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낸드 현물가 한 달 새 40% 급락…호가·실수요 괴리 심화

삼성전자 9세대 낸드 플래시 메모리
삼성전자 9세대 낸드 플래시 메모리
낸드플래시(NAND Flash) 시장이 유례없는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에 직면했다. 유통 시장에서는 소비자용 범용 제품의 현물 가격이 급락하는 반면, 제조사와 고객사 간 장기 계약 시장에서는 산업용·특수 제품 가격이 폭등하는 정반대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TrendForce)에 따르면, 이달 6일 기준 범용 제품인 512Gb TLC 현물 가격은 20.47달러를 기록했다. 4월 27일(20.59달러) 대비 주간 하락폭은 0.57%에 불과했지만, 최근 한 달간 호가 중심 누적 하락폭은 제품에 따라 30~40%에 달한다.

이 급락의 근본 원인은 소비자용 TLC 제품(USB, 메모리카드, 일반 SSD)에 집중된 재고 과잉과 PC·노트북 수요 둔화다. 이에 따라 유동성 압박을 받은 트레이더들이 재고 처분을 위해 호가를 공격적으로 낮추고 있지만, 구매자들은 추가 하락을 기대하며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 판매 호가와 실수요 간 극심한 괴리(Quote Gap)가 발생하면서 유통 시장은 사실상 거래 절벽 상태에 빠졌다.

반면 장기 계약 시장은 완전히 다른 분위기다. 3월 31일을 기점으로 MLC 계약 가격은 전월 대비 최대 50%, SLC는 20% 이상 폭등했다. 5월 초 최신 데이터에서도 MLC 64Gb 제품이 +8.45%, SLC 1Gb 제품이 +3.68% 상승하며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가격 양극화의 핵심 원인은 공급 측 구조 변화다. 주요 제조사(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키옥시아)가 AI 서버용 HBM과 200층 이상 고적층 3D 낸드 생산에 역량을 총동원하면서, MLC·SLC 등 레거시(성숙 노드) 공정 생산량을 대폭 축소했다. 특히 삼성전자의 MLC 시장 완전 이탈(2026년 6월 최종 출하 종료)이 공급망에 결정적인 타격을 줬다. 이에 따라 글로벌 MLC 생산 능력은 올해 전년 대비 41.7% 급감할 전망이다.

공급 부족이 심화되자 산업용·자동차(전장)·로보틱스·AI 엣지 디바이스 고객사들 사이에서는 재고 확보를 위한 사재기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결과적으로 같은 낸드플래시라도 제품 유형에 따라 완전히 다른 가격 사이클을 보이는 이례적인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2026년 2분기 동안 전체 낸드 계약 가격은 추가로 70~75%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트랜드포스는 “단기적으로 디커플링 현상은 올해 상반기까지 지속될 전망이며, 소비자용 현물 시장은 재고 소진 후 완만한 회복을 보일 수 있으나 산업용·레거시 시장은 2027년 이후에나 본격적인 공급 회복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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