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홍수 덮치기 10분전 즉각 대피”…네팔 교장의 결단, 900명 목숨 살렸다

홍수가 학교를 덮치기 10분 전 교직원과 학생들을 모두 대피시킨 라젠드라 다와디 트리부반 트리슐리 중학교 교장.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홍수가 학교를 덮치기 10분 전 교직원과 학생들을 모두 대피시킨 라젠드라 다와디 트리부반 트리슐리 중학교 교장.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네팔-티베트 국경에서 발생한 대규모 홍수로 마을 전체가 파괴되는 위기 속에서, 한 학교 교장이 신속한 대피 판단으로 학생 900여명의 목숨을 구한 사연이 화제다.

31일(현지시간) AP 통신·BBC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사연의 주인공은 네팔 누와콧 지역 트리부반 트리슐리 중학교의 라젠드라 다와디 교장이다.

당시 다와디 교장은 교실로 뛰어들어 온 동료 교사로부터 홍수가 쏟아지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어 곧바로 한 학부모로부터 “홍수가 터져 아이를 데리러 가겠다”는 전화를 받기도 했다.

불과 몇 분만에 4차례에 달하는 우려가 전해지자, 다와디 교장은 구체적인 위험을 파악하고 관망하는 대신 즉시 대피 결정을 내렸다. 그는 망설이지 않고 학교 종을 울려 학생들과 교직원들에게 언덕 위 등 높은 곳으로 대피하도록 지시했다. 대피가 시작된 직후, 강한 물살과 진흙, 바위, 잔해물이 학교를 덮치면서 건물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네팔 트리부반 트리슐리 중학교.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네팔 트리부반 트리슐리 중학교.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다와디 교장은 BBC와 인터뷰에서 “만약 우리가 신속하게 결정을 내리지 않고, 10분만 늦어졌더라면, 학생들을 포함한 우리 모두 오늘 여러분과 이야기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회상했다.

신속한 대피 결정에 대해 그는 “그 이상 미룰 수 없었다. 홍수가 덮치지 않았더라도 고작 하루 수업만 망치면 되는 일이었다”며 “우리의 판단이 많은 생명을 구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당시 학교에는 전체 학생 1643명 중 900여명이 등교한 상태였으며, 일부는 등교 중이었다. 다와디 교장은 등교 중이던 버스 운전사들에게 회차를 지시하는 등 추가 인명 피해를 막기 위해 조치했다. 실제로 그가 돌려보낸 버스 한 대는 인근에 신설된 다리를 통해 돌아갔고, 직후 옆에 있던 옛 다리가 무너져 내렸다.

자신이 졸업하고 교편을 잡아온 학교를 잃은 다와디 교장은 “학생들의 목숨을 구한 것은 영웅적 행동이 아닌 교장으로서 당연한 책무였다”며 “아이들이 트라우마 치료를 받고 빠르게 학업에 복귀할 수 있도록 학교 재건과 정부 차원의 지원이 시급하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홍수는 폭우가 아닌 히말라야 산맥의 빙하 붕괴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CNN이 네팔과 중국 양측 발표를 종합한 보도에 따르면, 현재까지 사망자는 총 955명, 실종자는 약 4471명으로 집계됐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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