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중국은 자국 98%, 삼성은 미·중 균형…반도체 특허 전략 격차

게티이미지뱅크(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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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반도체 제조 분야에서 한국·미국·중국 3대 시장에 고르게 특허를 출원하며, 주요 글로벌 기업 중 균형 잡힌 보호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렉시스넥시스 페이턴트사이트(LexisNexis PatentSight)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반도체 제조 기술 특허 출원 비율(2019~2025년 유효 특허 기준)은 미국 75.2%, 중국 43.7%로 집계됐다. 국내 출원 비율은 약 60%대로 추정된다.

국가별 출원 비율은 해당 기업이 보유한 전체 반도체 제조 유효 특허를 분모로, 각 국가에 등록된 유효 특허 수를 분자로 산출한다. 하나의 기술을 여러 국가에 중복 출원하는 패밀리 특허 특성상 국가별 비율 합계는 100%를 크게 상회한다. 즉, 삼성전자가 보유한 반도체 제조 관련 유효 특허 100건 중 약 75건은 미국에서도 보호받고 있다는 의미다.

특허 출원은 상당한 비용과 유지비(관납료, 대리인 비용, 번역료 등)가 발생하기 때문에, 기술 유출이나 침해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어디에 방어벽을 높게 쌓았는지를 보여준다. 기업이 어느 시장을 전략적으로 중요하게 보는지 파악할 수 있는 지표로 꼽힌다.

삼성전자의 전략은 국내에서 핵심 기술을 먼저 단단히 보호한 뒤 미국(기술·선진 시장)과 중국(세계 최대 소비·생산 시장)으로 확대하는 전형적인 글로벌 기업 패턴이다. 이는 미·중 갈등 등 지정학적 리스크를 분산하고, 국제 소송이나 크로스 라이선싱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는 강점으로 평가된다.

중국과학원(CAS)과 나우라기술(NAURA) 등 중국 기관·기업들은 특허 수 증가율은 높지만(중국과학원 약 68%), 미국 출원 비율은 각각 9.9%, 8.0%에 그치고 중국 출원이 98% 이상으로 극단적인 자국 중심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는 중국 정부의 기술 자립 정책과 해외 기술 유출 방지 의도를 강하게 반영한 결과로 해석된다.

다만 균형 전략은 기업 환경에 의한 선택일 뿐, 무조건 유리한 전략은 아니다. TSMC의 경우 미국 89.5%, 중국 49.0%로 미국 출원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이는 파운드리 기업으로서 미국 고객사(애플, 엔비디아 등)와 미 정부의 기술 보호 요구, 미국 내 팹 확대 전략이 반영된 결과다.

미국 종합반도체기업(IDM)인 인텔 역시 미국 출원 비율이 90%대를 기록하는 미국 중심 전략을 취하고 있다. 자국 기술 보호와 미 정부 지원을 최우선으로 하는 미국 기업의 일반적인 패턴이다.

IP 업계 관계자는 “기업은 경제적 가치가 없는 국가에는 특허를 유지하지 않으므로, 출원 비율은 곧 돈을 들여서라도 지켜야 하는 시장이 어디인지를 보여주는 지표라고 할 수 있다”며 “미국·중국과 달리 한국 기업은 지정학적 리스크를 고려해 균형적인 포트폴리오를 중시한다”고 설명했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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