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동아] “RWA 시대 개막, 빠르게 달릴 수 있는 준비 필요”
2026년 09월 14일
[IT동아 한만혁 기자] 블록체인 기술로 실물자산을 토큰화하는 실물자산토큰(RWA)은 자산의 발행, 유통, 투자 방식을 변화시키며 글로벌 금융 시장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채, 펀드, 원자재 등 다양한 자산이 RWA를 통해 금융상품으로 전환되면서 투자 및 사업 기회도 넓어지는 추세다. 국내에서도 토큰증권 제도화를 계기로 RWA가 실제 금융 산업으로 이어질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타이거리서치와 한국딜로이트그룹이 9월 11일 ‘더 프론티어: 원화 기반 실물자산 토큰화의 시작과 자본시장의 기회’라는 주제로 서밋을 열었다. 서밋은 국내 토큰증권 제도화와 글로벌 RWA 시장 변화 속에서 국내 금융기관과 기업이 주목해야 할 기회와 과제를 살펴보기 위해 마련됐다. 발표자들은 국내외 RWA 사례를 짚어보고 기업과 금융기관이 사업화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핵심 이슈를 제시했다.
![[IT 동아] “RWA 시대 개막, 빠르게 달릴 수 있는 준비 필요” 1 더 프론티어 서밋 현장 / 출처=IT동아](https://it.donga.com/media/__sized__/images/2026/9/14/efbc8d5cfdad4452-thumbnail-1920x1080-70.jpg)
“토큰증권 제도화, 초기에는 수익 추구보다 PoC로 접근”
윤승식 타이거리서치 이사는 ‘토큰증권 제도화, 국내 RWA 사업은 어떻게 달라지는가’를 주제로 국내 사업 환경 변화를 분석하고 기업의 대응 전략을 제시했다.
윤승식 이사는 2027년 2월 시행되는 토큰증권 관련 법 개정안을 통해 달라지는 환경을 크게 네 가지로 설명했다. 첫째는 토큰증권을 조각 투자가 아닌 모든 증권의 발행 형태로 봐야 한다는 점이다. 그동안 토큰증권 시장은 부동산이나 음원처럼 비정형 자산을 조각내 투자하는 상품이 대부분이었지만, 앞으로는 주식, 채권, 펀드처럼 누구나 한 번쯤 투자해봤을 법한 전형적인 증권도 토큰 형태로 발행될 수 있다. 윤승식 이사는 “정책방향을 보면 자산이 전체 자본시장으로 확장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둘째, 토큰증권은 별도 인가가 필요 없다. 토큰증권은 상품이고, 그 상품을 담는 기술적인 그릇만 달라졌을 뿐이라는 것이 윤승식 이사의 설명이다. 따라서 금융사는 기존 라이선스로 취급할 수 있는 상품 범위를 토큰증권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 대형 금융사는 새로운 라이선스 취득을 고민할 필요 없이 기존 인가를 바탕으로 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 셈이다. 윤승식 이사는 “라이선스 취득보다 인프라를 먼저 구축하고 실행하는 것이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셋째는 증권을 발행한 회사가 직접 계좌 관리 기관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자본금 40억 원 등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금융사가 아니더라도 발행사가 투자자의 계좌를 직접 관리할 수 있는 체계가 만들어졌다. 넷째는 개별 심사를 거치지 않고도 모범 규준만 통과하면 즉시 토큰증권을 발행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이다. 그동안은 자산 종류별로 금융당국의 인가를 받는 절차가 까다로웠지만, 앞으로는 한층 빠르게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IT 동아] “RWA 시대 개막, 빠르게 달릴 수 있는 준비 필요” 2 윤승식 타이거리서치 이사 / 출처=IT동아](https://it.donga.com/media/__sized__/images/2026/9/14/5e067cb138a34721-thumbnail-1920x1080-70.jpg)
윤승식 이사는 다만 제도가 아직 갖추지 못한 부분도 있다고 지적했다. 토큰증권 관련 법이 시행되는 2027년 2월에는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사모 상품만 판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9월 4일 토큰증권 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3단계 로드맵을 공개했다. 1단계에서는 기관투자자 전용 사모 머니마켓펀드(MMF)와 사모사채, 비상장주식, 공모 조각투자증권부터 토큰화를 시작하고, 2단계에서는 일반 투자자도 참여할 수 있는 공모 증권으로, 3단계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활용하는 온체인 결제까지 단계적으로 범위를 확장한다는 것이다. 윤승식 이사는 “기관투자자 대상 사모 상품의 경우 판매량 자체가 많지 않고 일반 투자자에게 닿기 어렵기 때문에 당장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없다”라며 “법 시행 직후에는 수익 추구보다 기술검증(PoC)을 통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하는 것이 좋다”라고 설명했다.
확장성이 제한적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윤승식 이사는 “초기에는 프라이빗 블록체인만 사용할 수 있다”라며 “단 3단계에서 브릿지, 메인넷 연계 방식을 검토하면 퍼블릭 블록체인과의 연계가 확장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윤승식 이사는 법 시행 전까지 준비해야 할 사항도 제시했다. 그는 “시행 초기에는 수익을 기대하거나 혁신을 이룬다고 생각하기보다는 기술 검증 단계라고 생각해야 한다”라며 “단기 비용과 성과에 매몰되지 않고 더 미래를 바라보는 시선이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시행 시점이 확정된 이상 예탁결제원과 연계되는 내부 통제 체계와 인프라를 미리 마련하고, 발행인은 계좌 관리 기관 자격을, 금융사는 예탁결제원과 연결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윤승식 이사는 “1단계에서는 기술을 검증하고 경험을 쌓은 후 해외 지사나 연계된 기관 등 파트너사와 함께 해외 사례를 계속 축적하고 전략을 세워나가기를 권한다”라며 “국내 RWA 시장은 이제 막 출발선에 섰다. 빠르게 달려나갈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RWA와 스테이블코인의 연계가 확산의 열쇠”
문성길 비자코리아 이사는 토큰화 자산 활용 결제를 현실 경제로 연결하는 세 가지 핵심 요건을 소개했다.
![[IT 동아] “RWA 시대 개막, 빠르게 달릴 수 있는 준비 필요” 3 문성길 비자코리아 이사 / 출처=IT동아](https://it.donga.com/media/__sized__/images/2026/9/14/f3ce016677694be7-thumbnail-1920x1080-70.jpg)
첫째는 스테이블코인 등 효과적인 매개체의 존재다. 문성길 이사는 “현실 자산을 온체인에 올리는 것만으로는 토큰화의 효율을 온전히 누리기 어렵다”라며 “스테이블코인 같은 효과적인 매개체가 있어야 토큰화 자산이 현실 경제와 밀접해지면서 유통이 더 촉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성길 이사는 그 근거로 ▲RWA의 거래 및 운영 효율성 향상 ▲해외에서 발행된 토큰화 자산과의 연계 ▲국내 RWA 투자자 기반 확대 등을 꼽았다.
둘째는 기존 결제망과 연동하는 하이브리드 구조다. 스테이블코인 카드 결제의 처리 과정을 보면 온체인과 기존 결제망을 효율적으로 연동하고 있다. 소비자가 가맹점에서 결제를 요청하고 가맹점이 카드사와 통신하는 구조 자체는 기존 카드 결제와 동일하다. 다만 카드사가 결제 대금을 처리하는 자금의 원천이 은행 계좌 대신 전자지갑으로 바뀌고, 정산 단계에서 스테이블코인을 법정화폐로 전환하는 과정이 추가된다. 소비자는 온체인 자산으로 결제하지만 가맹점은 기존과 동일한 방식으로 대금을 정산받는 구조다. 문성길 이사는 “블록체인만으로 결제 시스템을 구현하기보다 기존 결제망과 연동한 것이 실물 경제로의 확산을 촉진 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셋째는 인센티브 제공과 비용 최소화다. 스테이블코인 결제를 확산시키려면 카드사나 다른 중개 기관에게 적절한 인센티브를 제공해 스테이블코인 활용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달러 스테이블코인 USDC를 발행하는 서클(Circle)은 운용 수익의 60% 이상을 유통과 파트너 배분에 사용한다. 지난 6월 말 출범한 오픈스탠다드 역시 국채 운용으로 벌어들이는 발행 수익에서 운영비를 제외한 나머지는 참여사에 배분하고, 달러와 오픈USD 교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수료도 부과하지 않는다.
문성길 이사는 “온체인 결제가 현실 경제에서 넓게 확산되려면 스테이블코인 같은 효과적인 매개체가 필요하고, 블록체인 기반 체계만 고집하기보다 기존 금융 시스템과 결합한 하이브리드 모델이 가장 효율적이며, 소비자에게 충분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되 부수적으로 발생하는 비용은 최소화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IT 동아] “RWA 시대 개막, 빠르게 달릴 수 있는 준비 필요” 4 더 프론티어 서밋 현장 / 출처=IT동아](https://it.donga.com/media/__sized__/images/2026/9/14/38fb503d64004ed1-thumbnail-1920x1080-70.jpg)
토큰증권 제도화를 계기로 국내 RWA 시장의 문이 열리고 있다. 물론 실제 사업으로 자리잡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3단계 로드맵에 따라 적용 범위가 단계적으로 확장되기 때문이다. 또한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제도적 논의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그렇다고 금융사나 기업 입장에서는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제도 시행 초기에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고 경험을 축적하면서 관련 체계를 미리 갖춰야 이후 단계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가능성이 크다. 규제가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인프라를 먼저 갖추고 실행 경험을 쌓아가는 전략이 필요하다.
IT동아 한만혁 기자 (m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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