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동아] 샥즈 오픈형 이어폰 제조 현장 ‘자체 공장 보유로 철저한 품질 관리’

[IT동아 한만혁 기자] 글로벌 오픈형 이어폰 제조사 샥즈(Shokz)는 2004년 설립 이후 귀를 열고 음악을 듣는 오픈이어 기술과 편안한 착용감에 초점을 두고 기술 혁신을 이어가고 있다.
샥즈의 기술 혁신은 생산라인에서 완성된다. 샥즈는 편안한 착용감의 핵심인 실리콘 소재 배합 및 성형, 오픈형 이어폰 조립 및 생산 등 공정을 별도 전용 라인에서 엄격한 품질 관리 하에 생산한다. 신제품과 시제품, 양산 제품은 성능과 내구성을 확보하기 위해 100여 개의 항목을 세밀하게 테스트한다.
중국 선전과 동관에 위치한 샥즈 생산 현장을 방문해 오픈형 이어폰이 완성되는 전 과정을 살펴봤다.
샥즈랩에서 진행 중인 제품 내구성 테스트 / 출처=샥즈
샥즈랩에서 진행 중인 제품 내구성 테스트 / 출처=샥즈

샥즈, 순방향 설계 적용···3번의 시제품 제작

샥즈는 신제품을 개발할 때 ‘순방향 설계(Forward Design)’ 방식을 적용한다. 순방향 설계는 사용자 요구에서 시작해 제품 설계, 제작 등의 과정을 순차적으로 밟아 최종 결과물을 완성하는 방식이다. 클로이 정(Chloe Zheng) 샥즈 프로덕트 매니저(PM)는 “시스템 공학 이론을 기반으로 기능, 성능, 구조를 정리하고, 이를 바탕으로 신뢰도와 품질을 확보한다”라며 “이를 통해 비용과 개발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클로이 PM에 따르면 샥즈의 신제품 개발은 전 세계 사용자 조사에서 시작된다.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해 제품 콘셉트와 기능 등 개발 방향을 정하면, PM과 개발팀, 엔지니어링팀이 협력해 실현 가능성, 양산 가능성, 시장 경쟁력, 신뢰성 등을 평가한다. 이후 설계안이 확정되면 시제품을 제작한다.
샥즈는 시제품을 세 번 만든다. 각 시제품은 사내 테스트, 여러 국가의 사용자를 통한 실사용 환경 테스트 등에 활용한다. 내외부 테스트 결과를 반영해 제품을 개선한 후 생산 공정 최적화를 진행하고, 기획 단계의 의도와 성능 기준을 모두 충족하는지 평가한다. 모든 기준을 통과해야 비로소 양산에 들어간다.
샥즈 제품 개발 과정을 설명하는 클로이 PM / 출처=IT동아
샥즈 제품 개발 과정을 설명하는 클로이 PM / 출처=IT동아
샥즈는 연구개발(R&D)부터 개발, 설계, 생산까지 전 과정을 자체적으로 수행한다. 엄격한 품질 관리가 가능한 이유다. 김무웅 샥즈 코리아 영업팀장은 “샥즈는 자체 공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개발 단계부터 양산까지 전 과정을 내부에서 통제할 수 있다”라며 “이를 통해 혁신 기술을 구현하고, 품질을 철저히 관리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소재까지 직접 만든다, 샥즈 실리콘 공장

샥즈는 오픈이어 기술만큼 편안한 착용감에 초점을 두고 있다. 오랜 시간 착용할 수 있는 오픈형 이어폰의 장점을 더욱 부각시키기 위함이다. 샥즈 오픈형 이어폰의 착용감을 결정짓는 핵심 소재는 실리콘이다.
샥즈는 기존 실리콘보다 더 부드럽고 편안한 소재를 개발하기 위해 실리콘 소재 R&D 및 생산을 전담하는 자회사 정향정밀(ZhengXiangJingMi)을 설립했다. 데빈 수(Devin Su) 샥즈 소재연구원은 “부드럽고 착용감이 좋은 소재를 직접 만들어야 한다는 강한 의지로 별도 자회사를 설립하고 자체 실리콘 소재 기술까지 확보했다”라고 설명했다.
실리콘 소재 개발 과정을 설명하는 데빈 연구원(우) / 출처=IT동아
실리콘 소재 개발 과정을 설명하는 데빈 연구원(우) / 출처=IT동아
데빈 연구원에 따르면 2023년 선보인 이어후크형 이어폰 ‘오픈핏(OpenFit)’에 적용한 실리콘도 관련 업계에선 고품질 소재에 속하지만,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착용감을 개선하고자 노력했다. 하지만 적합한 소재를 찾지 못했고, 결국 직접 신소재를 개발하기로 했다. 1년간 연구하면서 5000개 이상의 샘플을 만들었다. 결국 기존 실리콘보다 더 부드럽고 밀도가 높은 저경도 실리콘 소재 ‘울트라 소프트 실리콘 2.0’ 개발에 성공했다. 이 소재는 오픈핏2(OpenFit2) 시리즈에 처음 적용됐다. 샥즈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실리콘 관련 기술을 계속 연구하고 있다.
선전에 위치한 정향정밀의 실리콘 생산 공정은 크게 세 단계로 나뉜다. 첫 번째는 금형 제조 공정이다. 금형은 제품의 정밀도와 안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정확한 치수 관리가 필요하다. 이에 정향정밀은 금형을 오차 범위 0.005mm 이내로 제조하는 기술력을 확보했다. 금형 가공을 마친 후에는 팜유(기름야자에서 추출한 식물성 유지)에 넣어 정밀 절삭 작업을 진행한다. 열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팜유 안에서 작업한다는 것이 현장 작업자의 설명이다. 절삭 작업 이후에는 금형 부품 조립 및 최종 결합 단계를 거친다.
금형 제조 공정 / 출처=IT동아
금형 제조 공정 / 출처=IT동아
두 번째는 플라스틱 성형 공정이다. 이어폰 내부에 티타늄 와이어를 고정하는 플라스틱 부품을 만드는 단계다. 플라스틱 알갱이를 가열해 녹인 후 앞서 금형 제조 공정에서 제작한 금형에 주입해 제작한다. 이들 부품은 고정밀 구조로 안정감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최종 확인 단계는 사람의 손을 거친다. 작업자가 튀어나온 부분이나 잔여물을 다듬으면서 세부 마감 상태를 확인하고 완성도를 검수한다.
세 번째는 실리콘 성형 공정이다. 실리콘 성형 구역은 열기가 강하고 소음이 심한 환경이다. 뜨겁게 가열한 액체 실리콘을 취급하는 탓이다. 해당 공정에서는 플라스틱 성형 공정에서 제작한 부품을 금형에 고정한 뒤 액체 실리콘을 주입한다. 이후 열을 식히고 작업자가 주변부를 정리하면서 제작 상태를 최종 점검한다.
실리콘 성형 공정 / 출처=샥즈
실리콘 성형 공정 / 출처=샥즈
오픈핏 프로(OpenFit Pro) 등 일부 제품은 이중 실리콘 구조를 적용한다. 안에는 부드러운 실리콘으로 편안한 촉감을 제공하고 외부는 단단한 실리콘으로 지지력과 내구성을 확보한다. 부드러움과 안정감을 동시에 구현한 구조다.
현재 한 개의 생산라인에서 하루 약 2000개의 제품을 생산하며, 공장 전체로는 하루 4만~5만 개를 생산한다. 실리콘 공정을 거친 부품은 이어폰 조립 공장으로 보내져 제품 조립에 활용된다. 김무웅 팀장은 “모든 공정의 최종 점검은 작업자가 직접 육안으로 확인해 완성도를 높인다. 덕분에 실리콘 공정의 불량률은 3%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충전 케이스부터 이어폰 본체까지, 둥관 양산 현장

샥즈는 개발부터 생산까지 전 과정을 자체적으로 수행하는데, 일부 제조 공정은 업계를 선도하는 파트너사들과 협력하기도 한다. 글로벌 시장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이다. 샥즈의 여러 생산라인 중 중국 둥관에 위치한 파트너사 럭스쉐어(Luxshare)의 샥즈 전용 생산라인에서 이어폰 본체와 충전 케이스 조립 과정을 살펴봤다.
둥관에 위치한 럭스쉐어 / 출처=IT동아
둥관에 위치한 럭스쉐어 / 출처=IT동아
케이스 조립 공정은 자동화되어 있지만 부품이 작고 전선을 미세하게 다뤄야 하는 일부 공정은 작업자가 직접 처리한다. 자동화 공정에는 카메라 기반 비전 기술과 로봇 암이 활용되며, 작업자가 육안으로 불량 여부를 점검해 정확도를 높인다.
공정의 시작은 케이스 하단 조립이다. 자석, 메인보드, 충전 모듈, 배터리 및 회로기판, LED 등의 부품을 순차적으로 조립한 뒤 스프링과 힌지를 장착하고 이후 케이스 상단을 결합해 마무리한다. 케이스 한 개를 완성하는 데 약 15분이 걸리며, 해당 공장에서의 일 생산량은 약 2만 개다.
클립형 이어폰 본체 조립 공정은 수작업 비중이 높다. 부품이 작고 배선 및 부품 배치가 정교해야 하기 때문이다. 공정은 스피커, 마이크, 배터리, 메인보드, 터치 센서 등의 부품을 이어폰 케이스 안에 차례로 넣는 과정으로 진행됐다. 주요 부품을 조립할 때마다 작업자가 직접 측정 기기를 통해 테스트하며, 성능 확인이 끝나야만 다음 공정으로 넘어갔다. 이런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제작 시간이 다소 길다. 이어폰 한 대를 완성하는 데 약 4시간이 소요된다. 해당 공장의 이어폰 일 생산량은 약 5만 개다.

100여 개 항목으로 내구성 검증, 샥즈랩

제품이 완성됐다고 해서 바로 출하되는 것은 아니다. 샥즈는 선전에 위치한 샥즈랩(Shokz Lab)에서 내구성을 위한 최종 테스트를 진행한다. 샥즈랩은 시제품, 신제품, 양산 제품의 내구성을 테스트하는 연구소다. 테스트 항목은 개폐, 비틀림, 낙하, 압착 등 100여 개다. 이를 통해 일상 환경은 물론 고강도 환경에서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내구성을 확보한다. 테스트에는 업계 표준 장비와 샥즈가 직접 개발한 장비를 함께 사용한다. 실사용 환경을 효과적으로 재현하기 위해 직접 개발한 장비다. 물론 국제 표준을 준수했다.
시제품, 신제품, 양산 제품의 내구성을 테스트하는 샥즈랩 / 출처=IT동아
시제품, 신제품, 양산 제품의 내구성을 테스트하는 샥즈랩 / 출처=IT동아
오로라 잔(Aurora Zhan) 샥즈 코리아 마케팅 매니저는 “일반 제품은 30~50개 항목을, 수영이나 트래킹 등 고강도 환경에서 사용하는 제품은 100여 개의 항목을 테스트한다”라며 “샥즈랩을 통해 모든 제품이 시간 흐름과 일상 환경에서 충분한 내구성을 갖출 수 있도록 검증한다”라고 강조했다.
샥즈랩의 주요 테스트 항목은 ▲완제품 및 원자재가 얼마나 잘 늘어나고 버티는지 확인하는 인장 테스트 ▲이어폰이 눌리거나 깔리는 상황을 재현해 구조적 변형이나 기능 이상을 확인하는 내구성 테스트 ▲이어폰이 어느 정도 무게까지 견디는지 평가하는 하중 테스트 ▲수백 번에 걸쳐 무작위로 제품을 떨어트리는 회전식 낙하 테스트 ▲사람 키와 유사한 180cm 높이에서 떨어트리는 자유 낙하 테스트 ▲충전 케이블 삽입감 테스트 ▲충전 단자 삽입 및 분리 수명 테스트 ▲실제 이어폰을 착용하고 벗는 과정을 재현한 뒤틀림 테스트 ▲사용자가 제품을 조작하는 다양한 방식을 검증하는 버튼 테스트 ▲이어폰을 케이스에 넣고 빼는 탈착 테스트 ▲이어폰 탈착 시 블루투스 연결 상태를 확인하는 탈착 감도 테스트 ▲소재 내구성과 외관 품질을 검증하는 스크래치 테스트 등이다.
샥즈랩에서는 100여 개 항목을 테스트한다 / 출처=IT동아
샥즈랩에서는 100여 개 항목을 테스트한다 / 출처=IT동아
이 외에도 환경시험실에서는 영하 30도의 혹한, 영상 70도의 고온, 고습 등 극한 조건에서 물리적 손상이나 성능 저하 여부를 평가한다. 극한 상황에서 테스트하면 제품이 견딜 수 있는 한계 성능을 확인할 수 있고 오랜 시간 사용했을 때의 제품 손상 여부를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 샥즈의 설명이다. 오로라 매니저는 “고온 환경에 96시간 노출하면 약 2년간 사용했을 때의 제품 상태를 가늠할 수 있다. 또한 제논 램프 테스트를 통해 수년간의 일광 노출 환경을 재현해 야외 환경에서의 안정성을 측정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방수 테스트도 세분화했다. IPX4부터 IPX8까지 등급별 환경을 재현해 테스트한다. 물을 80도까지 가열하면서 표면 코팅 안정성 여부를 확인하고, 염수 분무로 해안가와 땀이 미치는 영향을 재현한다. 형광 액체에 담가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미세 침수 흔적까지 검출한다. 무선 이어폰의 경우 이어버드만 테스트하는 경우가 흔하지만 샥즈는 케이스까지 방수 테스트를 진행한다.
샥즈는 시제품의 경우 전량, 양산 제품은 무작위로 선정해 테스트한다. 내구성 테스트는 제품에 실제 충격, 손상, 파괴를 가해 성능, 결함, 수명 등을 확인하는 파괴성 테스트이기 때문에 테스트를 거친 제품은 고객에게 발송할 수 없다. 이에 양산 제품은 전량이 아닌 무작위로 추출한 샘플로 테스트한다. 단 신제품의 경우 더 많은 제품을, 더 자주 테스트한다.
테스트 결과 하나의 항목이라도 문제가 발견되면 해당 날짜 생산분 전체를 수거해 불량 원인을 분석한다. 제품에 수지(나무 진액)를 주입해 굳힌 뒤 절개해 내부 구조를 확인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정확한 불량 부위를 찾아낸다.
극한 환경 조건 테스트 장비(위)와 방수 테스트 장비 / 출처=IT동아
극한 환경 조건 테스트 장비(위)와 방수 테스트 장비 / 출처=IT동아

품질·내구성 위해 아낌없는 투자

샥즈의 생산라인은 샥즈 기술력과 제품 경쟁력을 완성하는 곳이다. 샥즈는 ‘품질은 내 손안에 있다’라는 원칙에 따라 소재 개발부터 조립, 품질 검증까지 전 과정을 자체 인프라로 관리한다. 이를 통해 외부 변수를 최소화하고 품질 기준을 일관되게 유지한다. 또한 순방향 설계 방식을 통해 사용자 요구에서 출발한 기준이 설계와 양산을 거쳐 최종 제품에까지 흔들리지 않고 이어지도록 한다. 이번 생산라인 방문은 이러한 샥즈의 철학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또 하나 인상적인 것은 소재와 품질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는 것이다. 샥즈는 실리콘 소재 개발 전담 자회사를 설립하고 1년 이상의 연구개발을 진행하며 저경도 실리콘을 개발했다. 이는 착용감 개선에 대한 샥즈의 강한 의지와 아낌없는 투자가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샥즈랩도 마찬가지다. 100여 개의 테스트 항목과 극한 환경 재현 설비를 갖추고, 내구성 강화를 위해 철저히 검증한다. 하나의 테스트 항목을 위해 수천만 원에 달하는 장비를 도입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제조사는 비용 절감을 위해 공정 효율을 높이는데 집중한다. 하지만 샥즈는 비용 절감이 아니라 품질 기준을 직접 정의하고 그 기준에 맞추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기울인다. 오픈형 이어폰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샥즈의 이러한 철학과 노력은 제품 경쟁력 강화와 시장 점유율 상승을 견인하는 핵심 요인이 될 것이다. 더 편안하고 품질 좋은 오픈형 이어폰이 제공하는 혜택은 고스란히 소비자 경험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IT동아 한만혁 기자 (m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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