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가상자산 이어 은행권도 특금법 개정안 우려…“의심거래보고·거래중단 연계 과도”

사진=금융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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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금융정보법 시행령·감독규정 개정안을 둘러싼 논란이 가상자산업계를 넘어 은행권으로 번지고 있다. 해외 가상자산사업자·개인지갑과의 1000만원 이상 이전거래를 위험도와 관계없이 의심거래로 보고하도록 한 데 이어, 의심거래보고(STR)와 강화된 고객확인(EDD), 거래중단 조치가 사실상 맞물릴 수 있다는 우려가 금융권 전반에서 제기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지난 3월 특금법 시행령·감독규정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의견수렴 절차를 마쳤다. 이 과정에서 가상자산업계와 은행권은 모두 실무상 이행 부담이 과도하다는 취지의 의견을 제출했다.

개정안은 국내 가상자산사업자가 해외 가상자산사업자 또는 개인지갑과 가상자산을 이전하는 경우 자금세탁방지(AML) 의무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1000만원 이상 이전거래는 위험도 평가와 관계없이 의심거래로 보아 FIU에 보고하도록 했다. 현행 특금법상 STR 자금세탁이 의심되는 합당한 근거가 있을 때 금융회사가 판단해 보고하는 제도지만, 개정안은 특정 유형의 거래에 대해 금액 기준을 적용해 보고 의무를 넓힌 것이다.

가상자산업계는 이 조항이 원안대로 시행될 경우 STR 대상 거래가 급증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5대 원화거래소 기준 STR 대상 거래가 지난해 6만3408건에서 544만5133건 수준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추산한다. 보고 건수 급증은 인력과 시스템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논란은 STR 이후 절차로 이어진다. STR 대상 거래가 EDD와 거래중단 조치로 연결되면 실제 소유자, 거래 목적, 자금 원천 등에 대한 추가 검증이 필요해 거래 지연이 발생할 수 있다. 가격 변동성이 큰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지연 자체가 투자자 손실과 민원으로 이어질 수 있고, 거래중단 과정에서 STR 보고 사실이 노출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은행권도 유사한 우려를 제기했다. 이미 연간 50만건이 넘는 STR을 처리하는 상황에서 EDD와 거래중단 조치까지 결합하면 일선 창구와 본부 AML 조직의 업무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은행권은 은행연합회를 통해 FIU에 의견서를 내고 STR과 EDD, 거래중단 조치 연계에 따른 실무 부담을 전달했다.

특히 STR이 범죄 확정 거래가 아니라 의심 단계의 보고라는 점을 문제로 본다. 금융거래 제한과 곧바로 연결할 경우 정상 고객 거래까지 차단될 수 있다. 계좌 지급, 기업 자금 집행, 급여·대금 결제 등 일반 금융거래가 의심거래 절차에 묶이면 민원과 손해배상 논란이 금융회사로 집중될 수 있어서다. 은행권은 보이스피싱·사기 등 구체적인 피해 위험이 있는 고위험 거래를 중심으로 거래중단 조치를 제한하고, 금융회사가 합리적 기준에 따라 조치한 경우 면책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FIU는 접수된 의견을 검토해 개정안 반영 여부를 조율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AML 강화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의심거래보고와 거래중단을 일괄적으로 연결하면 정상 거래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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