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먹고 잤더니 푹 잤다”…불면증 사라지게한 뜻밖의 ‘캡슐’은

타인의 대변 속 미생물을 활용하는 '대변 캡슐'이 불면증을 개선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사진=게티이미지
타인의 대변 속 미생물을 활용하는 ‘대변 캡슐’이 불면증을 개선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사진=게티이미지
타인의 대변 속 미생물을 활용하는 ‘대변 캡슐’이 불면증을 개선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23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중국 연구팀은 의학 학술지에 게재한 논문에서 분변 미생물 이식(FMT)을 받은 만성 불면증 환자들의 수면 상태가 눈에 띄게 좋아졌다고 밝혔다. 장내 미생물군과 수면의 질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는 최근 연구들을 뒷받침하는 결과다.

연구진은 지속적인 불면 증상을 호소하는 성인 80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실시했다.

전체 참가자 중 절반은 먼저 3일 동안 항생제를 복용해 기존 장내 세균을 줄였다. 이후 수면 문제가 없는 사람에게서 얻은 대변에서 추출한 미생물이 담긴 캡슐 60정을 섭취했다. 2주가 지난 시점에는 같은 방식의 캡슐 20정을 한 차례 더 복용하도록 했다.

수면 중 뇌파 등을 측정한 결과, 미생물 캡슐을 받은 집단의 수면 효율은 치료 시작 전 79%에서 4주 후 93%까지 높아졌다. 수면 효율은 침대에 머문 전체 시간 가운데 실제로 잠든 시간이 차지하는 비율을 의미한다.

이에 비해 가짜 약을 투여받은 대조군에서는 해당 수치가 85%에서 87%로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

밤에 잠에서 깨 있는 시간에서도 뚜렷한 차이가 나타났다. 미생물 이식을 받은 참가자들은 잠든 뒤 깨어 있는 시간이 평균 79분에서 17분으로 감소했다. 참가자들의 설문 조사에서는 이 같은 효과가 치료 종료 이후에도 최대 6개월간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과 전문가들은 장내 세균이 생성하는 여러 대사물질이 혈액을 통해 뇌 기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들 물질이 염증 반응이나 스트레스, 수면과 각성을 조절하는 생체 리듬 등에 관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시모토 겐지 지바대 교수는 이번 연구가 장내 미생물과 수면 사이의 관계를 보여준 기존 연구 결과와 일치하는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연구 참여자가 80명에 불과한 소규모 임상시험이라는 한계가 있는 만큼, 실제 치료법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더 큰 규모와 장기간의 후속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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