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미국판 초코파이 사건?’…3000원짜리 쿠키 때문에 해고된 남성

기사와 직접적 연관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기사와 직접적 연관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에서 한 남성이 사내 매점 셀프 계산대를 이용했다가 11년간 다닌 직장에서 해고당하는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단돈 1.95달러(약 2900원)짜리 쿠키를 정상 결제했지만, 키오스크 오류로 결제 내역이 전송되지 않아 절도범 누명을 쓴 탓이다.

20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 등 현지 외신에 따르면, 미국 켄터키주 루이빌의 포드 자동차 공장에서 11년간 전기 기술자로 근무해 온 커트 크롬(60)은 최근 사측과 구내식당 위탁업체 아라마크를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섰다.

사건은 지난 5월 새벽 3시 30분, 크롬이 야간 근무하던 도중 발생했다. 당뇨를 앓고 있던 크롬은 혈당이 급격히 떨어지자 공장 내 무인 매점에서 1.95달러짜리 초콜릿 칩 쿠키 한 봉지를 집어 들었다. 당시 셀프 계산대 단말기에 카드를 긁자 화면에 오류 메시지가 떴지만, 재차 카드를 긁자 아무런 거절 표시가 나오지 않아 그는 결제가 정상적으로 이뤄졌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일주일 뒤 사측은 그를 노동청으로 불렀고, “매점에서 쿠키를 훔쳤다”며 즉시 해고 통보를 내렸다. 크롬은 자신의 소지품조차 챙기지 못한 채 공장에서 쫓겨났다.

크롬은 “당연히 결제가 제대로 됐겠지 싶었다. 1.95달러라서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다”며 “쿠키 하나 때문에 나를 해고하겠다는 소리에 ‘무슨 소리냐’라고 되물었다”고 회상했다.

이후 크롬은 동료의 도움으로 해당 키오스크의 결제 단말기 사진을 확보하고, 자신의 은행 명세서에서 1.95달러가 실제 출금된 내역을 확인해 포드와 노조 측에 제출했다. 은행 공증 거래 내역까지 전달받은 포드 측은 그제야 시스템 오류를 인정하고, 크롬에게 밀린 임금 약 3만 3000달러(약 4900만 원) 지급과 복직을 제안했다.

하지만 크롬은 회사의 제안을 거절했다. 크롬은 워싱턴 포스트와 인터뷰에서 “억울함을 증명할 기회조차 주지 않고 도둑으로 몰아 해고한 회사로 다시 돌아갈 수는 없다”며 “그들은 진심 어린 사과 한마디 없었다”고 토로했다.

크롬은 변호사를 선임하고 본격적인 손해배상 소송 절차에 착수했다. 크롬 측 변호인은 “충분히 확인할 수 있는 증거가 있었음에도 11년 차 직원을 도둑으로 몰아 쫓아냈다”며 “명예훼손 및 부당해고에 대해 법이 허용하는 최대 범위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포드와 아라마크 측은 “진행 중인 소송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할 수 없다”면서도 “키오스크 관련 문제가 제기된 사례들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사건의 법률적 전망을 두고 전문가들의 의견은 갈렸다. 뉴욕의 임란 안사리 변호사는 “허위 절도 혐의로 장기적인 평판 손상을 입은 만큼 명예훼손과 부당해고 승소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한 반면, 시카고의 앤드류 스톨트만 변호사는 “포드 측이 이미 복직과 밀린 임금을 제안해 손해 배상액 산정이 제한적”이라며 승소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았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구체적인 내용이나 첨부파일은 아래 [전자신문] 사이트의 글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