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동아] [스타트업-ing] 위성, 소유 대신 연결… 스텔라비전의 ‘버추얼 콘스텔레이션’
2026년 07월 24일
[IT동아 김영우 기자] 기업과 기관의 활동 무대가 세계로 넓어지면서, 멀리 떨어진 지역의 상황을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하느냐가 경쟁력이 됐다. 위성영상은 안보와 재난 대응, 해양 감시뿐 아니라 농업, 물류, 인프라 관리 등 여러 산업에서 활용되는 기초 자료다.
문제는 비용과 시간이다. 위성 한 기를 제작해 발사하는 데에는 수백억 원이 들 수 있다. 어렵게 띄운 위성도 정해진 궤도를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한 기만으로 원하는 지역을 원하는 시점에 계속 촬영하기는 어렵다. 야간이나 구름이 많은 날까지 안정적으로 관측하려면 광학과 SAR 등 서로 다른 센서를 탑재한 여러 위성의 데이터를 함께 활용해야 한다. 스텔라비전(대표 이승철)은 직접 위성을 보유하는 대신, 전 세계 위성 사업자와 맺은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여러 공급사의 데이터를 한데 연결했다. 스텔라비전은 이 구조를 ‘버추얼 콘스텔레이션(Virtual Constellation, 가상의 군집위성)’이라고 부른다. 고객은 여러 공급사를 일일이 찾아다닐 필요 없이, 한 창구에서 촬영 가능 여부를 확인하고 필요한 지역과 시점의 영상을 확보할 수 있다.
![[IT 동아] [스타트업-ing] 위성, 소유 대신 연결... 스텔라비전의 '버추얼 콘스텔레이션' 1 스텔라비전의 버추얼 콘스텔레이션(Virtual Constellation) 화면. 사용자가 원하는 지역과 시점을 지정하면 촬영 가능한 위성과 확보할 수 있는 위성영상 데이터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 출처=스텔라비전](https://it.donga.com/media/__sized__/images/2026/7/23/90ea8f336e334233-thumbnail-1920x1080-70.jpg)
위성을 띄우지 않고 ‘군집위성’을 만드는 법
위성은 정해진 궤도를 따라 지구를 돈다. 같은 지역을 다시 촬영하려면 해당 위성이 다시 그 지역 상공을 지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데, 이 간격을 재방문 주기라고 한다. 촬영을 원하는 시점에 위성이 대상 지역을 지나지 않을 수 있고, 광학위성은 구름이나 야간의 영향을 받는다. 여러 위성을 함께 활용하면 한 위성이 놓친 시간과 장소를 다른 위성이 채울 수 있다. 스텔라비전의 버추얼 콘스텔레이션은 각 위성의 궤도, 센서 종류, 촬영 조건을 함께 고려해, 군집위성을 직접 보유하지 않고도 단일 군집 위성회사보다 더 많은 위성을 운용하는 효과를 가진다.
다만 여러 공급사의 위성 데이터를 한곳에 모아놓는 것만으로 버추얼 콘스텔레이션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해외 사업자와 데이터 공급과 활용 협력 체계를 구축해야 하며, 위성별 촬영 일정과 해상도, 센서 특성도 함께 파악해야 한다. 서로 다른 형식으로 들어오는 데이터를 표준화하고, 고객이 실제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형태로 가공하고 분석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어느 위성이 언제 대상 지역을 촬영할 수 있는지 판단하고, 고객의 목적에 맞는 영상을 골라 제공하는 역량까지 갖춰야 비로소 서비스가 된다. 스텔라비전은 공급사 네트워크와 분석 기술을 함께 확보한 점을 경쟁력으로 내세운다.
ICEYE, Capella Space, BlackSky 등과 협력… 글로벌 SAR와 광학 데이터 공급망 확장
SAR(합성개구레이더) 위성은 전파를 지표에 쏜 뒤 되돌아오는 신호를 읽어 영상을 만든다. 태양빛에 의존하지 않기 때문에 야간에도 관측할 수 있고, 구름이 많은 날에도 지표와 해상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국방, 해양 감시, 재난 대응처럼 원하는 시점의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분야에서 활용도가 높은 이유다.
반면 광학위성은 일반 카메라처럼 태양빛이 지표에서 반사된 모습을 촬영한다. 사람이 보는 것과 비슷한 영상을 얻을 수 있어 직관적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빛이 부족한 야간이나 구름이 많은 날에는 지표면 정보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어렵다.
스텔라비전의 버추얼 콘스텔레이션은 이 두 방식을 함께 쓴다. ICEYE와 Capella Space 등 글로벌 SAR 위성 150여 기와 BlackSky를 비롯한 광학위성 네트워크를 연결해, 서로의 공백을 메우는 하나의 관측 체계로 운용하는 것이다.
스텔라비전은 이렇게 연결한 위성들을 관측 목적에 따라 선별해 활용한다. 넓은 지역을 반복적으로 살피거나 신속한 촬영이 필요할 때는 ICEYE 데이터를 사용한다. 핀란드 기업 ICEYE는 2018년 이후 SAR 위성을 누적 76기 발사해 세계 최대 규모의 상업용 SAR 군집위성을 운용하고 있으며, 전 세계 기준 6시간 이내 재방문과 긴급 임무 시 촬영 지시부터 데이터 제공까지 1시간 이내 대응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특정 시설이나 선박, 항만 등을 정밀하게 관측할 때는 고해상도 SAR 영상과 유연한 촬영 역량을 갖춘 Capella Space가 적합하다. 서로 다른 시점의 영상을 비교해 지반침하나 구조물의 미세한 움직임을 파악하는 위성레이더 간섭기법(InSAR)에도 활용할 수 있다.
차량, 선박, 항공기와 주요 시설의 형태, 색상, 주변 환경을 실제 사진처럼 확인해야 할 때는 BlackSky의 고해상도 광학영상이 적합하다. BlackSky는 소형 광학위성 군집으로 같은 지역을 하루에도 여러 차례 촬영할 수 있어, 항만과 시설의 변화를 시간 단위로 추적하는 상시 모니터링에 활용도가 높다.
스텔라비전은 이들 기업 외에도 북미, 유럽, 아시아의 다양한 SAR와 광학 위성 사업자와 협력하며 공급망을 확대하고 있다. 고객의 관측 지역과 시점, 해상도, 기상 조건에 맞춰 적합한 데이터를 선별하고, 이를 가공하고 분석해 실제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형태로 제공한다.
스텔라비전은 이들 기업 외에도 북미, 유럽, 아시아의 다양한 SAR와 광학 위성 사업자와 협력하며 공급망을 확대하고 있다. 고객의 관측 지역과 시점, 해상도, 기상 조건에 맞춰 적합한 데이터를 선별하고, 이를 가공하고 분석해 실제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형태로 제공한다.
복수의 공급사와 협력하면 고객의 선택 폭과 데이터 공급의 안정성을 함께 높일 수 있다. 특정 위성의 촬영 일정이나 공급에 차질이 생기더라도 다른 위성으로 보완할 수 있어, 안보와 재난 대응처럼 촬영 기회를 놓치기 어려운 업무에서 특히 중요하다.
공급망은 실제 수요로… 국방, 공공, 연구, 민간 현장에 적용
버추얼 콘스텔레이션은 개념에 머물지 않고 실제 공급 실적으로 이어졌다. 스텔라비전은 방산기업 LIG D&A, 공공기관 한국수자원공사, 서울대학교와 민간기업 등에 위성영상을 공급해오고 있다. 방산기업과 공공기관, 대학 연구진, 민간기업이 각기 다른 목적으로 같은 위성 데이터 공급망을 활용한 셈이다.
거래는 기술 협력으로도 이어졌다. 스텔라비전은 지난 4월 LIG D&A와 우주와 국방 기술 고도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위성영상을 공급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SAR 분석과 우주와 국방 분야의 기술 역량을 함께 높이기 위해 협력 범위를 넓힌 것이다.
![[IT 동아] [스타트업-ing] 위성, 소유 대신 연결... 스텔라비전의 '버추얼 콘스텔레이션' 2 4월 29일 대전 스텔라비전 본사에서 열린 업무협약 체결식에 참여한 (왼쪽부터) LIG D&A 정우상 우주사업부 2팀 수석매니저, 윤준호 우주사업부 1팀 팀장, 유진태 우주사업부 사업부장 상무, 스텔라비전 이승철 대표, 이상철 이사, 박희준 이사 / 출처=IT동아](https://it.donga.com/media/__sized__/images/2026/7/23/6761b8b06df94f4f-thumbnail-1920x1080-70.jpg)
대표적인 적용 사례는 해양 감시 분야다. 스텔라비전은 2024년부터 2025년까지 이어진 해양경찰 납품 사업에서 촬영계획 수립, 위성영상 제공, 데이터 가공을 맡았다. ICEYE 등의 SAR 데이터를 활용해 약 23만 건 규모의 ‘SAR-AIS 선박 데이터칩’을 구축했다. 선박이 포착된 SAR 영상을 일정 크기로 나누고 AIS 정보를 연결한 데이터셋으로, AI가 해상 선박을 탐지하고 구분하는 데 활용된다.
선박은 보통 AIS(선박자동식별장치)를 통해 자신의 위치와 항해 정보를 알린다. 그러나 불법 조업 등 단속을 피하려는 일부 선박은 AIS 신호를 끄거나 조작하기도 한다. SAR 위성은 AIS 신호와 관계없이 바다 위 물체를 포착할 수 있다. 따라서 위성영상과 AIS 정보를 대조하면 신호가 없거나 비정상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미식별 선박을 추려내는 데 도움이 된다. 넓은 해역을 위성이 먼저 훑고, AI가 확인이 필요한 대상을 좁혀주는 방식이다.
정부 지원도 이어졌다. 스텔라비전은 중소벤처기업부의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DIPS)’ 우주항공 분야 기업으로 선정됐다. 이 사업을 통해 3년간 사업화 자금과 기술과 투자 프로그램을 지원받는다. 지난 7월 1일에는 박승록 대전·세종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이 스텔라비전 대전 본사를 찾아 회사 소개와 지원방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선정기업 현판을 전달했다.
![[IT 동아] [스타트업-ing] 위성, 소유 대신 연결... 스텔라비전의 '버추얼 콘스텔레이션' 3 대전 스텔라비전 본사에서 박승록 대전·세종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왼쪽)이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DIPS)' 선정기업 현판을 전달했다. / 출처=스텔라비전](https://it.donga.com/media/__sized__/images/2026/7/23/6dd6684f3447448e-thumbnail-1920x1080-70.jpg)
스텔라비전이 말하는 버추얼 콘스텔레이션은 단순히 여러 위성영상을 모아 판매하는 유통망과는 다르다. ICEYE, Capella Space, BlackSky를 비롯한 글로벌 위성영상 기업의 SAR와 광학 데이터를 연결하고, 이를 국방, 공공, 연구, 민간 고객의 요청에 맞게 선별한 뒤 가공하고 분석하는 전 과정을 하나로 묶는다. 공급사 네트워크가 넓을수록 고객에게 제시할 수 있는 선택지가 늘고, 수요처가 다양해질수록 각 산업에 맞는 데이터 활용 경험도 쌓인다.
이승철 스텔라비전 대표는 “위성을 직접 보유하는 것보다 필요한 데이터를 제때 확보할 수 있는 공급망을 만드는 일이 먼저”라며 “고객이 어느 회사의 위성을 써야 할지 고민하지 않고, 필요한 지역과 시점을 말하면 적합한 영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해외 위성 데이터를 국내 수요에 맞게 조달하고 촬영계획부터 분석까지 연결하는 시장은 이제 본격적으로 형성되고 있다. 스텔라비전은 SAR와 광학위성, AI 영상처리 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 공급사와 국내 수요처를 연결한다. 다양한 위성 사업자의 관측 역량을 하나로 묶은 버추얼 콘스텔레이션이 국내 위성영상 시장에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주목된다.
IT동아 김영우 기자 (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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