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제하다 아이 망가졌다” 반성 확산…교육관 대전환 분석
![[전자신문] “하버드보다 행복”…美 엄마들 '타이거맘' 버리고 '베타맘' 열풍 1 게티이미지](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6/05/09/news-p.v1.20260509.0e3426cd3fea40d5b54d89105ac32e49_P1.jpg)
미국 캘리포니아주 컬버시티에 거주하는 소피 제이프는 10대가 된 두 아들에게 더 많은 자율권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이들이 한 주 동안 문제없이 생활하고 통금시간만 지킨다면 스스로 일정을 정해 활동하도록 허용하고 있다.
또 싫어하는 방과 후 활동은 중단해도 괜찮다고 말하고, 모든 과목에서 A 학점을 받지 못해도 문제 삼지 않는다.
그는 자녀들이 명문대에 진학하거나 유망 직업을 갖도록 압박하기보다 스스로 흥미를 찾고 성장한 뒤에도 부모를 원망하지 않는 사람으로 자라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WSJ는 최근 수십 년간 자녀의 미래를 세밀하게 설계하는 타이거맘식 양육이 미국 사회에서 강세였다고 짚었다.
명문 유치원 진학 경쟁부터 대학 입시를 위한 비교과 활동 관리까지 부모가 주도하는 양육 방식은 중국계 미국인 에이미 추아 예일대 교수의 2011년 저서 ‘타이거 마더’를 통해 널리 알려졌다.
경제학자들은 1990년대 이후 불평등 심화와 지식기반 경제 확산으로 부모들이 자녀 경쟁력 확보에 강한 불안을 느끼면서 이런 양육 문화가 확산했다고 분석한다. 특히 여성들의 노동시장 참여 증가도 이러한 경향을 강화한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1975년 여성들이 자녀 숙제를 돕는 데 사용한 시간은 주당 평균 14분 수준이었지만, 2018년에는 약 5배 증가한 1시간 9분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출산율은 낮아졌지만 부모의 육아 투자 시간은 오히려 증가한 셈이다.
그러나 최근 경제 환경 변화와 인공지능(AI) 등장으로 전문직마저 위협받게 되면서 통제형 양육 방식에 대한 회의론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나친 통제 중심 육아가 오히려 역효과를 낳고 있다고 지적한다.
임상심리학자 클레어 니코고시안은 지난 20년 동안 재능 있는 10대들이 15~16세 무렵 갑자기 음악이나 운동을 포기하는 사례를 반복적으로 봐왔다며, 과도한 통제형 육아가 부모와 자녀 모두를 지치게 만든 결과라고 분석했다.
형사·가정법 전문 변호사 사라 미라클 역시 법적 문제를 일으킨 일부 청소년들이 지나치게 통제적인 어머니 밑에서 자란 경우가 있었다며, 과잉 간섭형 양육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타이거맘식 육아에 지친 부모들이 변화를 원하게 된 점도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브라운대 경제학자 에밀리 오스터는 “부모들이 하버드에 간다고 반드시 성공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며 “현재의 변화는 이미 한계에 도달한 경쟁 중심 육아 문화에 대한 반작용”이라고 설명했다.
김명선 기자 km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