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동아] 휴가길 무심코 지나친 ‘1·15·50’의 비밀…고속도로 번호 규칙

[IT동아 김동진 기자]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아 동해안과 남해안, 서해안 등 전국 주요 관광지로 향하는 차량이 크게 늘었다. 목적지까지 향하는 가장 빠른 길을 안내하는 내비게이션 덕분에 운전자들은 이제 도로 이름이나 노선번호를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다만 비상 상황에 대비해 고속도로 표지판에 적힌 숫자의 의미를 알아둘 필요가 있다.
영동고속도로 / 출처=위키백과
영동고속도로 / 출처=위키백과

고속도로 표지판에 적힌 숫자는 단순한 관리번호가 아니다. 경부고속도로는 왜 1번이고, 영동고속도로는 50번, 서해안고속도로는 15번일까. 그 숫자에는 도로의 방향과 위치, 성격을 알려주는 일정한 규칙이 담겨 있다.
숫자 하나에도 방향과 위치 담아 정보 알려
우리나라는 도로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운전자가 노선의 특성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번호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규칙을 알고 나면, 낯선 지역에서도 표지판에 적힌 숫자만으로 도로의 특징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이번 휴가길, 평소 무심코 지나쳤던 숫자를 조금만 유심히 살펴보면 익숙한 고속도로가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올 것이다.
고속도로 번호 체계의 가장 기본 원칙은 ‘방향’이다. 동서를 연결하는 고속도로에는 짝수 번호를, 남북을 연결하는 고속도로에는 홀수 번호를 부여한다.
출처=한국도로공사
출처=한국도로공사
번호의 크기에도 의미가 있다. 동서 방향 고속도로는 남쪽에서 북쪽으로 갈수록, 남북 방향 고속도로는 서쪽에서 동쪽으로 갈수록 번호가 커진다. 번호만 봐도 해당 노선이 국토 어느 방향에 위치하는지 대략 가늠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다.
끝자리 숫자는 도로의 성격도 알려준다. 동서를 잇는 주요 간선은 끝자리가 0, 남북을 잇는 주요 간선은 끝자리가 5다. 따라서 처음 이용하는 고속도로라도 번호를 보면 어느 방향으로 이어지는 주요 노선인지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일례로 영동고속도로는 동서를 연결하는 주요 간선으로, 번호 체계에 따라 50번이 부여됐다. 반면 서해안을 따라 남북으로 이어지는 서해안고속도로는 15번이다. 남북 방향 간선은 서쪽에서 동쪽으로 갈수록 번호가 커진다. 서해안고속도로는 남북 간선 가운데 서쪽에 위치해 15번을 사용한다.
다른 주요 고속도로도 같은 규칙을 따른다. 남해고속도로는 10번, 새만금포항고속도로는 20번이다. 모두 동서를 연결하는 간선이어서 끝자리가 0이다. 남북축에서는 서해안고속도로가 15번, 호남고속도로가 25번, 통영대전고속도로가 35번이다. 동쪽으로 갈수록 번호가 커지는 점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세 자릿수 고속도로 번호는 기존 간선 또는 보조노선에서 갈라지는 지선에 부여된다. 두 자릿수 간선노선과 구분하기 위한 체계로, 운전자가 노선의 성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경부고속도로만 ‘1번’인 이유
모든 고속도로가 같은 원칙을 따르는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예외가 경부고속도로다.
경부고속도로 / 출처=위키백과
경부고속도로 / 출처=위키백과
경부고속도로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한 자릿수 번호를 사용하는 유일한 고속도로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고속도로이자, 국가 기간교통망의 중심축이라는 상징성을 고려해 일반적인 번호 부여 원칙과 달리 예외적으로 1번을 부여했다.
휴가길, 숫자에도 한 번 눈길을
도로 번호 체계는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방식은 아니다. 미국 등 여러 나라 역시 남북과 동서를 구분하는 번호 체계를 운영하며, 번호를 통해 운전자가 도로의 방향과 성격을 쉽게 이해하도록 돕는다.
살펴본 것처럼 내비게이션이 실시간으로 최적 경로를 안내하는 시대에도 도로번호는 여전히 유용한 정보다. 교통방송에서 사고나 정체 구간을 안내할 때도 노선번호가 함께 사용되고, 고속도로 전광판과 표지판 역시 번호를 중심으로 정보를 제공한다. 번호 체계를 알고 있다면 초행길에서도 현재 어느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는지, 어떤 주요 간선을 이용하고 있는지 훨씬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이번 휴가길에는 목적지뿐만 아니라 표지판 속 숫자에도 잠시 눈길을 돌려보자. 익숙했던 1과 15, 50이라는 숫자가 대한민국 도로망을 읽는 또 하나의 지도로 다가올 것이다.
IT동아 김동진 기자 (kdj@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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