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동아] 메타이뮨텍 “면역세포 측정 플랫폼 셀리틱스로 누구나 면역 관리하는 시대 열 것” [농업이 IT(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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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동아 강형석 기자] 몸에 힘이 없거나 감기에 걸리면 습관처럼 면역력이 떨어졌다고 말한다.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 여러 건강기능식품을 챙겨 먹는다. 정작 내 면역력이 얼마나 떨어졌는지, 건강기능식품을 섭취한 뒤 얼마나 회복됐는지 수치로 확인해 본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대부분 기분이나 느낌에 의존해 온 게 현실이다.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개인 맞춤형 건강 관리와 예방 의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시장조사기업 마켓앤마켓츠(Marketsandmarkets)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면역 진단 시장은 2024년 1010억 달러(약 153조 49억 원)에서 2030년 1576억 달러(약 238조 7482억 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의료 환경이 질병 발생 후 치료하는 전통 체계에서, 발병 전 신체 방어 체계를 미리 점검하고 강화하는 예방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그만큼 면역력을 객관적인 데이터로 시각화해 보여주는 기술의 중요성도 커졌다. 현재 면역 기능 진단은 형광활성화 세포분류방식(FACS, Fluorescence Activated Cell Sorting)과 효소면역분석(ELISA, Enzyme-Linked Immunosorbent Assay) 방식 등 두 가지가 주로 쓰인다. FACS는 세포를 형광으로 표지해 레이저로 분석하는 방식이다. 정밀하지만 장비 가격이 수억 원대에 달하고 전문 인력 없이는 운용이 어렵다. ELISA는 세포에서 분비되는 사이토카인 같은 단백질을 측정하는 방식이다. 결과를 얻기까지 2일~3일이 걸리고 세포 자체를 직접 분석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뒤따른다. 두 방식 모두 대형 병원이나 연구소 규모가 아니라면 일반인이 접근하기 어렵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성규 메타이뮨텍 CTO / 출처=IT동아
서성규 메타이뮨텍 CTO / 출처=IT동아

바이오테크 스타트업 메타이뮨텍(Meta Immune Tech)은 면역 진단의 복잡함과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기술 플랫폼, 셀리틱스(Cellytics)를 제안한다. 셀리틱스는 렌즈 없이 세포의 그림자를 촬영해 면역세포의 수와 활성도를 단시간에 수치화해 보여준다. 메타이뮨텍은 어떤 기술로 면역세포 분석 방식을 혁신했을까? 서성규 메타이뮨텍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NK세포 그림자를 분석해 면역 상태를 파악한다

“우리가 일상에서 면역력이라는 단어를 많이 씁니다. 대상포진에 걸리거나 암 진단을 받을 때도 면역력 저하를 원인으로 꼽곤 하죠. 그래서 건강기능식품을 챙겨 먹으며 몸이 좋아졌다고 느끼지만, 과학적으로 증명할 방법은 그간 제한적이었습니다. 메타이뮨텍은 혈액 속에 숨은 개인의 면역 상태를 쉽고 빠르고 정확히 측정, 수치화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서성규 CTO는 데이터의 ‘객관적 증명’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기존 면역 진단 시장의 맹점이 결과의 모호성과 복잡성이기 때문이다. 메타이뮨텍이 개발한 셀리틱스 플랫폼은 면역세포 자체를 직접 측정하고 결과를 수치화하는 데 초점을 뒀다.
인체 면역의 핵심은 NK(Natural Killer)세포다. T세포처럼 기억을 형성하거나 백신을 맞아야 활성화되는 것과 달리, NK세포는 몸 밖에서 들어온 이물질이나 암세포를 발견하는 즉시 공격한다. 결국 면역력은 NK세포의 활성화 정도가 결정하는 셈이다.
무렌즈 음영 이미징 기술(LSIT)을 활용해 NK세포의 그림자를 기록, 분석한다 / 출처=메타이뮨텍
무렌즈 음영 이미징 기술(LSIT)을 활용해 NK세포의 그림자를 기록, 분석한다 / 출처=메타이뮨텍
셀리틱스 플랫폼이 NK세포의 면역력을 측정하는 건 분리·자극·분석, 세 단계로 구성된다. 서성규 CTO는 각 단계를 차근히 설명했다. 먼저 1밀리리터(ml) 남짓한 전혈에서 NK세포만 골라낸다. 메타이뮨텍의 분리 시약은 NK세포를 제외한 나머지 세포에 자석 입자(마이크로 비드)를 부착한 뒤 자력으로 끌어당기는 음성 선별(Negative Selection) 방식을 쓴다. 불필요한 세포를 제거하고 NK세포만 남기는 구조라 시료의 순도가 높다는 게 서성규 CTO의 설명이다.
분리된 NK세포에는 활성화 자극제(ASC-NK)를 투입해 세포 반응을 유도한다. 쉬는 상태의 NK세포는 둥근 형태를 띠지만, 활성화되면 크기가 커지고 표면 구조가 복잡해진다. 면역력이 좋은 NK세포일수록 이 반응이 빠르고 뚜렷하게 나타난다.
NK세포의 그림자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학습된 AI를 활용, 정확도를 높였다 / 출처=메타이뮨텍
NK세포의 그림자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학습된 AI를 활용, 정확도를 높였다 / 출처=메타이뮨텍
마지막 측정 단계에는 메타이뮨텍의 무렌즈 음영 이미징 기술(LSIT, Lensless Shadow Imaging Technology)이 적용된다. 별도 렌즈 없이 세포의 그림자를 찍어 분석하는 방식이다.
“LED와 미세한 구멍(마이크로 핀홀) 사이에 세포칩을 놓은 후 특정 파장의 빛을 조사합니다. 세포를 통과하는 빛과 통과하지 못하는 빛 사이에 간섭 현상이 발생하는데, 그 결과가 동심원 형태의 홀로그램 그림자로 기록됩니다. 이를 디지털 인라인 홀로그램(Digital Inline Hologram)이라 부릅니다. 여기에 세포마다 지문처럼 독특한 패턴이 나타나죠.”
셀리틱스 플랫폼은 이 그림자 패턴을 CMOS 이미지 센서로 한 번에 읽어낸다. 500만 화소 이미지 하나에 세포 패턴 500개~1000개가 동시에 담긴다.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이 각 세포의 활성화 여부를 판별해 개별 면역 보고서로 출력하는 구조다. 예를 들어 측정한 NK세포 275개 가운데 100개는 활성화, 60개는 중간, 115개는 비활성이라는 식으로 알려준다. 서성규 CTO에 따르면 무렌즈 음영 이미징 기술 방식의 세포 분석 정확도는 약 95% 수준이다.

셀리틱스 플랫폼의 차별점은 ‘비용절감ㆍ속도ㆍ편의성’

셀리틱스 플랫폼의 주 경쟁력은 무렌즈 음영 이미징 기술이다. 확대 없이 디지털 촬영과 AI 분석만으로 세포 상태를 빠르게 판별한다. 구성 부품도 LED, 일회용 세포칩, CMOS 센서 세 가지로 단순하다. 대형 렌즈가 필요한 FACS나 ELISA 방식과 달리 장비를 소형화해 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다. 기기 작동과 분석 과정이 간단해 숙련된 전문 인력 없이도 운용이 가능하다는 점도 강점이다.
속도와 편의성도 기존 방식을 크게 앞선다. FACS 검사는 세포 분석에만 최소 3시간 이상이 소요되며, 값비싼 항체 마커에 의존해야 한다. ELISA는 세포가 아닌 사이토카인 같은 단백질을 측정하기 때문에 세포 상태를 보여주지 못하고, 결과가 나오기까지 최대 3일이 필요하다. 반면 셀리틱스 플랫폼은 항체 없이 세포 형태만으로 분석하는 라벨 프리(Label-free) 방식으로 전체 분석 시간을 5분~10분 이내로 단축했다.
메타이뮨텍은 셀리틱스 플랫폼이 FACS, ELISA 기술 대비 경쟁력을 갖췄다고 강조한다 / 출처=메타이뮨텍
메타이뮨텍은 셀리틱스 플랫폼이 FACS, ELISA 기술 대비 경쟁력을 갖췄다고 강조한다 / 출처=메타이뮨텍
서성규 CTO는 셀리틱스 플랫폼이 면역진단 기기 시장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현재 체외진단 기기 시장은 로슈(Roche), 애보트(Abbott), 지멘스(Siemens) 등 글로벌 강자들이 수십 년간 특허를 쌓아온 분야로 후발주자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좁다. 그럼에도 메타이뮨텍은 무렌즈 음영 이미징 기술, 디지털 인라인 홀로그램 기술, AI 분석 데이터 등 새로운 가치를 내세워 글로벌 기업과 경쟁할 계획이다.

보수적인 시장, 데이터 신뢰성 및 사업 다변화로 정면돌파

뛰어난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성장 가도가 순탄한 것만은 아니다. 딥테크·바이오 스타트업이 공통으로 겪는 가장 큰 난관은 규제와 보수적인 시장 분위기다. 서성규 CTO도 새로운 기술 표준을 시장에 안착시키는 과정의 어려움을 털어놨다. 오랜 시간 FACS와 ELISA 방식에 익숙해진 의료진과 연구자들의 인식을 하루아침에 바꾸기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안정적인 양산 체제 구축도 풀어야 할 숙제다. 연구 목적으로 개발한 시제품과 일정한 품질을 갖춘 장비를 양산하는 건 전혀 다른 문제다. 대규모 자본이 수반되는 의료기기 제조·품질관리 기준(GMP) 시설 확보와 유지보수 인프라 구축도 고민거리다. 기업 성장과 기술 개발을 위한 투자 유치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여러 난관 속에서도 메타이뮨텍은 과제들을 정면으로 돌파하는 전략을 택했다. 먼저 셀리틱스 플랫폼의 신뢰도 검증을 위한 임상 데이터 축적에 공을 들였다. 기존 표준 장비들과의 비교 검증 데이터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고려대 안암병원과 전남대병원 등 여러 의료 기관과 공동 연구를 진행하며 학술적 근거를 탄탄하게 다져 나갔다.
“아무리 빠르고 편하다고 외쳐도, 결국 의료 시장을 움직이는 힘은 ‘데이터의 정확성’에서 나옵니다. 메타이뮨텍은 개발 단계부터 환자 모니터링까지 전 주기를 커버할 수 있는 객관적 지표를 확보하는 데 사활을 걸었습니다. 렌즈프리 이미징과 AI 알고리듬을 고도화해 검사 결과 재현성을 기존 대형 장비 수준으로 끌어올렸죠.”
메타이뮨텍은 셀리틱스 플랫폼을 사람에서 반려견 시장으로 확대하며 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 출처=메타이뮨텍
메타이뮨텍은 셀리틱스 플랫폼을 사람에서 반려견 시장으로 확대하며 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 출처=메타이뮨텍
사업 다각화에도 속도를 낸다. 까다롭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의료기기 인허가는 그대로 진행하되, 수익 모델 다변화를 위해 반려동물 시장에 눈을 돌린 게 대표적이다. 의료기기 인허가 없이도 서비스가 가능하고 시장 잠재력 또한 충분했다. 메타이뮨텍은 셀리틱스 펫 이뮤니티(Cellytics Pet Immunity) 플랫폼을 구축했고, 건국대학교 부속 동물병원에서 상용화하며 실력을 입증했다.
인간과 달리 반려동물은 의사소통이 불가능해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기가 매우 어렵다. 메타이뮨텍은 셀리틱스 펫 이뮤니티 플랫폼으로 백신 접종 전후의 면역 반응, 수술 후 회복 상태, 면역증강제 투여 효과 등을 수치화해 수의사와 보호자에게 직관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메타이뮨텍은 셀리틱스 플랫폼을 사람과 반려동물의 NK세포 분석 외에도 잠복결핵 분석(셀리틱스 TB), 연구자용 세포분석 시스템(셀리틱스 RUO) 등으로 확대한다. 셀리틱스 TB는 결핵균에 감염됐지만 증상이 없는 잠복 상태를 진단하는 플랫폼이다. 셀리틱스 RUO는 세포 계수(Cell Counting), 세포 생존율(Cell Viability), 세포 활성도(Cell Activity) 등 세 가지를 5분~10분 이내에 분석 가능하다.

체온계처럼 누구나 간편하게 면역 상태를 진단ㆍ관리하도록 혁신할 것

메타이뮨텍은 여러 기관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2024년에는 메디텍(Meditek) 2024, CES 2024 등 헬스케어 분야 혁신상을 품에 안으며 글로벌 시장에 두각을 드러냈고, 2025년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는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에 선정됐다. 2026년에는 과학벨트 과학사업화 지원사업을 통해 셀리틱스 플랫폼 고도화에 힘쓸 예정이다.
꾸준한 성장의 배경에는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이하 농진원)의 지원이 뒷받침됐다. 사업비 지원·교육, 특허 전략 컨설팅, 세무 지원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성장의 발판을 마련해준 것이다. 특히 농진원의 지원은 셀리틱스 펫 이뮤니티 플랫폼 구축의 밑거름이 됐다.
서성규 CTO는 “농진원과의 협업이 메타이뮨텍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됐습니다. 상상만 하던 반려견 면역 진단 시스템을 구축하고 상용화에도 성공했기 때문이죠. 앞으로는 고양이뿐 아니라 소와 돼지 등 경제동물 면역 모니터링 분야로 영역을 확장하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서성규 메타이뮨텍 CTO / 출처=IT동아
서성규 메타이뮨텍 CTO / 출처=IT동아
“메타이뮨텍의 목표는 체온계로 열을 재듯, 누구나 일상에서 간편하게 자신의 면역 상태를 진단하고 관리하는 세상을 만드는 겁니다. 인체용 솔루션과 반려견 솔루션을 토대로 아시아, 북미, 유럽 시장까지 진출하는 데 힘쓰겠습니다. 새로운 진단 방식의 표준을 세우고, 질병의 두려움으로부터 인류와 반려동물을 자유롭게 하는 데 모든 역량을 쏟아붓겠습니다.”
서성규 CTO는 “측정할 수 없으면 관리할 수 없고, 관리할 수 없으면 개선할 수 없다”는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Peter Ferdinand Drucker)의 말을 인용했다. 혈당을 측정하기 시작하면서 당뇨 관리의 역사가 바뀌었듯, 면역력을 쉽게 측정하는 도구가 생기면 건강 관리의 풍경 자체가 달라질 것이라는 이야기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메타이뮨텍은 2026년 내에 셀리틱스 NK 플랫폼의 의료기기 인허가 과정을 마무리하고, 건강검진 기관과 요양병원 등에 진출할 계획이다. AI 기반 세포 분석 알고리듬을 고도화해 기술 차별화에도 속도를 낼 예정이다.
IT동아 강형석 기자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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