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동아] 세일즈포스 슬랙, 협업 툴 넘어 ‘에이전틱 엔터프라이즈’의 허브를 꿈꾸다

[IT동아 남시현 기자]
“이제 슬랙은 협업 플랫폼을 넘어 에이전트 엔터프라이즈의 핵심으로 인간과 에이전틱 AI 협업의 중심이 됩니다. AI 에이전트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실행하고, 사람은 그 에이전트에게 방향을 제시하며 업무를 보완합니다. 이것이 자리 잡으면 사람과 기업 모두가 더 높은 가치를 향해 나아갈 것입니다”

박세진 세일즈포스 코리아 대표가 간담회 시작에 앞서 ‘에이전틱 엔터프라이즈’ 비전을 소개 중이다 / 출처=IT동아
박세진 세일즈포스 코리아 대표가 간담회 시작에 앞서 ‘에이전틱 엔터프라이즈’ 비전을 소개 중이다 / 출처=IT동아

박세진 세일즈포스 코리아 대표는 슬랙이 에이전트 AI의 중심이며, 이를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방안이 미래 기업 업무의 새로운 방식이 될 것이라 말했다. 4월 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세일즈포스·슬랙 기자간담회가 개최됐다. 세일즈포스는 고객관계관리(CRM)용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기업이며 최근에는 생성형 AI, 에이전트 AI 도입을 통해 기업용 AI 설루션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슬랙은 디지털 협업 툴 기업으로 지난 2020년 세일즈포스가 인수했다.
이번 간담회는 ‘에이전틱 엔터프라이즈: 인간과 에이전트가 공존하는 기업’을 주제로 개최되며 세일즈포스와 슬랙이 구현하는 워크OS에 대한 자세한 소식과 에이전트 AI의 실제 도입사례를 제시했다.

세일즈포스, AI를 보조 도구에서 업무 추진 방식으로 재편


박세진 대표가 세일즈포스의 에이전틱 엔터프라이즈 아키텍처, 즉 AI 사업 전반의 구조를 설명 중이다 / 출처=IT동아
박세진 대표가 세일즈포스의 에이전틱 엔터프라이즈 아키텍처, 즉 AI 사업 전반의 구조를 설명 중이다 / 출처=IT동아
세일즈포스의 AI 전략은 단순한 보조 기능을 넘어 자율적으로 결정, 실행까지 진행하는 자율형 에이전트 ‘에이전트포스’를 중심으로 재편된 상황이다. 들어가기에 앞서 AI 에이전트는 서비스 자체를 지칭하고, 에이전틱 AI는 자율 기술을 뜻한다. 에이전트 AI는 이런 기술 전체를 포함하는 분야, 범주를 의미한다. 기존에 아인슈타인 코파일럿은 사람이 질문하면 AI가 답하고 이를 바탕으로 결정을 내렸는데, 최근의 에이전틱 AI 기술은 고객 지원이나 영업 기회 발굴, 마케팅 캠페인 최적화 등의 작업까지 독립적으로 수행할 만큼 발전했다.
특히 지난 3월 31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세일즈포스 이벤트에서 슬랙을 협업 툴에서 ‘자율적 디지털 동료’로 업무 하는 에이전틱 운영체제로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따라 슬랙은 30개 이상의 새로운 업무용 AI 에이전트 기능과 모델 콘텍스트 프로토콜(이하 MCP) 도입을 통한 6000개 이상의 외부 앱 데이터 연동이 가능해지고, 핵심 AI 엔진으로 앤트로픽 클로드를 도입하는 등 과감한 변화가 이뤄진다. 즉 이번 기자간담회는 국내의 세일즈포스 고객들에게 ‘슬랙봇’을 소개하고, 협업 툴이 AI 통합 운영 체제인 ‘워크 OS’로 발전하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자리다.

27년 간 세일즈포스가 쌓아온 노하우, 슬랙봇 하나로 통합 관리한다


김고중 슬랙 코리아 사업 총괄이 슬랙봇을 설명 중이다 / 출처=IT동아
김고중 슬랙 코리아 사업 총괄이 슬랙봇을 설명 중이다 / 출처=IT동아
슬랙봇은 협업 툴 슬랙 자체에 기본적으로 내장돼 있다.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특성상 바로 활용할 수 있고, 노코드 기반으로 누구나 활용하는 것은 물론 개발자라면 API 연동, MCP 연동 등을 통해 협업 툴 자체 기능과 연동할 수 있다. 슬랙봇에서 가장 주목할만한 사실은 앤트로픽 클로드 기반의 추론 기능 도입이다. 일반적인 협업 툴 내 AI는 키워드나 정해진 알고리즘에 반응했지만 슬랙 내에 축적된 문장과 대화 내용의 맥락을 이해한다. 다 년간 축적된 업무용 대화도 단순히 요약하는 것을 넘어서 결정된 사항, 논의 중인 점, 직급에 따라 할당된 업무 등을 구분하여 전달하는 식이다.

슬랙봇은 MCP 지원으로 AI는 물론 다양한 외부 기능을 연동할 수 있다 / 출처=IT동아
슬랙봇은 MCP 지원으로 AI는 물론 다양한 외부 기능을 연동할 수 있다 / 출처=IT동아
또한 모델 콘텍스트 프로토콜 도입을 통해 외부 서비스 연동의 한계를 무너뜨렸다. 대다수 협업 툴은 개발된 서비스 내 혹은 협력 기업 서비스 등만 연동되지만 MCP 도입으로 구글 워크스페이스나 지라, 서비스나우 등 다른 6000여 개 이상의 MCP 호환 데이터에 직접 접근할 수 있다. 개발 역량을 기반으로 타사 서비스를 슬랙 자체에 응용해서 활용하거나, 외부 앱의 API를 직접 불러와 데이터를 연동할 수 있다. 소통 중심의 협업에서 데이터 기반의 작업이 가능해졌다.

슬랙은 앞으로 AI 에이전트를 통합 관리하는 플랫폼으로 활용된다. 세일즈포스는 얼마나 많은 작업이 이뤄졌는지를 에이전트 워크 유닛이라는 성과 지표로 계산할 예정이다 / 출처=IT동아
슬랙은 앞으로 AI 에이전트를 통합 관리하는 플랫폼으로 활용된다. 세일즈포스는 얼마나 많은 작업이 이뤄졌는지를 에이전트 워크 유닛이라는 성과 지표로 계산할 예정이다 / 출처=IT동아
김고중 슬랙 코리아 사업 총괄은 “AI 가드레일로 정의된 부분 내에서 데이터를 수집하며, 나만의 AI 에이전트를 만들어 같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출시 1분기 만에 계속 진화했고, 몇 개월 안에 모든 에이전트를 조율하는 슈퍼 에이전트로서의 역할을 할 것이다. 앞으로 어떤 에이전트가 존재하는지 알 필요도 없이 업무를 지시하게 될 것”이라고 정리했다.
이렇게 진행되는 작업들은 앞으로 에이전트 워크 유닛(AWU)이라는 단위로 계산된다. AWU는 AI 에이전트가 단순한 답변 생성을 넘어 실제 유의미한 업무까지 완결했는지를 보는 새로운 성과 지표다. 2024년 처음 에이전트포스를 공개한 이후 1년 만에 고객사는 2만 3000개가 넘었고, 지난 4분기에는 7억 7100만 건의 AWU가 완료됐다. 토큰 숫자로 따지면 약 19조 건인데 자원의 단위가 아닌 결과의 단위로 환산함으로써 AI가 실제로 얼마나 가치를 창출했는지를 보겠다는 것이다.

배달의민족, 당근 등 국내 IT 기업의 슬랙봇 활용 사례 제시

슬랙봇 도입 사례를 확인하고자 이예찬 당근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이청규 우아한형제들 담당자가 도입사례 발표에 나섰다. 이예찬 엔지니어는 “당근은 11년 전부터 슬랙을 사용해 왔고, 메신저를 넘어 장애 알림이나 데이터 리포트, 의사 결정 기록 등 모든 자산을 슬랙에 담고 있다. 다양한 결정 순간이 저장돼 있어 새 담당자가 와도 빠르게 맥락을 파악하고 조직의 생존성과 실행 능력을 높이는데 기여한다”라고 소개했다.
이청규 담당자도 “슬랙을 활용하면 업무의 흐름이 생성되고, 추가공유 없이도 의사결정을 실행할 수 있다. 또 배달의민족은 딜리버리 히어로를 포함한 글로벌 조직들과 수많은 파트너사 등 외부 파트너까지 생태계로 포함한다”라고 소개했다.

이예찬 당근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중앙)와 이청규 우아한형제들 IT솔루션관리팀 담당자가 질의응답에 답하고 있다 / 출처=IT동아
이예찬 당근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중앙)와 이청규 우아한형제들 IT솔루션관리팀 담당자가 질의응답에 답하고 있다 / 출처=IT동아
우아한 형제들의 사업 측면에서는 “개발자가 많다 보니 지라와 컨플루언스를 많이 쓰고 있는데, 최근 MCP 지원으로 슬랙과 타 서비스 연결성이 높아지며 기존 시스템을 옮길 필요가 없어졌다. 외부 서비스형 소프트웨어 연동뿐만 아니라 내부 시스템 권한 요청이나 승인도 슬랙에서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당근 역시 “내부적으로 콘트롤이라는 배포 도구를 사용하는데 과거에는 VPN을 켜고 로그인해야 했는데, 지금은 슬랙 알림으로 바로 배포가 된다”라고 정리했다. 두 기업 모두 MCP를 통해 외부 서비스와 자사 서비스를 연동하고 내부 데이터를 그대로 자산으로 구축해 AI 에이전트화하고 있다.

주다혜 세일즈포스 솔루션 엔지니어가 내부 기능으로 제공되는 앤트로픽 클로드를 시연 중이다 / 출처=IT동아
주다혜 세일즈포스 솔루션 엔지니어가 내부 기능으로 제공되는 앤트로픽 클로드를 시연 중이다 / 출처=IT동아
에이전트 AI 기업으로의 전환을 구상 중인 기업에 대한 현실적인 조언도 덧붙였다. 이청규 매니저는 “AI를 제대로 쓰려면 데이터가 잘 쌓여있어야 한다. 슬랙을 사용하면 업무 데이터가 매일 쌓이고, 여기에 바로 AI 에이전트를 붙여 적은 공수로 빠르고 강력한 AI를 만들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이예찬 엔지니어도 “AI 혁신은 결국 콘텍스트 싸움이다. 협업 툴은 임직원들이 직접 대화하며 나눈 대화가 쌓여있는 광장이다. 슬랙을 활용하는 것 자체가 곧 AI를 통한 업무 방식의 변화를 가장 잘 녹여낼 수 있는 방안”이라고 덧붙였다.

결정 능력 갖춘 AI 도구의 등장, 기업들은 편리한 통합 관리 찾을 것


김근명 세일즈포스 코리아 엔터프라이즈 아키텍트가 세일즈포스의 기술 청사진을 소개 중이다 / 출처=IT동아
김근명 세일즈포스 코리아 엔터프라이즈 아키텍트가 세일즈포스의 기술 청사진을 소개 중이다 / 출처=IT동아
생성형 AI가 등장했어도 한동안 협업 툴과는 결부되지 않았다. 세일즈포스가 슬랙을 인수했던 것도 생성형 AI와의 결합보다는 기업용 협업 플랫폼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이유가 더 컸다. 하지만 결정 권한을 가진 에이전틱 AI가 등장하며 협업 툴의 가치가 새롭게 산정되고 있다. 그간 사내 AI 도입의 가장 큰 장벽으로 손꼽히는 게 외부 데이터 연동으로 인한 보안 문제였는데, 협업 툴 내에 축적된 데이터로 학습하면 보안 우려는 크게 줄이면서 업무 생산성은 크게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MCP 등을 적용하며 활용도가 훨씬 커진 상황이다.
한편 5년 간 매출은 2.5배 성장했고, 지난해에만 신규 고객사가 10만 개 추가됐다. 인공지능 사용자도 900% 이상 늘었으며 월평균 240억 건의 메시지가 송출되고 있다. 여기에 슬랙봇까지 결합되면 업무용 협업 툴은 AI 에이전트의 종합 플랫폼이 될 것이다. 협업 툴을 활용하는 것만으로 대화 요약이나 회의록 작성 등은 물론 MCP를 통한 외부 서비스 호출, 중소기업을 위한 간편한 CRM 기능까지 이뤄진다. 협업 툴의 기능이 소통 중심에서 진정한 업무 효율 개선으로 진화하는 것이다. 물론 에이전틱 AI의 기능이 아직은 완전하지 않고, 사람이 개입해야 하는 부분이 적진 않다. 하지만 슬랙봇같은 시도를 시작으로 앞으로 업무 환경이 상당히 바뀔 것임은 자명하다.
IT동아 남시현 기자 (s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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