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30조’ 역대급 배당 막차에도…삼성전자 외국인 매도 폭탄 왜?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에 위치한 삼성전자 본사. 사진=연합뉴스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에 위치한 삼성전자 본사. 사진=연합뉴스
연휴 기간 중동발 유가 불안에 AI 투자심리도 약화
배당보다 메모리 업황과 실적에 투자자 관심 쏠려
30조원에 달하는 삼성전자의 3분기 배당을 받을 수 있는 마지막 매수일, 주가는 오히려 급락했다. 대규모 배당을 앞두고도 외국인 매도세가 쏟아지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배당보다 메모리 업황과 실적 전망에 집중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28일 전 거래일보다 5.43% 내린 27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0.35% 하락한 28만4500원에서 출발했지만 낙폭을 크게 확대했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3조2427억원을 순매도했고, 삼성전자에서만 1조3757억원을 팔았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우에서도 각각 1조7275억원, 4213억원의 외국인 순매도가 나왔다.

연휴 기간 국내 증시가 휴장한 사이 미국 장기금리가 급등하고 중동발 유가 불안이 커진 데다, 오라클의 전력 공급 차질로 일부 AI 투자심리가 약화한 것이 반도체주에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의 배당 기준일은 30일이다. 국내 주식은 매수 후 2영업일 뒤 결제가 이뤄지기 때문에 28일까지 삼성전자 또는 삼성전자우를 매수해야 이번 배당을 받을 수 있다. 이날 오후 8시까지 운영되는 한국거래소 애프터마켓에서 체결된 거래도 배당 권리를 확보할 수 있는 매수분에 포함된다.

이번 3분기 배당은 통상적인 분기 배당을 크게 웃돈다. 유진투자증권은 주당배당금(DPS)을 4604원으로 추정했다. 2분기 374원의 12배가 넘는 수준으로, 전체 현금배당 규모는 약 3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주가가 급락한 것은 배당보다 향후 이익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최근 1개월 내 보고서를 낸 증권사 8곳의 컨센서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매출은 200조2790억원, 영업이익은 106조9887억원으로 예상된다. 전망대로라면 분기 영업이익이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어선다.

향후 주가를 둘러싼 전망은 메모리 업황을 놓고 엇갈린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4분기 범용 DRAM과 NAND 가격 상승률이 각각 3%, 12%로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HBM4 판매 비중 확대와 파운드리를 새로운 성장축으로 제시했다.

백길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HBM 생산 확대와 AI 추론 수요 증가가 범용 메모리 공급까지 흡수하면서 공급 부족이 예상보다 길어질 가능성에 주목했다. DRAM과 NAND 가격이 각각 18%, 16% 상승하고 2027~2028년에도 타이트한 수급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연말 추가 주주환원과 자사주 매입 종료도 변수다. 삼성전자는 2026~2028년 3년간 총 90조~110조원 규모의 주주환원을 추진하고 있다. 반면 자사주 매입은 당초 예정된 11월 21일보다 일찍 종료될 가능성이 있어, 그동안 주가를 지지해온 매수 수요가 약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결국 30조원 규모의 배당이라는 강력한 주주환원 이벤트도 이날 주가 하락을 막지 못했다. 시장의 시선은 이제 배당 자체보다 삼성전자가 메모리 업사이클을 얼마나 오래 이어가며 이익 전망을 높일 수 있을지에 맞춰지고 있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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