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해약환급금준비금 손질…보험사는 ‘동상이몽’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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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해약환급금준비금 제도 개선 검토에 착수한 가운데 보험사별 셈법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적립 규모를 대폭 낮추자는 의견부터 회사별 자율 적립, 현행 제도 유지까지 서로 다른 주장이 제시된 것으로 파악된다. 준비금 부담과 법인세, 계약자 보호 등 보험사별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이견이 발생하고 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최근 생명·손해보험협회를 통해 보험사들로부터 해약환급금준비금 제도 개선 방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

해약환급금준비금은 보험계약자가 중도에 보험을 해지할 경우 지급해야 할 환급금을 보험사가 쌓아두도록 유도한 제도다. 지난 2023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과 함께 계약자 보호와 보험사 건전성 확보를 목적으로 시행됐다.

보험업계가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있는 이유는 준비금이 배당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약환급금준비금은 이익잉여금에 쌓이지만 배당 재원으로 사용할 수 없다. 보험사가 이익을 내더라도 준비금 적립액이 증가하면 주주에게 돌려줄 수 있는 재원이 줄어드는 구조다.

실제 삼성생명·삼성화재·DB손해보험·코리안리 등을 제외한 상장 보험사 대다수가 회계제도 전환 이후 주주 배당을 실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 생명보험사 5개사(삼성·교보·한화·신한·농협)와 손해보험사 5개사(삼성·DB·현대·KB·메리츠) 해약환급금준비금은 지난해 말 35조401억원에서 올 상반기 44조66억원으로 반년 만에 8조9665억원(25.6%) 증가했다.

이에 이번 의견수렴에서 일부 보험사는 현행 대비 30~50% 수준까지 적립 규모를 대폭 낮추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IFRS17과 지급여력제도(K-ICS)를 통해 보험부채와 자본 건전성을 별도로 관리하고 있는 만큼, 준비금 규제를 완화해 배당 여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일각에선 동일한 비율 대신 보험사가 적립 수준을 재량으로 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회사마다 건전성(지급여력·K-ICS) 비율과 자본여력, 보유계약 및 상품구조가 다른 만큼, 일률적 기준을 적용하는 것보다 각사 상황에 맞게 준비금을 설정하도록 하자는 주장이다.

반대로 현행 제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되며 보험사별 의견이 엇갈렸다. 해약환급금준비금 본래 목적이 계약자 보호에 있는 만큼 배당 확대를 위해 적립 수준을 크게 낮추는 데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대규모 해약 등이 발생할 경우 계약자에게 지급해야 할 재원이 충분히 확보돼 있어야 한다는 논리다.

법인세도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해약환급금준비금은 세법상 손금으로 인정돼 적립액만큼 과세 부담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규제 완화를 통해 적립비율을 낮추면 배당가능이익이 늘지만, 법인세 부담도 단기간에 증가할 수 있다.

보험연구원은 해약환급금준비금이 배당과 법인세 모두에 영향을 미치며, 기존 적립비율 완화가 배당가능이익을 확대하는 동시에 과소납세 논란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 의견수렴 과정에서 각 보험사별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라며 “계약자 보호와 배당 재개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진혁 기자 s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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