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동아] 반도체 모듈·화재 안전 기술로 산업 현장의 묵은 문제 푸는 ‘JS솔루션’
2026년 09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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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동아 김동진 기자] 반도체와 액상 단열재, 오염 방지 코팅, 화재 확산 방지 기술. 언뜻 보면, 서로 연관성을 찾기 어려운 분야다. JS솔루션은 이처럼 다양한 기술과 제품을 다루는 초기 창업기업이다. 각기 다른 분야지만, 박준석 JS솔루션 대표의 이력을 따라가 보면, 공통점이 보인다. 모두 산업 현장에서 오랫동안 해결되지 않은 문제를 발견한 뒤, 기존에 다른 영역에서 쓰이던 기술을 접목하거나, 제품 구조를 바꿔 해결책을 찾았다는 공통점이다.
박준석 대표가 창업 전 약 15년간 반도체 산업에서 장비와 필터를 모두 경험했다는 점도 현재 JS솔루션의 사업 방향을 이해하는 열쇠다. 그는 화학공학을 전공한 뒤 태양광 관련 개발 업무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반도체 장비를 다루는 회사에서 근무했고, 글로벌 필터 기업 인테그리스(Entegris)에서는 반도체 공정용 필터 기술을 접했다. 업계에서 쌓은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2023년 JS솔루션을 창업한 박준석 대표를 만났다.
![[IT 동아] 반도체 모듈·화재 안전 기술로 산업 현장의 묵은 문제 푸는 ‘JS솔루션’ 1 박준석 JS솔루션 대표 / 출처=IT동아](https://it.donga.com/media/__sized__/images/2026/9/16/6b9312fd03af40f4-thumbnail-1920x1080-70.jpg)
‘당연하게 여긴 불편’ 넘기지 않고 사업 아이템으로 연결
박준석 대표가 반도체 업계에서 일하며 눈여겨본 것은 새로운 기술만이 아니었다. 현장에 이미 해결해야 할 불편이 존재하는데도 조직 특성이나 공급망 구조 탓에 수년, 길게는 20년 이상 풀지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를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그는 “대기업의 경우, 조직이 커지면서 같은 회사 안에서도 부서별 역할이 나뉘기 때문에 각자 가진 문제를 모아 함께 해결하기 쉽지 않은 구조를 지녔다”며 “오랫동안 반복된 문제는 어느 순간 문제로조차 인식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이 문제를 그냥 넘기지 않고 기존 환경을 개선할 제품이나 기술을 제안한다면, 새로운 사업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박준석 대표가 가장 먼저 주목한 분야 중 하나는 반도체 장비의 오염이었다. 반도체 제조 공정상 장비와 배관에 오염물질이 축적된다. 이를 방치하면, 배관 막힘이나 부식으로 이어져 장비 가동률을 떨어뜨린다. 이는 곧 유지보수 비용의 상승으로 이어진다.
박준석 대표는 “필터 기업에 재직할 당시, 반도체 장비에 축적되는 오염을 사전에 억제하는 발수 코팅 기술을 접했다. 내화학성과 내구성이 높은 특수 코팅이었는데 이 기술을 활용하면, 당연하게 여겼던 제조 공정에서의 반도체 장비 오염이라는 묵은 문제를 풀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며 “이후 SK하이닉스 측에 아이디어를 제안했고, 실제 제품화를 권유받으면서 사업 가능성을 확인해 창업에 나섰다”고 말했다.
이렇게 반도체 장비분야에서 사업을 전개하던 그는 또 다른 현장의 문제를 발견하고 해법 마련에 나섰다. 상황은 이렇다. 고온이나 저온을 유지해야 하는 반도체 설비에는 단열재가 필요하지만, 기존 고체형 단열재는 두께 때문에 설치 공간에 제약을 주거나, 복잡한 구조물에 적용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었다.
JS솔루션이 선택한 해결책은 ‘칠하는 단열재’였다.
박준석 대표는 “기존 단열재는 두께가 두꺼워서 설계 스팩보다 낮은 단열재를 적용할 수 밖에 없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추가 장비나 조치를 적용하는 사업장이 발생하기도 했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페인트처럼 도포하는 액상 단열재를 활용했다. 덕분에 기존보다 약 50배 얇은 단열층을 형성할 수 있었다. 이 기술을 2019년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에 처음 적용한 뒤 점차 적용처를 넓혔고, 러시아에서 들여오던 관련 기술도 이전받아 현재 국내 생산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JS솔루션의 액상 단열재 기술이 물류센터 현장에서도 활용되고 있다. 일례로 삼성전자 고창 물류센터의 소방배관에는 자동화 설비 사이로 배관이 지나가야 해 기존 단열재의 두께가 설비 간섭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었다. JS솔루션은 이곳에 배관과 설비 배치를 모두 다시 설계하는 대신 얇게 도포할 수 있는 액상 단열재를 적용, 공간 문제를 해소했다. JS솔루션은 냉동창고나 식품업체 등 일정한 온도 유지가 필요한 산업으로도 적용처를 확대하고 있다.
커피 캡슐처럼 묶인 반도체 필터…“거치대 하나로 선택지 넓힌다”
박준석 대표가 현재 가장 힘을 쏟는 제품은 ‘2 IN 1 반도체 필터 거치대’다.
![[IT 동아] 반도체 모듈·화재 안전 기술로 산업 현장의 묵은 문제 푸는 ‘JS솔루션’ 2 JS솔루션이 개발한 2 IN 1 반도체 필터 거치대 / 출처=IT동아](https://it.donga.com/media/__sized__/images/2026/9/16/d6cb611782dd4df5-thumbnail-1920x1080-70.jpg)
이 기술을 이해하려면, 커피머신을 떠올리면 쉽다. 특정 커피머신에 정해진 규격의 캡슐만 들어간다면, 소비자는 다른 회사가 더 좋은 캡슐을 내놓더라도 바로 사용할 수 없다. 반도체 포토 공정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진다는 것이 박준석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반도체 포토 공정에서는 포토레지스트(PR)라는 화학물질을 필터로 걸러 사용한다. 문제는 주요 글로벌 필터 업체마다 필터를 장착하는 거치대 구조가 달라 서로 호환되지 않는다는 점”이라며 “이 때문에 한 업체의 거치대가 설치된 장비에서는 해당 규격의 필터를 계속 사용할 수밖에 없는 이른바 ‘벤더 락인(Vendor Lock-in)’이 생긴다”고 말했다.
![[IT 동아] 반도체 모듈·화재 안전 기술로 산업 현장의 묵은 문제 푸는 ‘JS솔루션’ 3 박준석 JS솔루션 대표 / 출처=IT동아](https://it.donga.com/media/__sized__/images/2026/9/16/4fff763261f54e46-thumbnail-1920x1080-70.jpg)
이어 “필터를 다른 제품으로 바꾸려면, 단순히 부품 하나를 갈아 끼우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기존 장비를 멈추고 거치대까지 변경한 뒤 다시 정상 작동 여부를 평가해야 한다”며 “반도체 생산 장비를 멈추는 시간 자체가 기업의 손실로 이어지고, 새 필터가 원하는 성능을 낼 수 있을지 확인하는 과정에서도 비용과 시간이 든다. 반도체 장비와 필터 업체 양쪽에서 근무했기 때문에 이 문제를 동시에 바라볼 수 있었다”고 전했다.
JS솔루션의 아이디어는 거치대를 바꾸는 것이다. 여러 제조사의 필터를 하나의 거치대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호환 구조를 고안, 필터 선택권을 넓히는 방식이다. 이렇게 되면, 반도체 제조사는 필요에 따라 새로운 필터를 평가·도입하기 쉬워지고, 기존 거치대 규격 때문에 시장에 진입하기 어려웠던 국내 필터업체에도 기회가 생길 수 있다.
![[IT 동아] 반도체 모듈·화재 안전 기술로 산업 현장의 묵은 문제 푸는 ‘JS솔루션’ 4 JS솔루션이 개발한 2 IN 1 반도체 필터 거치대 / 출처=IT동아](https://it.donga.com/media/__sized__/images/2026/9/16/aa9ab6491b6b44e3-thumbnail-1920x1080-70.jpg)
박준석 대표는 이를 필터 제조사와 반도체 제조사, JS솔루션 모두가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라고 설명한다. 특정 필터 업체를 시장에서 밀어내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필터를 선택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경쟁을 촉진한다는 의미다.
그는 “초기 시제품 평가 과정에서는 거치대 크기가 문제가 됐다. 이후 설계를 개선해 크기를 줄였고, 전 부품의 국내 샘플 제작도 가능해졌다”며 “현재 변경된 제품 콘셉트를 놓고 고객사와 논의를 마쳤고, 후속 샘플 제작 요청도 받은 상태”라고 밝혔다.
JS솔루션의 또 다른 제품군인 자동 소화·화재 확산 방지 기술 역시 기존 사업에서 파생됐다. 액상 단열재에 사용하던 캡슐화 기술을 응용, 습기에 취약했던 기존 자동 소화용구의 한계를 보완했다. 단열재의 사용 가능 온도를 높이는 기술을 연구하다 불에 잘 타지 않는 코팅 소재를 개발하기도 했다. 현재 물류센터나 리튬이온 배터리 보관 환경에서 화재가 주변으로 확산하지 않도록 막는 제품으로 응용처를 확대하고 있다.
![[IT 동아] 반도체 모듈·화재 안전 기술로 산업 현장의 묵은 문제 푸는 ‘JS솔루션’ 5 습도가 높은 환경에서도 불에 잘 타지 않는 코팅 소재를 개발한 JS솔루션 / 출처=JS솔루션](https://it.donga.com/media/__sized__/images/2026/9/16/184bc53695f04ebd-thumbnail-1920x1080-70.jpg)
각기 제품은 다르지만, JS솔루션이 고심하는 출발점은 언제나 같다. 고객이 현장에서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먼저 찾고, 이미 가진 기술을 변형하거나, 서로 다른 분야의 기술을 연결하는 것이다.
서울과기대 초기창업패키지로 개발 시간 약 1년 단축
기술 아이디어가 있다고 곧바로 제품을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반도체 부품처럼 정밀도가 중요하고 고객사 평가를 거쳐야 하는 제품은 시제품 제작부터 금형, 특허, 평가까지 적지 않은 자금과 시간이 필요하다.
JS솔루션은 현재 박준석 대표가 주도하는 1인 기업이다. 기존 사업에서 발생한 수익을 다시 새로운 제품 개발비에 투입하는 방식으로 회사를 운영하다 보니, 개발 속도에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올해 JS솔루션은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초기창업패키지에 선정되면서 제품 개발에 속도를 낼 수 있었다. 금형과 시제품 제작에 필요한 재료비, 특허 출원 등의 부담을 줄이면서 박준석 대표가 목표한 개발 일정을 약 1년 이상 앞당길 수 있었다. 회계와 투자, 기업설명(IR) 등 기술 개발자에게 익숙하지 않은 경영 분야 컨설팅도 지원받았다.
그는 “서울과기대 초창패 프로그램 중 특히 포럼과 컨설팅이 1인 기업의 약점을 보완하는 데 큰 도움을 줬다”며 “개발과 영업뿐만 아니라 자금 운용, 시장 분석, 회사 경영을 혼자 판단해야 하는 상황에서 무엇을 먼저 해야 할지 결정조차 쉽지 않았는데, 갈피를 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컨설팅과 다른 창업기업이 참여하는 포럼, 교육을 통해 현재 회사의 위치를 다시 확인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찾을 수 있었다”며 “기업을 운전하는 입장이라고 비유하면, 처음 내비게이션이 생긴 것과 비슷했다”고 전했다.
이제 JS솔루션의 과제는 기술을 실제 사업 규모로 키우는 것이다.
박준석 대표는 “현재 매출 대부분을 다시 제품 개발에 투입하면서 개발 속도와 인력 확보에 제약을 받고 있다. 생산량이 적어 제품 원가가 높다는 점도 해결해야 한다”며 “이에 투자 유치를 통해 생산량을 늘려 단가를 낮추고, 하드웨어 개발과 영업 인력을 우선 확보할 계획이다. 향후 약 10명 규모의 추가 인력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주력 제품인 반도체 필터 거치대를 앞세워 삼성전자 및 장비 장비업체 등으로 평가처를 넓힌 뒤 해외 시장까지 진출한다는 구체적인 계획도 세웠다. 박준석 대표는 2029년께 안정적인 사업 단계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이후 반도체 다른 공정에서 발생하는 호환성 문제와 화재 안전 분야의 신규 제품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박준석 대표는 “그간 반도체 업계에서 일하며 느낀 것은 오랫동안 해결되지 않는 문제라고 해서 풀지 못하는 문제는 아니었다는 사실”이라며 “앞으로 고객에게는 해결책을, 기술을 가진 기업에는 새로운 시장을 제공하면서 서로 상생을 추구하는 솔루션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IT동아 김동진 기자 (kdj@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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