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동아] AI 3강 현실로 만든 독자 AI 파운데이션…‘모티프 탈락’이 남긴 과제는
2026년 08월 18일
[IT동아 남시현 기자]
“우리의 협력은 기술 선도국 사이에서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개도국 지원 또한 단순히 인공지능(AI) 격차를 줄이는데 그쳐서도 안된다. 새로운 인재가 성장하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탄생하며, 새 서비스와 시장이 만들어지는 글로벌 AI 생태계의 공동 번영을 위한 투자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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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7월 24일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에 참석했을 당시 / 출처=대한민국 청와대](https://it.donga.com/media/__sized__/images/2026/8/18/5baecf1b8fbf4fe9-thumbnail-1920x1080-70.jpg)
지난 7월 24일 이재명 대통령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에서 한 선언문의 일부다.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AI 등 신산업 집중 육성을 통해 새로운 성장 기반 구축’을 최우선 목표로 삼으며 대한민국을 세계 3대 AI 국가로 만들겠다고 공언해 왔다. 취임 당시인 2025년만 하더라도 우리나라는 글로벌 AI 시장에서 주목받는 국가는 아니었고 2025년 1월 기준으로 에포크 AI의 ‘주목할만한 AI’ 목록에는 2021년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 204B 하나만 이름을 올리고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AI를 새로운 산업혁명으로 규정하고 구체적인 공약 이행에 나섰다. 일단 고성능 GPU 5만 개 확보와 국가 AI 데이터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모두의 AI 프로젝트를 통해 AI 융복합 산업 활성화를 시작했다. 궁극적으로는 인공지능 대전환을 통해 AI 3강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1년이 지난 지금, 우리나라는 예상 밖의 선전을 이뤄내며 글로벌 AI 3강을 현실로 만들고 있다.
美· 中 대립에 폭발적 성장하는 AI, 대한민국도 독자 영역 구축
글로벌 AI 3강의 목표는 미국이 시장을 선도하고 중국이 그 뒤를 추격하며, 대한민국이 3위 국가로 자리매김하자는 의미다. 다만 최근 AI 시장에서 미국과 중국의 격차가 크게 좁혀지면서 미국과 중국이 양극체제를 형성하고, 대한민국이 별개의 축으로 독자적인 AI 영역을 만들고 있다고 보는 게 맞다. 긍정적으로 보자면 3대 강국이고, 일반적으로는 3위로 못 박기보다는 ‘주권 AI를 실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국가’ 정도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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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인드 테스트를 통해 AI의 실제 체감 성능 등을 평가하는 아레나.AI 리더보드. 5위의 문샷 AI를 제외하면 모두 미국 기업이 최상위권에 있다 / 출처=아레나.AI](https://it.donga.com/media/__sized__/images/2026/8/18/71e3c5b8e5cd4566-thumbnail-1920x1080-70.jpg)
스탠퍼드대학교 인간중심 인공지능 연구소가 발표한 AI 인덱스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2월 중국의 딥시크-R1이 등장하며 미국과 중국 간의 모델 성능이 처음 동률을 기록했고, 2026년 3월을 기준으로는 미국이 2.7% 앞서는 정도로 집계했다. 2026년 8월을 기준으로는 클로드 오퍼스 5와 페이블 5, GPT 5.6 sol이 1위에서 4위, 문샷 AI의 키미 K3가 5위, 알리바바 큐웬 3.8 max가 11위권으로 격차가 거의 없는 상황이다. 물론 키미 K3는 높은 지능지수 달성을 위해 응답성과 입출력 비용을 포기한 모델이므로 미국의 상용 서비스 모델과 맞먹는다고 볼 수는 없지만 상당히 위협적이라는 데는 변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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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AI 파운데이션 2차 평가에 참여한 네 개 모델 모두 에포크 AI가 선정한 주목할 만한 AI 모델로 꼽혔다. 2026년 들어 미국과 중국 외 국가의 AI가 이 목록에 선정된 것은 처음이다 / 출처=에포크AI](https://it.donga.com/media/__sized__/images/2026/8/18/f0e84817dcde4ad2-thumbnail-1920x1080-70.jpg)
미국과 중국이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우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독자적인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업스테이지의 솔라 프로 4는 처음으로 아레나.AI의 리더보드에 국내 기업 최초로 44위에 안착했다. 구글 제미나이 3.5 플래시, xAI 그록 4.3, 엔비디아 네모트론 3 울트라와 비슷한 수준이다. 에포크 AI가 선정하는 ‘주목할 만한 AI 모델’에도 모티프 3, K-엑사원 2.0, A.X K2, 솔라 오픈2 250B가 모두 등재됐다. 올해 이 목록에 등재된 국가는 미국과 중국, 그리고 우리나라뿐이다.
또한 스탠퍼드 AI 인덱스 2026 기준으로 우리나라는 인구당 AI 특허 수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고, 메모리 반도체와 파운드리 산업, 데이터센터 구축, 클라우드 등 AI 산업을 두루 갖추고 있다. 여기에 AI를 물리적 서비스로 구현할 수 있는 수준의 제조업과 서비스 수준도 갖추고 있다. 즉 거대 AI 기업을 만들 수 있느냐 보다는 AI 생태계 전반에 필요한 역량을 모두 갖춰 안정적인 AI 산업 구조를 만들 가능성이 가장 높은 국가로 볼 수 있다.
세계 3위 AI 역량, 그 배경에 ‘독자 AI 파운데이션’ 사업
우리나라가 글로벌 AI 기업들과 나란히 설 수 있었던 배경은 지난해 8월 시작된 독자 AI 파운데이션 사업이 있다. 앞서 에포크 AI에 포함된 네 개 모델 모두 한국형 AI를 만들자는 목표로 시작된 해당 사업의 일환으로 구축된 모델이다. 해당 사업을 통해 업스테이지, SK텔레콤, LG AI연구원, NC AI, 네이버클라우드가 AI 모델 구축을 시작했으며, 1차 평가에서 NC AI와 네이버클라우드가 탈락한 이후 모티프테크놀로지스가 중도 합류했다. 1차 평가의 기준은 AI 모델의 구축 기술을 중점적으로 봤고, 2차 평가부터는 AI 모델의 AI 에이전트 성능과 개방형 생태계 기여 수준을 핵심 기준으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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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겸 부총리가 지난해 12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1차 발표회에 참석했을 당시 / 출처=IT동아](https://it.donga.com/media/__sized__/images/2026/8/18/82ec6cf806ee44cd-thumbnail-1920x1080-70.jpg)
평가 기준에 따라 3차 평가로 진입하는 기업은 업스테이지, SK텔레콤, LG AI연구원 세 곳이며 2차 사업부터 합류한 모티프테크놀로지는 아쉽게도 고배를 마셨다. 전문가평가 의견에 따르면 업스테이지 정예팀은 개발 성과를 다음 포털 및 타임리 AI 플랫폼과 연계, 퓨리오사 AI와의 협업 등 외산 하드웨어 종속성을 완화했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SK텔레콤 정예팀은 높은 수리 추론 및 한국어 성능과 대규모 상용 서비스를 통한 실사용 성능 확보, 국방 및 제조 산업 특화 에이전트 실증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LG AI연구원은 유네스코 등 글로벌 기구와 AI 윤리 권고안을 구축하고 있는 점과 에이전트 AI의 차별성, 모델의 신뢰성과 위험요인 관리에 대한 지속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점이 의미가 있다고 평가됐다. 모티프 역시 아키텍처를 비롯한 모든 핵심 구성요소를 자체 개발한 점, 아키텍처 개선 및 효율화 기법 등에서 독창적인 기술력을 내세워 아티피셜 애널리시스에서 국내 기업 최고 성적을 거둔 점 등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발표에서 구체적인 가점과 순위 등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1위와 4위 간의 점수 격차가 4점으로 평가가 매우 치열했다는 점만 알려졌다. 이때 외부 AI 전문가 10명으로 이뤄진 평가에서는 4개 팀 전체평균이 28.8점으로 1위와 4위 간의 점수 격차가 2.4점에 불과했고, AI 전문가 49명과 일반인 185명이 참여하는 사용자 평가에서 1위 4위간 격차가 5점으로 등락을 갈랐다. 남은 3개 팀은 하반기에 1000장 수준의 GPU를 지원받으며 두 자리를 놓고 경쟁하게 된다.
독자 AI 파운데이션 사업, 2차 평가 결과 ‘사용성’에서 갈린 듯
다만 독자 AI 파운데이션 사업의 목표와 취지를 고려했을 때 모티프의 탈락은 아쉬움을 남긴다. 모티프는 불필요한 문맥을 걸러내고 KV 캐시 사용량은 줄인 ‘그룹화된 차등 잠재 어텐션(GDLA)’, 전문가 모델에 포함된 전문가들이 각자 맞는 데이터를 비선형 처리 방식으로 학습하는 ‘특정-전문가-폴리놈(Expert-Specific PolyNorm)’ 등 독자적인 기법들은 물론 여러 개의 정보 흐름을 병렬로 유지하면서 토큰마다 필요한 정보를 혼합해 다음 계층으로 넘기는 ‘매니폴드 제약 하이퍼 연결(Manifold-Constrained Hyper-Connections)’을 추가로 보완한 버전을 적용하는 등 독창적인 시도를 많이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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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티프 3의 높은 지능점수 덕분에 미국과의 AI 지능점수 격차가 6개월이나 단축됐다 / 출처=아티피셜 애널리시스](https://it.donga.com/media/__sized__/images/2026/8/18/e501b51fe894407c-thumbnail-1920x1080-70.jpg)
덕분에 K-엑사원 2.0의 매개변수 절반만으로 아티피셜 애널리시스 지식점수 47점을 획득하며 37점인 업스테이지, 35점인 SK텔레콤, 31점인 LG AI연구원을 큰 격차로 따돌렸다. 모티프가 47점을 획득하지 못했다면 42점인 업스테이지의 솔라 프로 4와 40점인 싱가포르 아그네스 2.5 프로 알파가 비슷한 선상에 있었을 것이다.
정부 역시 기술적 완성도거 높다고 인정하면서도 실용성에서 부족한 면이 있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은 “(모티프가) 기술적으로 뛰어난 성과를 보여준 건 분명하나 100점 만점에 75점 배점인 사용성, 활용성 부문에서 다른 기업에 비해 낮은 평가를 받았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2차 평가의 핵심이 AI 에이전트 도입이었는데 SK텔레콤과 LG AI연구원은 대기업 영향력을 바탕으로 자체 서비스 도입이나 평가, 협력사 도입 등이 가능한 반면, 모티프에게 주어진 시간은 6개월뿐이어서 AI 모델 구축에 전념하고 대규모 도입 사례까지 만들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모티프 3의 높은 성능과는 별개로 전문가 및 국민 참여단이 네 개 모델을 활용하며 느낀 서비스 속도나 활용도, 응답 결과물 등의 만족감이 각기 달랐을 점도 결과에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독자성 확인된 모티프, 비슷한 맥락 기업 꾸준히 지원해야
샘 알트만 오픈AI CEO는 2025년 AMD 초청 행사에서 적어도 2030년까지는 지금처럼 AI 발전 속도가 유지될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샘 알트만은 “몇 년전에는 AI 개발을 위해 새로운 연구를 많이 해야 해 발전 속도를 확신하기 어려웠다. 지금 상황으로 볼 때 2030년까지는 많은 모델이 GPT-3 초기부터 지금까지처럼 빠른 속도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포크 AI’는 2024년 초보다 지난해 AI의 성장 속도가 더 빨라졌다고 집계하며 장기적으로 AI 개발 속도가 더욱 우상향 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술 개발이 공백 없이 이어져야만 프런티어 급 모델을 운영해 나갈 수 있는 조건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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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딥시크 쇼크’로 전 세계 AI 업계를 충격에 몰아넣었던 ‘딥시크 R1’도 1년 6개월이 지난 지금은 그저 그런 AI일 뿐이다. 하지만 딥시크는 V4 모델을 끊임없이 고도화하며 세계 최상위 AI 기업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 출처=아티피셜 애널리시스](https://it.donga.com/media/__sized__/images/2026/8/18/432e60edddb9432c-thumbnail-1920x1080-70.jpg)
결과적으로 모티프테크놀로지가 탈락하긴 했지만 독자성과 기술적 완성도를 고려하면 주권 AI 측면에서 가치가 높은 기업이며, 꾸준히 모델을 고도화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이달 공개된 메타의 뮤즈 그리머는 30B 모델이지만 2024년 7월 공개된 메타 라마 3.1 405B와 비교해 매개변수는 13.5배 작지만 수학 및 추론 성능이 크게 웃돈다. 딥시크 역시 R1로 끝내지 않고 꾸준히 신규 모델을 고도화, 개량 작업을 이어나가면서 여전히 세계 10위권의 프런티어 급 AI 기업으로 남아있다.
한순간이라도 쉬어가면 빠르게 기술 격차가 생기는 것이 AI 시장이며, 미국조차도 중국산 오픈웨이트 모델을 견제하는 사이 문샷AI에게 ‘키미 K3 쇼크’라는 펀치를 맞았다. 이 시장에서 주도권을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공백이 생기지 않게 꾸준히 지원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우리나라에서 오픈AI, 앤트로픽이 나오기는 어렵지만 필요한 AI는 독자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조건이 끝내 마련되기를 희망해 본다.
IT동아 남시현 기자 (s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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