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우린 살려고 벽에 붙는데”…韓 지하철 ‘스크린도어’가 부러운 뉴요커

서울 구파발역에 설치된 스크린도어(왼쪽)와 벽에 붙어 열차를 기다리는 뉴욕 시민들. 사진=연합뉴스, 엑스(X) 캡처
서울 구파발역에 설치된 스크린도어(왼쪽)와 벽에 붙어 열차를 기다리는 뉴욕 시민들. 사진=연합뉴스, 엑스(X) 캡처
스크린도어 없어 승강장서 선로로 밀치는 범죄 잇단 발생…불안감 커져
미국 뉴욕 지하철에서 승객을 선로로 밀어 떨어뜨리는 이른바 ‘서브웨이 푸싱'(묻지마 밀치기) 범죄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스크린도어를 사실상 전면 도입한 서울 지하철은 지난해 사망 사고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 지하철은 472개 역사 모두 스크린도어가 설치돼 있지 않다. 메트로폴리탄교통공사(MTA)는 2022년 시범 설치 계획을 발표했지만 노후화된 역사 구조와 좁은 승강장 등의 이유로 사업이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현지에서는 전체 역의 약 27%만 설치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크린도어가 없는 환경 탓에 승객을 선로로 떠미는 범죄도 반복되고 있다. 지난해 맨해튼 첼시의 한 지하철역에서는 20대 남성이 40대 남성을 선로로 밀어 중상을 입혔고, 2022년에는 타임스스퀘어역에서 아시아계 여성이 선로로 떠밀려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불안감이 커지면서 승객들이 열차를 기다릴 때 승강장 가장자리 대신 벽 쪽에 바짝 붙어 서 있는 모습도 뉴욕 지하철의 일상이 됐다.

반면 서울 지하철은 스크린도어 설치 이후 선로 사고가 크게 줄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하철 사고 사망자는 스크린도어 설치 이전인 2001∼2009년 연평균 37.1명에서 2010∼2024년에는 0.4명으로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사망 사고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고, 2023년부터 3년 연속 선로 투신과 추락, 열차 접촉에 따른 사망·부상 사고도 없었다.

현재 서울 지하철은 9호선과 우이신설선을 포함한 345개 역사에 스크린도어 설치를 완료했으며, 2026년 기준 설치율은 99%에 달한다. 승강장과 선로를 물리적으로 분리해 승객이 선로로 떨어지거나 밀리는 상황 자체를 차단한 것이 안전성 향상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한편 한국의 스크린도어 시스템은 말레이시아와 중국, 브라질 등으로 수출되며 도시철도 안전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세계 최대 여행 정보 사이트 트립어드바이저도 한국에서 꼭 해봐야 할 체험 가운데 하나로 ‘지하철 이용’을 소개한 바 있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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