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동아] [스타트업-ing] 모빌리티랩 “군집자율비행 드론으로 농업·재난·국방 현장 무인화”

[IT동아 한만혁 기자] 모빌리티랩은 군집자율비행 기술 기반 무인 방제 전력화 솔루션을 개발하는 딥테크 기업이다. 군집자율비행은 다수의 드론이 중앙 통제 없이 서로의 위치와 임무를 인지하며 자율 비행하는 기술로, 조종사 1명이 여러 드론을 동시에 제어하는 1인 다기(1:N) 제어를 가능하게 한다.
모빌리티랩은 군집자율비행 기술을 통해 농업 방제 비용을 기존 단일 드론 대비 60% 이상 절감하고, 동일 시간에 8배 더 넓은 면적을 방제할 수 있다. 해당 기술은 경기도와 전라북도에서 기술검증(PoC)을 완료했으며, 오는 4월부터 경기도 농지 약 1만 Ha를 대상으로 방제 서비스를 본격 제공할 예정이다.
모빌리티랩은 프리 시드 및 시드 투자와 정부 연구개발(R&D) 과제 등을 통해 25억 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일본, 태국 등 글로벌 진출도 추진하고 있으며, 농업을 시작으로 재난, 국방 영역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천일준 모빌리티랩 대표를 만나 모빌리티랩과 군집자율비행 기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천일준 모빌리티랩 대표 / 출처=IT동아
천일준 모빌리티랩 대표 / 출처=IT동아

UAV 분야 10년 경력 기반으로 창업, 모빌리티랩

IT동아: 안녕하세요, 천일준 대표님. 대표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천일준 대표: 안녕하세요, 모빌리티랩 천일준입니다. 저는 군집자율비행 및 무인항공기(UAV) 분야에서 10년 이상 연구 및 사업 경험을 보유한 기술 창업가입니다. 항공 및 드론 시스템과 자율비행 알고리즘 개발, 실증 기반 서비스 사업 등을 두루 경험했고, 기술 개발부터 실증, 사업화까지 전 주기를 직접 수행했습니다. 지금은 군집자율비행 기술 기반 드론 솔루션 기업 모빌리티랩을 이끌고 있습니다.
IT동아: 드론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천일준 대표: 원래는 방송 장비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하드웨어를 개발했습니다. 그러던 중 드론 촬영을 접하면서 드론에 관심을 갖게 됐고, 드론이 촬영뿐 아니라 농작물 병해충을 예방하고 제거하는 방제 작업에도 널리 활용된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더 자세히 알고 싶어 지난 2012년 드론 기술이 발전한 중국으로 건너가 관련 기업들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이듬해 대한무인항공서비스를 창업하고 농업용 드론 개발 및 판매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IT동아: 모빌리티랩을 창업한 계기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천일준 대표: 드론 관련 사업을 하면서 한 가지 아쉬움을 느꼈습니다. 드론의 활용도가 높아졌지만, 대부분 단일 드론 방식이라 생산성과 경제성을 충분히 개선하기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특히 농업 방제, 재난 대응, 국방 분야에서는 여러 대를 동시에, 안전하게 자동 운용할 수 있는 기술이 절실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군집자율비행 기술에 충돌 회피와 자율주행 기술을 접목하면 이런 아쉬움을 해결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대한무인항공서비스를 나와 준비 기간을 거친 후 지난 2024년 9월 모빌리티랩을 창업했습니다.
IT동아: 군집자율비행이란 무엇인가요?
천일준 대표: 군집자율비행은 다수의 드론이 중앙 통제 없이 서로의 위치와 임무를 인지하며 협력 비행하는 기술입니다. 개별 드론이 아닌 시스템 전체가 하나의 유기체처럼 작동하는 것이죠. 저는 군집자율비행 기술이 생산성과 확장성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미래 드론 기술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빌리티랩 군집자율비행 솔루션으로 농지에 방제하는 모습 / 출처=모빌리티랩
모빌리티랩 군집자율비행 솔루션으로 농지에 방제하는 모습 / 출처=모빌리티랩

군집자율비행 기반 드론 솔루션 개발

IT동아: 모빌리티랩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천일준 대표: 모빌리티랩은 사람이 수행하기 위험하거나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임무를 무인 기술로 해결하는 딥테크 기업입니다. 농업 방제, 대형 산불 진화, 국방 분야 등의 작업은 사람이 직접 수행할 경우 농약 중독, 인명 피해, 전력 손실 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저희는 이러한 현장에 군집자율비행 드론을 투입해 위험 요소를 제거하고 작업 한계를 극복하는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단순히 드론을 만드는 기업이 아니라 극한 환경에서도 임무를 완수할 수 있는 무인 시스템을 구축해 인류의 안전과 생산성을 동시에 혁신하는 것이 저희 목표입니다. 참고로 사명은 저희가 개발한 비행 제어 기술을 드론뿐 아니라 헬기, 반잠수정, 선박, 자동차 등 모든 모빌리티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아 지었습니다.
IT동아: 현재 군집자율비행 기반 방제 솔루션을 개발했습니다. 어떤 솔루션인가요?
천일준 대표: 방제 작업은 특정 기간에 반드시 수행해야 하는 작업입니다. 그 시기를 놓치면 병해충으로 인한 피해를 막을 수 없게 됩니다. 그런데 기존 농업용 드론은 성능이 아무리 뛰어나도 조종사 1명이 드론 1대만 운용한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10만 평의 농지를 방제하려면 조종사 10명이 필요하거나, 1명이 며칠 밤낮을 일해야 하는 것이죠. 저희는 조종사 1명이 여러 드론을 제어하는 1인 다기 제어가 가능합니다. 조종사가 방제 구역을 설정하고 명령만 내리면 자동으로 경로가 생성되고, 드론들이 구역을 나눠 쉼 없이 비행하며 방제합니다.
저희 솔루션의 핵심 기술은 AI 임무 설계와 가상 중력장 기반 군집 비행 제어입니다. AI 임무 설계는 전체 상황을 인지하고 판단하는 두뇌 역할을 합니다. 환경 변수와 임무 목표를 분석해 각 드론에 가장 효율적인 임무를 실시간으로 배분하고 최적의 작업 수행 계획을 수립합니다. 무인화와 자율주행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죠. 가상 중력장 기반 군집 비행 제어는 충돌 회피 및 경로 계획을 위한 기술로, 가상의 중력장을 설정해 드론들이 충돌하지 않고 대형을 유지하면서 목표를 향해 유기적으로 비행하도록 합니다. 이를 통해 현장의 다양한 장애물은 물론 새와 같은 이동형 장애물도 초당 30회 연산으로 충돌 거리를 계산해 회피합니다.
IT동아: 단일 드론 대비 어느 정도의 효과가 있나요?
천일준 대표: 드론들이 구역을 나눠 쉼 없이 비행하기 때문에 단위 면적당 방제 비용은 기존 단일 드론 대비 60% 이상 절감할 수 있습니다. 방제 시간은 1/10로 단축되고, 동일한 시간에 8배 더 넓은 면적을 방제할 수 있습니다. 특정 기간에 모든 농지를 방제해야 하는 농촌 현장에 적합한 솔루션입니다.
무엇보다 정밀 방제가 가능하다는 것이 강점입니다. 기존 단일 드론은 사람이 수동으로 조작하는 경우가 많아 경로나 목표 지점에 오차가 생기기 쉽습니다. 정밀 방제를 위해서는 2m/s 이하로 일정하게 비행해야 하는데, 수동 조작으로는 2m/s 이하 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기도 어렵죠. 작업 피로도 탓에 비행 시간이 길어지면 정밀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저희 솔루션은 일정한 속도로 비행하면서 누락되는 구역 없이 골고루 방제하기 때문에 넓은 농지를 적기에 정밀하게 처리할 수 있습니다.
군집자율비행 드론 통합관제플랫폼 / 출처=모빌리티랩
군집자율비행 드론 통합관제플랫폼 / 출처=모빌리티랩

경기·전북에서 실증 완료, 올해 본격 매출 창출

IT동아: 현재 개발 단계는 어떻게 되나요?
천일준 대표: 모든 개발을 완료하고 경기도에서 PoC를 진행했습니다. 전라북도에서는 PoC가 진행 중입니다. 결과는 상당히 긍정적이었습니다. PoC 현장에 참가한 전라북도 농업기술원 관계자들은 저속 및 저고도 비행으로 정밀 방제가 가능하면서도 전체 작업 속도는 오히려 빨라진다는 점에서 좋은 반응을 보였습니다. 꼼꼼한 작업을 원하는 농민과 수익 추구를 위해 작업 속도를 높이려는 방제 사업자의 이해 충돌을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단순한 기술 검증을 넘어 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했음을 인정받은 것이죠.
이런 성과를 기반으로 올해 4월부터 경기도 농지 약 1만 Ha에 방제 서비스를 본격 제공할 예정입니다. 이를 기점으로 올해 본격적으로 매출이 발생할 전망입니다.
IT동아: 이제 창업한지 1년 5개월 정도 지났는데, 사업 진행 상황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천일준 대표: 창업 초기부터 기술의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해 2월과 10월에 각각 프리 시드, 시드 투자를 유치했고, 지난해 11월에는 민간투자주도 기술창업지원(TIPS) 프로그램에도 선정됐습니다. 이를 통해 누적 25억 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했습니다. 2024년 예비창업패키지, 2025년 재도전성공패키지 및 드론상용화 과제 등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 및 선도기술 개발 과제에도 연속 선정됐습니다.
저는 기업 경영에서 매출, R&D, 투자 이 세 가지 축의 균형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랜 기간 기업을 운영하면서 그중 하나라도 놓치면 사업 전개가 어려워진다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모빌리티랩이 짧은 시간에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이 균형을 맞추며 사업을 전개했기 때문입니다.

재난·국방 분야로 확장, 글로벌 시장 진출도 추진

IT동아: 지금은 농업 방제 분야에 집중하지만 이외에 다른 분야로의 확장도 준비한다고 들었습니다.
천일준 대표: 우선 지금은 농업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매일 수천 번의 비행이 반복되는 방제 현장에서 군집 비행의 안정성을 극한까지 검증하고 데이터를 축적해 시스템의 신뢰도를 확보할 것입니다. 기술 고도화도 추진 중입니다. TIPS 과제를 통해 토양, 기후, 과거 병해충 발병 이력, 방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병해충 발병 위험 지역을 미리 예측하고 선제적으로 방제하는 AI 기반 기술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후에는 재난과 국방 분야로 확장할 계획입니다. 농약을 뿌리던 정밀 제어 기술은 소방탄 투하로, 비료를 나르던 운송 능력은 군수품 보급으로 전환하고자 합니다. 분야는 달라도 핵심 두뇌는 하나입니다. 검증된 하나의 군집 제어 모듈을 다양한 기체에 적용하는 ‘원 코어 멀티 유즈(One Core Multi Use)’ 전략을 통해 개발 비용은 낮추고 시장 진입 속도는 높여 나갈 것입니다.
CES 2026에서 선보인 대형 무인 헬기 / 출처=IT동아
CES 2026에서 선보인 대형 무인 헬기 / 출처=IT동아
IT동아: 실제로 지난 1월 CES 2026에서 소방탄 투하 시스템과 무인 헬기를 선보였습니다. 어떤 솔루션인가요?
천일준 대표: CES에서 공개한 두 솔루션은 모빌리티랩의 미션인 ‘가장 위험하고 힘든 임무의 무인 전력화’를 실현하는 솔루션입니다. 재난과 국방이라는 가혹한 현장에서 사람을 대체하고 임무 성공률을 극대화하겠다는 저희의 의지가 담긴 결과물이기도 합니다.
소방탄 투하 시스템은 사람이 접근할 수 없는 화염 속으로 대신 들어가는 ‘특공대’입니다. 헬기조차 뜨기 어려운 야간이나 짙은 연기 속에서도 군집 드론이 화점을 정밀 타격해 소방관의 안전을 확보하면서 초기 진화에 기여하도록 설계했습니다. 해당 제품은 미국 시장을 염두에 두고 개발한 솔루션입니다.
대형 무인 헬기는 극한의 환경에서 중장비 역할을 대신합니다. 산불 현장에 200kg 이상의 소화탄을 투하하거나 전장 최전선에 탄약과 식량을 보급하는 등 소형 드론으로는 불가능했던 고중량, 장거리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개발했습니다. 이를 위해 모터가 아닌 엔진을 적용했습니다. 대형 무인 헬기는 국토부 과제로 개발하고 있으며, 고정밀GPS(RTK-GPS), 와이파이, LTE, 스타링크 등 다양한 통신 규격을 지원해 끊김 없이 운용할 수 있습니다. 대형 무인 헬기는 고도화를 거쳐 올해 6월 정식으로 선보일 예정입니다.
IT동아: 글로벌 시장 진출도 준비하시나요?
천일준 대표: 우선 농경지가 우리나라의 4배 이상인 일본 시장에 진출할 계획입니다. 후쿠이현에서 PoC를 진행하기로 했고, 현재 세부 일정 조율 중입니다. 이와 함께 태국 시장에서의 PoC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재난 분야에서는 이번 CES 참가를 통해 수요를 확인한 미국 시장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미국 시장의 경우 재난 분야로 먼저 진입한 후 농업 분야로 확장하고자 합니다. 현지 전시회 참가를 통해 저희 솔루션을 적극 소개하면서 시장을 넓혀나갈 것입니다.
모빌리티랩과 군집자율비행 솔루션에 대해 설명하는 천일준 대표 / 출처=IT동아
모빌리티랩과 군집자율비행 솔루션에 대해 설명하는 천일준 대표 / 출처=IT동아
IT동아: 마지막으로 모빌리티랩의 향후 계획과 목표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천일준 대표: 저희의 로드맵은 명확합니다. 단기적으로는 농업 시장에서 군집자율비행 드론의 생산성과 경제성을 증명하고 재난, 국방 영역으로 확장해 나갈 것입니다. 일본, 태국, 미국 시장으로의 진출도 적극 추진할 계획입니다.
저희의 목표는 인류가 마주한 모든 위험한 현장을 무인화하는 것입니다. 산불이 나면 소방관 대신 저희 드론이 먼저 날아오르고, 전장에서는 병사 대신 저희 드론이 임무를 수행하는 등 위험한 곳에는 언제나 모빌리티랩이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IT동아 한만혁 기자 (m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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