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식당 가면 수저 밑에 휴지 까는 사람들…“테이블보다 휴지가 더 깨끗할 거란 고정관념?”

사진=생성형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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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조건서 비교한 연구 없어
어떤 것이 ‘더 위생적’ 단정 못해
식당 테이블에 수저를 놓을 때 휴지나 냅킨을 받치는 것은 한국 식당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여러 사람이 사용하는 테이블에 수저가 직접 닿는 것을 피하기 위한 행동이지만, 실제로 위생 측면에서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를 두고는 궁금증이 남는다.

결론부터 말하면 테이블과 휴지 가운데 어느 쪽이 더 위생적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두 대상을 같은 조건에서 직접 비교한 연구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다만 각각을 조사한 연구를 보면 휴지를 깔았다고 해서 수저가 반드시 더 깨끗해지는 것은 아니다.

미국 애리조나대학교 연구진은 2006년 미국 식당 10곳의 테이블을 조사했다. 그 결과 테이블에서 일반적인 배양 가능 세균인 종속영양세균이 평균 약 2만2000CFU 검출됐으며, 대장균군은 평균 15CFU, 대장균은 평균 1.4CFU가 확인됐다.

특히 테이블을 닦은 뒤 세균이 오히려 증가한 경우도 있었다. 식당 직원이 평소 방식대로 테이블을 닦은 뒤 다시 측정하자 종속영양세균은 약 3560CFU에서 16만CFU로 늘었다. 대장균군과 대장균도 증가했다.

연구진은 오염된 행주나 수건을 사용하면서 테이블에 세균이 옮겨졌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조사 대상 테이블의 70%에서는 대장균군이, 20%에서는 대장균이 검출됐다.

휴지도 세균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캐나다 연구진이 2012년 새 종이타월 6종을 조사한 결과 제품에 따라 g당 100~10만CFU의 배양 가능한 세균이 검출됐다. 특히 재생섬유로 만든 종이타월은 버진 목재펄프 제품보다 세균이 100~1000배 많은 경우도 있었다.

다만 이 결과를 식당에서 사용하는 얇은 냅킨이나 휴지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 연구 대상과 측정 단위, 사용 환경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국내 연구에서도 종이 제품의 종류에 따라 차이가 나타났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이 올해 발표한 연구에서는 국내 유통 일회용 종이 냅킨과 수입 장식용 냅킨의 화학물질 잔류량을 비교했다.

그 결과 위생용품으로 관리되는 국내 일회용 종이 냅킨 21종에서는 벤조페논과 포름알데히드, 형광증백제가 모두 검출되지 않았다. 반면 공산품으로 유통되는 장식용 냅킨에서는 일부 제품에서 이들 물질이 검출됐다.

그렇다고 휴지가 테이블보다 위험하다는 의미도 아니다. 현재 연구만으로는 어느 쪽의 미생물 오염도가 더 높은지 직접 비교할 수 없으며, 일반적인 위생용 일회용 냅킨의 화학물질 관리 상태는 비교적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수저 밑에 휴지를 까는 행동은 수저와 테이블의 직접적인 접촉을 줄이는 효과는 기대할 수 있지만, 휴지 자체가 살균 기능을 갖는 것은 아니다. 깨끗하게 관리된 냅킨이나 수저받침을 사용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나은 선택일 수 있지만, 아무 종이나 깔아놓는다고 세균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손 위생이다. 테이블과 수저가 깨끗해 보여도 식사 전 손을 씻지 않았다면 손에 묻은 미생물이 입으로 들어갈 가능성을 막기 어렵다.

따라서 한국 식당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수저 밑 휴지 한 장’은 위생을 위한 보조적인 방법일 수는 있지만, 그 자체를 안전장치처럼 생각해서는 안 된다. 테이블의 청결 상태와 함께 냅킨의 상태, 그리고 식사 전 손 씻기가 더 중요한 위생 요소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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