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발레 배우던 베이징 부잣집 딸…26년 만에 다른 사람이 되어 나타났다 1 쑨메이화(56). 사진=SCMP](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6/09/17/news-p.v1.20260917.f0355e5cea954c32b9ecf81b77cf010f_P1.png)
16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산둥성의 한 농촌 지역에서 생활하던 쑨메이화(56)는 최근 유전자 분석을 거쳐 베이징에 사는 친오빠와 상봉했다.
실마리는 ‘추신(Chuxin)’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한 누리꾼이 농촌을 찾아 촬영한 영상이었다. 온라인에 공개된 영상에서 쑨 씨는 백발이 섞인 머리와 마른 체격을 하고 있었으며 인지 기능에도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일부 기억은 놀라울 정도로 남아 있었다. 그는 무역과 관련된 전문 용어를 떠올렸고, 또박또박 글을 쓰며 자신의 이름과 가족으로 보이는 사람들의 이름, 베이징의 지명 등을 적었다.
한 자원봉사자가 이후 삭제한 게시물에 따르면 쑨 씨는 1968년 베이징의 경제적으로 넉넉한 집안에서 태어났다. 영어에 능통했고 발레와 사교댄스를 익히는 등 비교적 풍족한 환경에서 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2000년 갑자기 자취를 감췄다. 가족들은 오랜 기간 여러 경로를 통해 행방을 찾아 나섰지만 결국 소재를 확인하지 못했다.
26년 뒤 쑨 씨는 산둥성의 한 마을에서 발견됐다. 그는 자신보다 약 20살 많은 것으로 알려진 ‘룽 삼촌’과 함께 생활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 사이의 구체적인 관계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추신은 쑨 씨의 사연을 접한 뒤 함께 있던 남성에게 휴대전화를 전달하고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정보를 수집했다. 이후 민간 봉사단체가 유전자 검사를 연결했고, 그 결과 베이징에 거주하는 친오빠와 혈연관계가 확인됐다. 오랜 시간 딸의 소식을 기다렸던 부모는 이미 세상을 떠난 뒤였다.
다만 쑨 씨가 실종된 과정에 범죄가 개입됐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중국 당국은 함께 살던 남성에 대한 범죄 혐의 적용 여부를 공개하지 않았다. 관련 영상과 게시물이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잇따라 사라지면서 정보 통제가 이뤄지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중국에서는 여성이나 미성년자를 강제로 데려가 사고파는 범죄에 대해 최대 10년간 자유형을 부과할 수 있다. 범행의 정도가 심각하다고 판단되면 종신형이나 최고형까지 내려질 수 있다.
사건이 알려진 뒤 중국 온라인에서는 관계 기관의 적극적인 확인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한 이용자는 “한 사람의 삶이 완전히 망가졌다”며 “관련자들의 책임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이용자는 과거 농촌 지역에서 여성이 강제로 끌려가 원치 않는 혼인을 해야 했던 사례를 떠올리며 “제도와 사회 환경이 달라졌지만 여전히 보호받지 못한 사람들이 남아 있을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