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잠수복 입은 ‘사이보그 바퀴벌레’ 개발…“화성에 보낼 수도”

마다가스카르 휘파람바퀴를 원격 제어하는 잠수 장치. 사진=싱가포르 난양공과대학교(NTU)
마다가스카르 휘파람바퀴를 원격 제어하는 잠수 장치. 사진=싱가포르 난양공과대학교(NTU)
싱가포르 연구진, 물 속서도 임무 수행…화성 탐사까지 활용범위 확대 기대
싱가포르 연구진이 물속에서도 최대 3시간 동안 숨을 쉬며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사이보그 바퀴벌레’를 개발했다. 홍수 등 수해 재난 지역의 인명 구조는 물론, 향후 화성 탐사 등 우주 영역까지 활용 범위가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9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싱가포르 난양공과대학교(NTU) 기계항공공학과 히로타카 사토 교수 연구팀은 최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를 통해 3D 프린터로 제작한 잠수복을 장착한 사이보그 바퀴벌레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앞서 연구팀은 마다가스카르 휘파람바퀴의 감각 기관에 전극을 설치해 원격 제어하는 기술을 선보인 바 있다. 이를 통해 바퀴벌레 무리를 조직적으로 움직여 재난 지역 내 생존자를 수색하는 일종의 ‘유기체 드론’을 구축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였다.

생성형 AI 이미지. 사진=챗GPT
생성형 AI 이미지. 사진=챗GPT
바퀴벌레는 인간이 버틸 수 없는 방사능 오염 지역을 누빌 수 있지만, 한 가지 약점이 있다. 바로 물에 약하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침수 지역에서는 이동이 제한된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되어 왔다.

연구팀은 이러한 치명적인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3D 프린팅 기술로 방수 수지 수트를 제작했다. 이 수트는 인간 잠수부의 산소통과 유사한 원리로 작동한다. 다만 무거운 산소통을 직접 장착하는 대신, 과산화수소와 이산화망간 혼합 용액을 수트 내부에 주입해 곤충의 호흡 구멍(기문)에 산소를 지속적으로 공급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바퀴벌레 전용 잠수복 구조와 원격 제어 예시. 사진=싱가포르 난양공과대학교(NTU)
바퀴벌레 전용 잠수복 구조와 원격 제어 예시. 사진=싱가포르 난양공과대학교(NTU)
성능 검증을 위해 침수된 터널과 저산소 환경을 모방한 플라스틱 튜브에서 수륙양용 구조 실험을 진행한 결과, 수트를 입은 바퀴벌레는 약 30cm 깊이의 물속에서 부작용 없이 최대 3시간 동안 이동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수중 이동 속도는 초속 78.4mm로, 지상에서의 평균 이동 속도와 비교해 불과 10mm밖에 차이가 나지 않을 만큼 뛰어난 기동성을 보였다.

로봇이 아닌 실제 곤충을 활용하는 이유에 대해 사토 교수는 “사이보그 곤충은 별도의 배터리 충전 없이도 장시간 활동이 가능하며, 야생에서 스스로 먹이를 섭취해 에너지를 보충할 수 있어 로봇보다 훨씬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사토 교수가 개발한 사이보그 곤충들은 지난 2025년 봄 미얀마를 강타한 규모 7.7의 지진 당시 ‘라이언하트 작전’ 등 실제 수색 및 구조 작업에 투입되어 유효한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연구팀은 이번 수중 이동 기술 확보가 곤충의 활동 영역을 우주로 확장하는 발판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사토 교수는 “궁극적인 목표는 이 기술을 우주로 가져가는 것”이라며 “향후 심우주의 진공 상태와 극한 환경을 견딜 수 있는 곤충용 우주복을 개발해 화성 표면 탐사 등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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