년간 기술/사업개발 분야에서 역량을 쌓았고, 블루오션연구소장을 역임했다. 이후 민간 액셀러레이터 와이앤아처 부사장, 계명대 핀테크비즈니스학과 교수로 활동했다. 기술 기반 창업 생태계 조성과 퀀텀테크 스타트업 육성 전문가다.
정리 / IT동아 차주경 기자(racingca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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