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동아] “번역만 해선 수출 못 합니다” 웹소설 해외 진출 문턱 낮추는 하이브마인드 ‘오로라’ [ICT이노베이션스퀘어확산사업]
2026년 06월 30일
[IT동아 x 스파크랩] 동남권 ICT 이노베이션 스퀘어 확산사업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주최하고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이 주관하며, 부산·울산·경남 지역의 디지털 인재 양성과 지역 특화 산업의 디지털 전환, 창업 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에서 스파크랩이 육성하고 있는 스타트업을 IT동아가 소개합니다.
[IT동아 김예지 기자] K-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만큼 성장세가 가파르다. 지난 10년간 국내 웹소설 시장은 100억 원대에서 1조 원대로 100배 가까이 커졌다. 그러나 콘텐츠의 힘은 커졌지만, 정작 해외로 나간 웹소설 작품은 손에 꼽힌다. 영상과 달리 텍스트 콘텐츠는 번역비가 제작비보다 훨씬 비싼 구조 때문이다. 게다가 단순 번역을 넘어 콘텐츠를 해외로 수출하는 과정은 중소 출판사에게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IT 동아] “번역만 해선 수출 못 합니다” 웹소설 해외 진출 문턱 낮추는 하이브마인드 ‘오로라’ [ICT이노베이션스퀘어확산사업] 1 김동욱 하이브마인드 대표 / 출처=IT동아](https://it.donga.com/media/__sized__/images/2026/6/29/4eaa749afcf2411e-thumbnail-1920x1080-70.jpg)
글로벌 콘텐츠 퍼블리싱 플랫폼 ‘오로라(Aurorah)’를 개발한 하이브마인드(Hive Mind)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선 스타트업이다. 오로라는 웹소설을 중심으로 국내 콘텐츠를 해외로 퍼블리싱하는 일을 한다. 주목할 점은 번역뿐만 아니라 감수, 편집, 유통, 정산에 이르는 출판 전 과정을 모두 지원한다. 하이브마인드는 오로라를 글로벌 스토리 지식재산권(IP) 허브로 만들고, K-콘텐츠의 글로벌 유통 표준을 제시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운다.
오로라, 퍼블리싱 5단계 원스톱 지원
김동욱 하이브마인드 대표는 창업 전 10년 가까이 액셀러레이터로서 애니메이션, 메타버스, 웹툰 등 콘텐츠 스타트업에 투자해 온 업계 전문가다. 수많은 출판사가 글로벌 진출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목격한 것이 그의 창업 계기가 됐다. 김동욱 대표는 “웹툰이나 드라마, 영화는 제작비가 수백 억 단위라 번역비 비중이 상대적으로 미미하다. 웹소설은 제작비가 매우 낮은 반면, 번역비는 글자당 70~80원 수준으로, 작품당 수천만 원 비용이 적자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그는 번역을 마친 출판사들이 정작 유통과 정산 과정에서 더 큰 혼란을 겪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실제로 국내 플랫폼만 40여 곳에 달해 정산서 양식이 다른데, 해외로 나가면 환율, 현지 법인 설립 여부 등 변수가 더해진다. 이에 하이브마인드는 사업 초기의 번역 서비스를 넘어 퍼블리싱 5단계를 통합한 플랫폼을 구축했다. 김동욱 대표는 “번역은 결국 해외 독자를 만나 매출을 내기 위한 도구”라며, “콘텐츠를 감수하고, 플랫폼별 포맷으로 변환하며, 유통 및 정산까지 이뤄지지 않으면 결국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
하이브마인드는 국내 출판사가 국내 독자에게 책을 판매하듯 해외 시장에 손쉽게 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해외 출판사 역할을 수행한다. 비즈니스 모델도 공급자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설계했다. 출판사나 작가는 번역 및 현지화 비용을 따로 부담하지 않고, 향후 발생하는 IP 수익을 절반씩 나눈다. 초기 투자 부담 없이 해외 판로를 열어주는 셈이다. 이러한 구조는 기존의 불투명했던 해외 정산 관행을 개선하는 데도 한몫한다.
특화 데이터와 사람 감수자로 차별화
![[IT 동아] “번역만 해선 수출 못 합니다” 웹소설 해외 진출 문턱 낮추는 하이브마인드 ‘오로라’ [ICT이노베이션스퀘어확산사업] 2 오로라 웹사이트 / 출처=하이브마인드](https://it.donga.com/media/__sized__/images/2026/6/29/d717019373d0477e-thumbnail-1920x1080-70.jpg)
김동욱 대표는 AI 기술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번역 기술 자체만으로는 차별화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K-콘텐츠에 특화된 학습 데이터와 사람 감수자의 협업 방식을 차별점으로 강조했다.
하이브마인드는 웹소설 유통사 스토린랩의 430여 개 출판사 네트워크를 통해 다양한 웹소설 및 웹툰 데이터를 확보해 활용했다. 이를 통해 고유 캐릭터의 성격(페르소나)을 유지하고, 장편 서사의 맥락을 일관되게 보존해 번역 퀄리티를 높인다. 또한 AI가 1차 초안을 마무리하면 번역 전문가인 사람이 최종 감수를 진행하는 시스템으로 신뢰도를 확보한다. 특히 하이브마인드는 번역가를 현지화 콘텐츠를 만드는 작가로 대우한다. 언어 실력보다 문화적 정서를 옮기는 능력, 즉 초월 번역이 콘텐츠 현지화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연내 출판사 정식 등록…현지화 콘텐츠 수요 검증 목표
2023년 설립된 하이브마인드는 연내 글로벌 진출을 위한 로드맵을 본격화한다. 현재 오로라 플랫폼은 번역과 파일 편집 기능을 제공하며, 유통 자동화 및 정산 시스템은 연내 완성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오는 7월에는 오로라를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형태로 공개할 예정이다. 기술 고도화와 더불어 하반기에는 글로벌 시장 진입을 위한 기반을 마련한다. 최근 아마존 등이 AI를 악용한 저품질 도서를 막기 위해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에 발맞춰, 하이브마인드는 아마존, 구글, 애플 등 글로벌 주요 플랫폼에 정식 출판사 등록을 할 계획이다.
하이브마인드는 이미 텐센트 산하 차이나 리터러처(China Literature)가 운영하는 글로벌 웹소설 플랫폼 ‘웹노벨(WEBNOVEL)’ 등 5곳에 공급을 시작했다. ‘나 혼자만 레벨업’같은 인기작이 정식 라이선스로 영문 연재되는 곳이다. 하이브마인드는 올해 국내 콘텐츠의 현지화 수요를 검증하고, 해외 수출 사례를 축적하는 한편, K-콘텐츠의 최대 소비처이자 콘텐츠 강국인 일본 시장을 집중 공략해 글로벌 스토리 IP 허브를 구축할 계획이다.
![[IT 동아] “번역만 해선 수출 못 합니다” 웹소설 해외 진출 문턱 낮추는 하이브마인드 ‘오로라’ [ICT이노베이션스퀘어확산사업] 3 김동욱 하이브마인드 대표 / 출처=IT동아](https://it.donga.com/media/__sized__/images/2026/6/29/eca2e0525e824623-thumbnail-1920x1080-70.jpg)
김동욱 대표는 “웹툰이나 영상 등으로 2차 제작돼 해외에서 흥행했지만, 원작 웹소설은 번역되지 않은 작품을 우선적으로 퍼블리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웹툰이나 드라마를 보고 원작을 찾는 해외 독자 수요가 있는데, 원작이 번역돼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하이브마인드는 부산 ICT이노베이션스퀘어 확산사업(동남권)으로 글로벌 액셀러레이터 스파크랩의 창업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을 통해 초기 성장에 필요한 지원을 받았다. 김동욱 대표는 “기업 진단과 멘토링을 비롯해, 올해 투자 컨설팅, 홍보, 네트워킹(알럼나이 인사이트 밋업) 등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예정”이라며, “국내외 투자자에게 사업성을 검증받고, 글로벌 시장 진입 기회를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하이브마인드의 비전은 ‘모든 이야기가 모이고, 세계로 흩어지는 곳’을 만드는 것”이라며, “번역과 유통의 장벽을 AI로 극복하고, 오로라를 K-콘텐츠 해외 유통의 새로운 글로벌 표준 플랫폼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IT동아 김예지 기자 (yj@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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