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동아] “위성망을 지상망의 연장선으로”…스카일로, 표준 기반 D2D 대중화 목표

[IT동아 김예지 기자] 위성 기반 비지상망(Non-Terrestrial Network, NTN) 기업 스카일로(Skylo)가 28일 서울에서 미디어 테크 세션을 열고, 3GPP 표준 기반의 위성 연결 생태계 ‘표준화된 하늘(Standardized Sky)’ 비전을 발표했다.
타룬 굽타(Tarun Gupta) 스카일로 공동창업자 겸 최고사업책임자 / 출처=IT동아
타룬 굽타(Tarun Gupta) 스카일로 공동창업자 겸 최고사업책임자 / 출처=IT동아

이날 발표자로 나선 타룬 굽타(Tarun Gupta) 스카일로 공동창업자 겸 최고사업책임자(CBO)는 글로벌 위성통신 시장의 최신 동향, 개방형 표준 기반 생태계의 발전 방향, 한국 시장에서의 협력 기회를 제시했다. 건물 옥상에서 구글 픽셀(Pixel) 단말을 활용해 단말 직접 연결(Direct-to-Device, D2D) 위성통신 기술을 선보인 라이브 데모도 진행됐다.

위성통신 패러다임의 변화…표준화된 하늘이란?

위성통신은 지상 기지국 중심의 기존 이동통신망의 한계인 통신 음영구역을 보완하는 역할로 주목받는다. 또한 6G 시대를 앞두고 스마트폰, 차량, IoT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끊김 없는 연결성을 확보하기 위한 기술로 떠올랐다. 최근에는 전용 안테나 없이 스마트폰으로 위성과 직접 신호를 주고받는 D2D 기술이 부상했다. 애플은 글로벌스타(Globalstar)의 위성을 빌려 아이폰에 위성 SOS 기능을 탑재했고, 구글도 양방향 위성 문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미국 시장용 단말을 중심으로 위성 연결 서비스를 선보였다.
스카일로는 세계 40여개 국에서 20개 이상의 모바일 이동통신 사업자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위성을 지상 기지국처럼 활용하는 ‘소프트웨어 기반 네트워크’ 기술을 제공하는 위성 연결 기업이다. 지난해 6월 기준 5개 대륙에서 약 700만 대의 기기를 상용 네트워크에 연결했다. 스카일로는 위성통신을 기존 이동통신망의 연장선으로 구현하며 소비자·기업·모빌리티·IoT 전반에 안정적인 통신 환경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한다.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가 저궤도 위성을 쏘아 올려 고속 인터넷망을 구축한 것과는 조금 다른 방식이다. 스카일로의 차별점은 ‘직접 위성을 발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위성 제작·발사 단계를 생략하고, 비아샛(Viasat), 인마샛(Inmarsat), 스페이스42(Space42) 등 기존 위성 사업자들과 협력해 공유·운영하는 방식을 취한다. 신규 위성 발사 없이도 즉시 D2D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이유다.
이를 위해 스카일로는 국제 이동통신 표준화 기구인 3GPP 규격을 준수하는 표준화된 하늘을 강조한다. 표준 개방형 아키텍처를 따라 단일 칩셋으로 와이파이, 셀룰러, 위성망을 모두 지원할 수 있다. 로밍을 통해 네트워크가 자연스럽게 전환되듯, 위성망 역시 표준 인터페이스를 통해 통신사·제조사·위성사업자 간을 매끄럽게 연결한다는 설명이다.
현재 스카일로는 구글, 삼성, 퀄컴, 버라이즌, 오렌지, 가민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버라이즌, 오렌지과 D2D 메시징 서비스를 제공했고, GPS 기술기업 가민과 긴급 구조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퀄컴, 미디어텍, 삼성 엑시노스 등이 제공하는 70여 종의 칩셋이 스카일로의 표준 인증을 마쳤으며, 매주 새로운 칩셋이 추가되고 있다.
스카일로의 D2D 위성통신 기술 / 출처=스카일로
스카일로의 D2D 위성통신 기술 / 출처=스카일로
스카일로는 저궤도(LEO), 중궤도(MEO), 정지궤도(GEO) 통신을 모두 지원할 수 있지만, 현재는 통신의 연속성이 보장되는 정지궤도(GEO) 위성을 중심으로 상용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한편 정지궤도 위성을 이용하면 넓은 커버리지를 확보할 수 있으나, 데이터 전송 속도가 느리고 지연 시간이 길다. 이에 타룬 굽타 CBO는 “현재 지연 시간은 5~10초 정도지만, 모바일 네트워크가 1G가 5G에서 진화했듯 위성통신도 진화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스카일로의 다음 목표는 기존 위성 서비스의 고질적인 문제인 핸드오버 단절 현상을 해결하는 것이다. 대부분 위성통신은 지상망 신호가 완전히 끊긴 후 위성을 찾아 연결하는 ‘단절 후 연결(Break-before-make)’ 방식이어서 끊김이 있다. 반면 스카일로는 신호 단절 전 위성 신호를 먼저 연결하고 지상망을 차단하는 ‘연결 후 단절(Make-before-break)’ 방식을 도입한다. 현재 스카일로는 “셀룰러망과 위성망 사이의 전환이 사용자가 체감하지 못할 만큼 매끄럽도록 파트너들과 함께 검증을 진행 중에 있다”고 말했다.

한국에 위성통신이 필요한 이유

한국은 이동통신 인구 대비 커버리지가 100%에 육박하는 통신 강국이다. 그럼에도 위성통신이 왜 필요할까. 스카일로가 강조하는 지점은 보완재로서의 위성통신이다. 스카일로는 “인구 기준 커버리지는 100%지만 지리적 커버리지는 90% 수준으로, 위성을 통해 커버리지를 보완할 수 있다. 또한 도서, 산간, 해양에서 스마트폰 안테나가 한 칸만 깜빡이는 ‘원 바(One-bar)’ 현상이 발생하며, 인구가 몰려 네트워크가 혼잡한 도심에서도 종종 끊김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스카일로 데이터에 따르면 위성 기반 SMS 사용량은 주말에 2~3배, 연휴에는 최대 4배까지 급증한다. 타룬 굽타 CBO는 “재난 상황뿐만 아니라 일상에서의 사용량이 늘고 있다”며, “접수되는 SOS 신호의 약 60%가 차량 관련 상황으로, 최근 눈속에 고립된 차량 탑승자나 캠핑객이 위성 문자로 구조된 사례가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 4400여 개의 섬을 보유한 한국 환경에서도 위성 서비스의 효용이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
D2D 기술 시연 모습 / 출처=스카일로
D2D 기술 시연 모습 / 출처=스카일로
스카일로는 위성망이 통신사의 인프라를 보완하는 ‘오버레이(Overlay)’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국내 통신사에게도 이점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막대한 기지국 설치비용을 들이는 대신, 스카일로의 협력 위성사를 활용해 커버리지를 확장하는 방안이다. 자연재해로 지상 기지국이 파괴되는 경우에도 위성망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끊김 없는 서비스 제공으로 고객 이탈을 막는 한편, 위성 부가서비스를 결합한 고가 요금제로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을 개선하는 효과도 얻는다”면서 “현재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통신사와 논의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한국 시장에 당장 안착하기에는 지상망 인프라가 뛰어난 국내 환경 특성상 일반 소비자가 일상에서 느낄 체감 효용은 여전히 제한적이다. 스타링크 코리아의 공식 리셀러인 SK텔링크, KT SAT도 기업용(B2B) 시장을 중심으로 위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 이통3사와의 구체적 협력도 성사되지 않은 단계며, 삼성 갤럭시 국내 판매 모델에 위성 기능이 활성화되지 않은 점도 과제다.
현재로서는 답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필요해 보이지만, 스카일로가 강조하는 표준화된 하늘이 실제로 국내에 언제, 어떤 형태로 스며들 수 있을지는 지켜볼 만하다.
IT동아 김예지 기자 (yj@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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