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파업 이끌며 기밀 뿌렸나…삼성바이오, 노조위원장 고소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 전경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 전경
임금 인상과 인사 제도 개선을 요구하며 2주째 파업을 진행 중인 삼성바이오로직스 노동조합 지부장이 회사 경영 관련 자료를 무단 유출한 정황이 포착됐다. 파업 장기화로 회사 경영 손실이 현실화된 가운데 쟁의 책임자가 영업 기밀성 자료를 외부에 배포하며 도덕적 해이가 극에 달했다는 지적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바이오 홍보 관련 부서의 세금계산서 내역이 PDF 파일로 편집돼 무분별하게 유포되는 일이 발생했다. 개별 부서의 예산 집행 사항이 외부에 알려지는 것은 이례적이다.

파일 작성자는 박재성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지부 지부장으로 추정된다. 해당 파일의 ‘문서 속성’을 조회했을 때 작성자란에 ‘재성 박’으로 박 지부장 이름이 표기되기 때문이다. 세금계산서 내역을 확인한 사내 시스템 접속자 역시 박 지부장 이름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상생지부 투쟁 관련 소식지뿐만 아니라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장도 직접 세금계산서 일부분을 유포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며 업계에서는 노조가 도덕적 해이에 빠졌다는 비판이 쏟아진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삼성 노조의 행태를 보면 회사가 망하더라도 자신은 성과급을 받을 수 있다는 망상에 빠진 것 아닌가 싶다”면서 “회사 경영 관련 자료를 무단 유출하고, 생산 중단으로 회사에 피해를 입히면서까지 성과급을 더 많이 받아야겠다는 논리를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박 지부장과 노조 집행부는 유출 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해당 파일의 유출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자 박 지부장은 노조 단체 대화방에 “경찰에서 연락을 받고 나서 기사가 올라왔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바이오는 이번 문건 유출과 관련해 인천 연수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이에 상생지부 조직국장은 “우리가 고소할 게 더 많은데, 안 하고 있다”면서 자신들과는 관계가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이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박 지부장 역시 “별도 입장은 없다”고 밝혔다.

박 지부장이 노조 전임자를 맡기 전 정보기술(IT) 관련 부서에서 근무했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 위험성이 더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11월 회사 공용 폴더 비인가 접속을 통한 인사 문건 유출 사태 이후 합의 과정에서 노조 집행부의 사내 차량 진입이 가능해졌다. 삼성바이오는 영업비밀 문건 유출이 잇따라 벌어지면서 보안 용지 도입 등 보안 강화 조치를 진행했지만, 노조 집행부는 출입에 제약이 없어 사실상 보안 사각지대에 놓인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이번 파업 과정에서 파업 사실을 고객사에 적극 알리는 등 자기 파괴적 파업을 일삼고 있다”면서 “이들의 낮은 수준의 보안 의식을 확인한 만큼 고객사, 협력사 등 제3자 관련 피해가 발생하지 않으리란 보장도 없어졌다”고 우려했다.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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