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문어 조상의 반전… 3억년 된 문어 화석, 알고 보니 ‘앵무조개’

'폴세피아 마조넨시스(Pohlsepia mazonensis)'가 문어 화석이 아닌 앵무조개 화석으로 확인됐다. 사진=영국 레딩 대학교
‘폴세피아 마조넨시스(Pohlsepia mazonensis)’가 문어 화석이 아닌 앵무조개 화석으로 확인됐다. 사진=영국 레딩 대학교
두족류 연구의 패러다임을 바꾼 가장 오래된 문어 화석이 문어가 아닌 앵무조개의 친척으로 확인됐다.

지난 8일(현지시간) 생명 과학 학술지 ‘왕립학회보 B(PRSB)’에 따르면 레딩 대학교 연구팀은 25년 전 발견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문어 화석 ‘폴세피아 마조넨시스(Pohlsepia mazonensis)’가 현대 앵무조개류의 친척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연구를 이끈 토마스 클레멘츠 무척추동물학 박사는 영국 BBC와 인터뷰에서 “다양한 새로운 분석 기법을 활용하여 암석 내부에 숨겨진 해부학적 특징을 발견했다”며 “앵무조개와 비슷한 생물이 땅에 묻히기 전 몇 주 동안 부패하다가 바위에 묻혀 문어처럼 보이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폴세피아 마조넨시스는 지난 200년 미국 일리노이주 메이슨 크릭스에서 발견됐다. 당시에는 이 화석이 약 3억1100만년에서 3억600만년 전인 고생대 석탄기 ‘문어’의 것으로 추측돼 2003년 기네스 세계기록(GWR)에 ‘가장 오래된 문어 화석’으로 등재되기도 했다.

특히 앞서 가장 오래된 문어 화석(약 9000만년전)보다 훨씬 이전의 것이라는 점에서 학계 주목을 받았다. 쥐라기 시대부터 두족류가 분화했다는 이전까지의 추측을 완전히 뒤집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전 화석과 너무 큰 간격이 있다는 점에서 의문이 제기됐다. 특히 문어 다리의 길이와 모양 등 특징이 고대 두족류 추측과 달랐다는 점이 의혹을 키웠다.

이에 클레멘츠 박사는 새로운 과학 기술을 도입해 화석을 재조사하기로 했다. 그는 “우리는 주사 전자 현미경 사용과 지구화학 연구를 포함한 다양한 새로운 기술을 활용했다”고 말했다.

초기에는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으나, 클레멘츠 박사는 동료 조언에 따라 싱크로트론 이미징 기술을 이용하기로 했다. 태양보다 밝은 광선으로 스캔하는 기술이다.

그 결과 숨겨져 있던 ‘이빨’의 흔적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빨이 여러 줄로 배열된 먹이 섭취 기관인 ‘치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화석에는 최소 11개의 치설이 확인됐는데, 문어는 보통 7~9개의 치설이 있다. 화석의 치설은 같은 장소에서 발견된 앵무조개 화석과 일치했다.

이에 따라 문어와 열 개의 다리를 가진 친척 사이의 분화가 수억년 전이 아닌, 중생대(2억 5100만년~6600만년 전)에 일어났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가장 오래된 문어 화석’이라는 타이틀을 부여한 기네스 측은 “레딩 대학교의 연구에 축하를 보낸다. 기존 타이틀을 보류하고, 새로운 증거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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