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2040년 석탄발전 21기 조기폐지 추진…최대 10기 ‘안보전원’ 검토

2037~2039년 순차 폐지…비상시 재가동 가능한 예비자원
영흥 1·2호기 수도권·당진 5·6호기 호남 LNG로 대체
BESS·SMR 전환 지원…AI 전력수요 증가·계통 안정성 고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18일 서울 한전 남서울본부에서 개최한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7차 공개토론회'에서 패널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 출처 : 기후부
기후에너지환경부가 18일 서울 한전 남서울본부에서 개최한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7차 공개토론회’에서 패널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 출처 : 기후부
정부가 2040년까지 국내 석탄발전을 폐지하기 위해 설계수명이 남는 석탄발전 21기를 2037~2039년 조기폐지한다. 다만 전력수급 안정과 에너지안보를 위해 이 가운데 최대 10기는 평상시 발전을 중단한 채 비상시 재가동할 수 있는 ‘안보전원’으로 남기는 방안을 검토한다. 인공지능(AI)·반도체 등 첨단산업의 전력수요 급증과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한 전력 비상자원으로 활용한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18일 서울 한전 남서울본부 개최한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7차 공개토론회’에서 김진수 한양대 교수는 이 같은 내용의 ‘2040년 석탄발전 폐지 정책 방안’을 제시했다. 김 교수는 이번 방안이 확정된 12차 전기본안은 아니며 향후 논의를 위한 출발점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내에서 가동 중인 석탄발전은 60기다. 설계수명 30년을 적용하면 2038년까지 39기가 폐지되고, 2040년 이후에도 설계수명이 남는 발전기는 21기, 19.1GW에 달한다. 정부는 이 21기를 2037~2039년 분할해 조기폐지하는 것을 기본 방향으로 검토한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설계수명 30년을 고려하더라도 2040년까지 폐지할 수 있는 석탄발전은 총 39기이고, 30년이 도래하지 않는 석탄발전 21기가 남는다”며 “이 21개를 어떻게 질서 있게 폐지하면서 그 과정에서 국민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겠느냐가 숙제”라고 말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18일 서울 한전 남서울본부에서 개최한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7차 공개토론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출처 : 기후부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18일 서울 한전 남서울본부에서 개최한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7차 공개토론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출처 : 기후부
정부는 조기폐지 대상 21기 가운데 최대 10기 이내를 안보전원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발전소 성능과 계통 기여도를 기준으로 후보를 추리고 재생에너지 보급 상황과 지역별 계통 안정성을 점검해 차기 전기본에서 지정 규모와 대상을 순차적으로 확정할 방침이다.

안보전원은 사실상 ‘퇴역 후 비상대기’ 개념이다. 평시 발전시장에는 참여하지 않아 발전력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비상상황이 발생하면 가동할 수 있도록 설비를 보존한다.

정부는 안보전원을 ‘예비전원형’과 ‘전략보존형’으로 나누는 방안도 제시했다. 예비전원형은 피크 전력수요나 기상 악화에 따른 재생에너지 이용률 감소 등에 대응하기 위해 상시 재가동 가능한 상태를 유지한다. 연료와 인력도 일부 남긴다. 전략보존형은 액화천연가스(LNG) 수급 불안이나 유가 급등 등 외부 충격에 따른 전력수급 위기에 대비해 장기 보존하고 최소 인력만 유지한다.

주기적인 가동이 필요한 안보전원에는 탄소포집·활용·저장(CCUS) 등 탄소배출 저감 수단을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발전소별 보존 비용을 최소화하고 적정 존치비용을 보상하는 별도 정산체계도 마련해야 한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정부가 안보전원 카드를 꺼낸 것은 2040년 탈석탄 과정에서 대규모 발전설비가 한꺼번에 빠질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전력수급 공백을 막기 위해서다. AI 혁명과 첨단산업 확대에 따른 전력수요 증가까지 겹치면서 탈석탄 속도뿐 아니라 공급 안정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김 장관은 “석탄발전 총 용량은 대략 39GW 정도로 적지 않은 양”이라면서 “그 양을 재생에너지와 일부 원전으로 전환해야 하고 AI 혁명 때문에 늘어나는 총수요까지 고려하면 생각보다 쉽지 않은 숙제”라고 말했다.

김진수 한양대 교수는 18일 서울 한전 남서울본부에 열린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7차 공개토론회'에서 '2040년 석탄발전 폐지 정책 방안'을 제시했다. 사진 출처 : 기후에너지환경부
김진수 한양대 교수는 18일 서울 한전 남서울본부에 열린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7차 공개토론회’에서 ‘2040년 석탄발전 폐지 정책 방안’을 제시했다. 사진 출처 : 기후에너지환경부
2038년까지 설계수명이 끝나는 석탄발전 39기의 대체 방안도 구체화됐다. 2036년까지 수명이 도래하는 27기(13.6GW)는 LNG 발전소로 동시 대체한다. 이 가운데 대체 지역이 정해지지 않았던 4기는 국가 첨단산업과 전력수급 여건을 고려해 전략적으로 재배치한다.

영흥 1·2호기를 대체하는 LNG 발전소는 수도권 발전력 보강을 위해 수도권에 배치하고, 당진 5·6호기 대체 LNG 발전소는 서남권 메가프로젝트를 고려해 호남권에 배치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2037~2038년 폐지되는 12기, 6.79GW는 추진 중인 13개 양수발전 사업 7.5GW로 대체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경제성을 따져 2037~2040년 순차 준공하는 방식이다.

2040년 이전 조기폐지되는 발전사업자에게는 새로운 사업 기회를 제공한다.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BESS) 등 신규 발전사업 입찰에서 우대하고, 지역 주민이 수용할 경우 기존 석탄발전 부지를 소형모듈원자로(SMR)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민간 석탄발전 가운데 안보전원에서 제외된 일부 발전기는 열 수요가 충분할 경우 LNG 열병합발전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열어뒀다.

정부는 이 같은 대체전원 확보와 안보전원 운영을 통해 2040년 탈석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전력수급 충격을 최소화한다는 구상이다. 김 장관은 “기후위기에 미치는 영향을 보면 우리도 사실 더 빨리 폐지하는 게 맞는 것 아닌가 싶다”면서도 “기후위기를 막기 위한 석탄발전 퇴출과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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